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5월 |
---|
새로운 시대
선거는 끝났습니다. 결과는 예상했던 바이나 아쉬움도 컸고, 안타까움도 많습니다. 연일 보도되는 새 정부의 소식들은 이전 정부와 확연히 달랐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인사의 면면이나 소통하려는 방식, 자신들을 드러내는 방식 등 이전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새 정부에 대한 평가를 벌써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 새롭게 시작하는 분위기에 어떻게 적응해야하는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시민들이 요구했던 대선이기에 시민들의 힘을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정부이기에 이전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 봅니다. 새로운 시대라고 해도 성소수자들의 요구 사항은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지난 10년간의 보수 정권 속에서 견뎌왔던 만큼, 묵묵히 우리들의 요구를 어떤 전략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뤄낼지 생각들을 정리하고 실천해야합니다.
5월 17일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T)이었습니다. 친구사이는 10년 전 2007년부터 이 날을 알렸습니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동성애 혐오발언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했습니다. 이에 친구사이는 혐오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그의 입을 꿰매야 한다는 오바로크 사이버 시위를 17일 진행했고, 6월 2일 열린 퀴어퍼레이드에서 그의 입을 꿰매는 퍼포먼스를 퍼레이드 차량에서 진행했습니다. 이명박은 대선 후보 시절의 이러한 혐오 발언에 대해 이후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습니다. 대선후보들이 내뱉는 성소수자 혐오 발언 행태를 바꾸기 위해서는 그것이 정말 문제이고, 잘못이라는 엄중한 경고가 필요합니다. 과거의 기록, 그리고 현재의 운동 속에서 다시 금 치열하게 판단하여 행동이 요구되는 현실입니다. 올해의 아이다호 슬로건은 "새로운 나라에 성소수자 혐오가 설 자리는 없다" 입니다. 성소수자 혐오에 맞서는 것은 이제 성소수자 만이 아니라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최근 육군 A대위의 무죄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4만 명이 넘게 서명했습니다. 혐오에 맞서는 시민들의 힘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지난 5월 20일 토요일 오후에 바 프렌즈에서는 2017 게이컬쳐스쿨 미술언어로 자기표현하기 '이게 내 교양이다' 발표회 & 파티가 열렸습니다. 토요일 오전이라는 참석하기 어려운 시간에도 불구하고 총 9명의 수강생이 꾸준하게 참여했습니다. 수채화, 입체 조형, 색연필화, 파스텔화 등의 다양한 재료로 묘사된 작품들이 만들어졌고, 주로 인물화, 자유드로잉, 자화상 등의 작품들이 구성된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수강생의 땀과 노력, 눈물로 일궈낸 작품들을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친구사이는 5월 13일부터 게이봉박두 5기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총 8명이 참가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름 동안 뜨거운 열기로 영화 작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6월 2~4일에는 아시아 성소수자 합창 페스티벌 <핸드인핸드 서울 2017>이 서울에서 열립니다. 친구사이와 언니네트워크가 공동주최로 참여하고, 지보이스와 아는언니들이 주관 합창단으로 참여하면서 한국, 대만, 싱가포르, 중국, 홍콩 과 유럽의 초청팀 등 총 8개 팀이 참여하는 국제 행사입니다. 첫째 날은 참가자 리셉션, 둘째 날은 언론 기자회견과 퍼레이드가 진행됩니다. 셋째 날은 합창단의 공연으로 마무리 됩니다. 이번 행사는 삼일 동안의 국제행사 속에서, 성소수자의 존재와 자긍심, 다양한 문화 감수성을 한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시아, 유럽 국가들과 나눌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6월 4일 공연을 통해 그 시간을 같이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6/4 오후 5시,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인터파크 예매)
어느 덧 여름이 다가옵니다. 때를 잊지 않고 찾아오는 계절처럼 성소수자들의 행진의 시기가 다가옵니다. 서울은 예전보다 한 달 늦은 7월로 예정되어 있고, 대구는 6월 24일입니다. 새로운 시대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요? 어느 시대, 어느 곳에나 존재했던 우리들은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야 할까요? 정해진 방법은 없습니다. 그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우리들의 열정들로 가득한 여름이면 되지 않을까요? 그 뜨거운 현장 속에서 새로운 시대도 새롭게 변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