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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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햇살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이종걸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오월입니다. 노동절.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518 민주화운동. 대학교 축제 등등. 뜨거운 햇살에서 함께할 순간들로 가득한 오월입니다.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은 2007년부터 꾸준하게 사이버 시위, 캠페인, 플레시 몹, 집회 등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올해 활동으로는 친구사이가 기획단으로 속해있는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에서 5월 14일 아이다호 플레시몹 영상을 촬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5,6월 동안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고, 성소수자가 안전하게 성소수자로서 드러낼 수 있는 공간에 무지개 깃발을 거는 캠페인도 진행했습니다.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 페이스북 페이지 (www.facebook.com/IDAHOinKorea) 에 방문하시면 무지개 깃발 캠페인에 참여한 공간, 아이다호 캠페인송 홍보 영상 등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지난 4월 28일 헌법재판소에는 군형법 92조의 5 (2013년 개정 후 군형법 92조의 6, 현재 헌법재판소 위헌소원 사건은 개정 전 소원, 군형법상 ‘추행’죄로 일컬음) 위헌소원에 대한 선고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성소수자 단체, 인권단체 등은 선고를 확인하기 위해 방청 또는 기자회견 등으로 헌법재판소에서 대기 중이었습니다. 헌법재판소장이 4월 28일 선고 전에 군형법 92조 5의 위헌소원 사건을 포함한 몇 건에 대한 선고를 현장에서 연기했습니다. 간혹 그런 경우가 있다고는 합니다. 세 차례에 걸쳐 헌법재판소에서 군형법상 ‘추행’죄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조항에 대한 위헌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는 것은 성소수자 인권 현실에 있어서 성소수자를 범죄화하고 있는 이 조항이 상징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과 편견을 강화하고 있는 현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성소수자의 성적행위를 군대 내에서 형벌로 규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는 성소수자의 성적행위에 대한 혐오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선고는 연기되었지만 곧 다시 5,6월 중으로 다시 선고가 예상이 됩니다. 헌재의 결정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성소수자들이 거리로 모여서 함께하는 구호를 외치고, 행진하며, 노래를 한 순간들의 기억들은 오래되었습니다. 성소수자들이 직접 주최한 기자회견장도 있었고, 노동절 행진에 함께 하기도 했고. 퀴어 퍼레이드로 성소수자들의 행진을 만들기도 했지요. 이선희의 노래 ‘오월의 햇살’이란 곡 가사 말미의 구절은 이렇습니다.
어두운 밤 함께 하던 젊은 소리가 허공에 흩어져가고
아침이 올 때까지 노래하자던 내 친구 어디로 갔나
머물다 간 순간들 남겨진 너의 그 목소리
오월의 햇살 가득한 날 우리 마음 따스하리 ( 이선희, '오월의 햇살' 중에서)
(사진설명: 친구사이 - 5월 1일 노동절 행진 중에서. 종로 3가 )
오월의 햇살을 느끼며 함께 구호를 외치고, 노래한 우리의 친구들이 그립고, 다시 보고, 그 현장에서 새로운 친구도 만나고 싶습니다. 내년에는 더 멋진 오월의 햇살을 기대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에 맞서 저항하고, 평등을 노래하며, 무지개를 펼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