기간 | 6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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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3]
대구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참여기
운전석도 퀴어한 퀴어버스를 타고 대구로 출발~
입구에 있는 이 분을 보고 '아, 여기가 퀴어문화축제장이구나' 하고 부스행사장을 찾아갔어요.
서울에서도 본 적 있는 분인 것 같은데 대구에도 출장 오셨나보더라구요(혐^오^출장).
대구 퀴어문화축제 부스행사는 젊음과 낭만의 거리 동성로 일대에서 진행되었어요.
가로수도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도 놓여있어서 좋았어요. 약 40여동의 부스가 차려져 있었는데요, 성소수자단체, 대학동아리, 연대단체, 퀴어문화축제 등등 다양한 부스들에서 홍보와 물품 판매를 하고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부스가 탁 트여있고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아 보였어요.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얘기도 있고, 소싯적 한국지리 시간에 대구는 침식분지 지형으로 한국에서 가장 더운 기후라고 배워서 걱정반 두려움반이었는데, 날씨가 흐려서인지 바람도 선선하게 불고, 무엇보다 부스 양 옆으로 가게들이 에어컨을 틀고 문을 활짝 열고 있어주셔서 뜻밖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서울 퀴어문화축제와 다른 점이라면 경찰들이 부스행사장 곳곳에 배치되어서 어딜 가든 눈호강을경찰들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그로 인해서 축제측과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던 것도 같더라구요. 축제인데 경찰들이 거의 양팔벌려 좌우로 나란히 간격으로 한 명씩 서 있어서, 혐오세력들로부터의 분란을 막기 위한 취지인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좋았지만축제 분위기에는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올해 서울 퀴어문화축제 때도 어김없이 대형 펜스와 차벽이 설치될까요?
부스행사장 끝에 있는 무대에서는 개막식과 함께 신나는 공연들이 진행되었어요.
무대 사진을 찍다가 인권침해 감시단에 걸려 부스에서 찍어둔 모든 사진들을 삭제당했어요(얄짤없어요).
저도 한때 기획단에서 감시단 스탭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 발바닥에 불나게 뛰어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어요.
퀴어문화축제 현장에서는 꼭 프레스카드를 발급받고 사진을 찍어주세요.
(축제 현장 여기저기서 고생하신 스탭분들께 박수를!!!)
어느새 시간이 흘러 대망의 퍼레이드! 대구 시민분들을 만나는 시간~
퍼레이드는 할 때마다 출발하기 직전이 가장 두근거리는 순간인 것 같아요.
올해 친구사이 차량컨셉은 SURVIVE! 예요. 세상의 차별과 혐오 속에서도 당당히 살아남자는 메시지예요.
(누구보다 당당하게 신들린듯한 맨발의 춤사위를 보여주신 언니들, Respect.)
대구 퀴어퍼레이드에도 굉장히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어요. 서울과는 사뭇 다른 거리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래도 서울은 호응해 주는 시민분들이 계셔서 퍼레이드 하는 재미가 있는데, 대구는 정말 인도 곳곳에 흩뿌려놓은 듯이 혐오피켓을 들고 있는 분들이 쫙 깔려 있었어요. 더운 날씨에 퍼레이드하는 사람들은 즐겁기라도 한데, 저 분들은 찡그린 표정으로 가만히 서서, 혹은 행렬을 계속 따라다니며 힘들게 혐오하시는 모습이 못내 안쓰러웠어요. 어떤 청년은 고개를 푹 숙이고 죄지은 것 마냥 피켓을 들고 있는데, 힘내라고 가서 한 번 토닥여주고 싶더라구요(죄가 있다면 무지가 죄겠지...).
작년에는 똥물테러도 있었다고 해서 혹시나 했는데 그래도 그런 불상사는 들려오지 않아서 다행이었어요.
동선이 굉장히 길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큰 사고 없이 퍼레이드를 잘 마쳤어요.
하늘은 비가 올듯 안 올듯 점점 먹구름이 꼈지만, 다행히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탈 때까지는 비가 오지 않아서 대구 퀴어퍼레이드는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참여한 대구 퀴어문화축제였는데, 퀴어버스 덕분에 편안하게 잘 다녀올 수 있어서 정말 고마웠어요. 같이 간 회원분의 말에 따르면 대구 물 너무 좋다고 대구 살고 싶다고 하시던데, 내년에는 더 많은 회원분들과 함께 대구에서 퀴어퍼레이드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사진 : 터울, 진석)
친구사이 사무국원 / 진석
내년에 크리스가 트럭에 올라가고 싶다고 그랬는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