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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섹슈얼리티’ #1] 서킷 파티의 섹스 심벌 - 고고보이 Lutz Lim님 인터뷰
2016-12-23 오후 15: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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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12월 

[커버스토리 ‘섹슈얼리티’ #1]

 

서킷 파티의 섹스 심벌 - 고고보이 Lutz Lim님 인터뷰

 

 

 

 

 

터울 : 반갑습니다.

 

Lutz : 반갑습니다.

 

터울 : 아 떨려라. (웃음) 고고보이 분들 인터뷰는 처음이네요, 매번 무대 아래에서 침을 흘리면서 보다가. (웃음) 이 인터뷰는 소식지 팀에서 '섹슈얼리티'를 주제로 기획된 것인데요. 게이 커뮤니티에서 고고보이 분들이 대표적인 섹스 심벌이기도 하시고, 또 게이 문화에서 고고보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의미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쇼에 임하시는 분께 한번 직접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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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RED PARTY @S-cube, 이태원, 2015.12.5.

 

 

"처음엔 홍보 촬영 모델로 섭외받았었어요"

 

 

터울 : 뻔한 질문부터 시작할게요. (웃음) 고고보이를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Lutz : 계기는, 처음에는 찬혁이형이 첫 I:M 서킷 파티 기획을 할 때, 당시엔 클럽 Le Queen 사장님이죠. 그분이 I:M 첫 기획을 할 때, 또 파티에 참여했던 각 클럽에서 처음부터 바람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하는 큰 서킷 파티인데, 다른 나라의 고고보이들과 견줄 수 있는 그런 고고들이 한국에서도 나와주기를 그 전부터 바라셨던 것 같고, 또 서킷 파티를 한국에서 하는데 한국 고고보이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처음부터 고고로 제안받았던 건 아니고요. I:M과 관련된 홍보 촬영을 하는데, 그 촬영의 디렉터를 맡으셨던 분들이 저랑 한번 촬영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 포스터 촬영에 모델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받았고, 저도 그냥 거절을 잘 못하기도 하고, 또 누가 돗자리 깔아주면 다 이렇게, 처음에는 '안해요' 하다가 깔아주면 '예, 할게요', 하게 되는 게 있잖아요. (웃음)

 

터울 : 그럼 그 때도 몸이 좋으셨던 상태였군요.

 

Lutz : 몸은 솔직히 전 항상 비슷비슷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되게 좋다고 할 건 아니었고요. 몸 얘기는 또 나중에 하겠지만, 일단은 화보 촬영을 먼저 하자고 해서, 예 할게요, 라고 했는데, 화보 촬영이 또 되고 나니, 너 이렇게 한 김에 이번에 그냥 I:M 고고도 하자, 라고 해서. 사실 큰 결정인데, 그 땐 또 길게 고민은 안했던 것 같아요. 예 할게요, 했고. 각 클럽 3사 회의 때, 어차피 그 클럽 사장님들도 다 저를 알아요, 원래. 오래 전부터 놀았기 때문에. 그분들에겐 의외였겠죠. 우리 쪽에서 이번에 한국 고고로 밀었으면 하는 친구는 Lutz다, 그러면 클럽 사장님들도 놀라죠. 친분도 있던 동생이 고고를 한다니 다들 의아해하시긴 했는데, 다들 OK하셔서 그렇게 하게 됐죠.

 

터울 : 그럼 그 때부터 Lutz란 예명을 쓰신 거예요?

 

Lutz : 아뇨, 그 이름 쓴 지는 오래됐어요. 해외 여행 다니기 시작할 때 첫 이름이 Lutz였어요. 지금은 이 이름이 전 마음에 드는데, Lutz가 짓고 보니까 아시아권, 중화권의 친구들은 '러'라는 발음이 안되더라고요. 그리고 그냥 스펠링만 보면 '루츠'라고 하지, '러츠'라고는 안하잖아요. 그래서 바꿀까 생각도 하다가 이미 오래된 거라서 안 바꿨는데, 지금은 이 이름이 마음에 들어요.

 

"스무살 때부터 이태원에 나오기 시작했죠"

 

 

터울 : 그럼 어쨌든 지금은 다른 본업이 있으시잖아요.

 

Lutz : 그렇죠. 직장이 있죠.

 

터울 : 직장이 있으신데, 고고보이는 취미 내지는 부업으로 하시는 거고,

 

Lutz : 취미 내지는 용돈벌이죠.

 

터울 : 그런데 아까 큰 결심이라고도 하셨지만, 이게 어쨌든 얼굴과 몸이 노출되는 일이잖아요. 또 게이 커뮤니티에서뿐만 아니라, 사실 I:M에 게이들만 오는 것도 아니고, 일반인들도 올 수 있는 무대에 자신을 내보인다는 건 되게 큰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부담은 없으셨는지,

 

Lutz : 사실 이게 파티 말고도, 보통 고고를 하게 되면 그냥 고고 프로필 촬영만 있는 게 아니라, 부수적으로 다른 촬영도 하게 되는 게 있더라고요. 화보 촬영 같은 것도 간간히 껴서 하고. 그럼 결국 그 화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셈인데, 그냥 딱 이거 한 가지였던 것 같아요. 막상 내가 내 스스로 노출을 해도, 그냥 이쪽 이반 세계에 관심이 없는 일반 사람들은 모르지 않을까, (웃음) 이게 약간 솔직히 막연한, 솔직히 말하자면 겁없는, (웃음)

 

터울 : 맞아요. (웃음)

 

Lutz : 그런데 또 실제로 막상 고고보이를 했을 때도요, 지금까지는 제 주위의 어떤 일반 사람들이 알아채거나 한 적은 없는데, 막상 실제로 더 오픈을 해도 그렇게 일반 사람들이, 어차피 여기에는 관심이 별로 없더라고요. 약간 막연하고 겁없는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터울 : 그러면 혹시 주위 이성애자 친구분들한테 커밍아웃하신 경험은,

 

Lutz : 전 다 했어요. 어차피 일반 친구가 얼마 없기 때문에. 남성 친구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동창들. 고등학교 동창들한테는 다 커밍을 했고요. 간간히 알고 지내는, 성인이 돼서 알고 지내는 아는 누나들, 동생에게는 다. 일반쪽 세계에서는 이렇게 인맥을 다져온 게 없어서,

 

터울 : 그렇죠, 게이들은 보통 그렇게 살더라고요. 영양가 없다며. (웃음) 결혼식에나 가야 되고.

 

Lutz : 예. 보통은 20대 때는 대학교나 회사생활을 통해 그래도 일반 인맥을 좀 다지잖아요. 그런데 전 애초부터 안 다졌던 것 같아요. 대학교는 아예 연락하는 동창이 없고요.

 

터울 : 게이 인맥 말고는?

 

Lutz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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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RED PARTY @S-cube, 이태원, 2015.12.5.

 

 

 

 

터울 : 그러면 언제 처음 커밍아웃을 시작하신 거예요? 언제 게이로 정체화를,

 

Lutz : 제가 게이인 걸 알게 된 건 중3, 그리고 대구가 본가이기 때문에, 대학교도 대구에서 나왔거든요. 아, 서울에 이런 노는 문화가 있구나 하고, 우리가 흔히 데뷔라고 그러죠, 이태원 데뷔는 딱 20살 때 했고. 그냥 놀기만 하다가, 이제 그래도 몇 없는 지인들한테 나 이런 동성애자야, 라고 얘기했던 건 한 스물 대여섯쯤?

 

터울 : 그러니까 20살 때부터 게이 커뮤니티가 있고 이태원처럼 게이끼리 노는 문화가 있어서 거기에 그냥 올인해서 살았던 세대가, 이전에는 사실 없었던 것 같아요. 그게 되게 축복인 것 같고.

 

Lutz : 예, 제 성인이 됐을 때가 딱 이태원 문화가 갑자기 활발해질 때여서,

 

터울 : 그럼 이태원 처음 나오셨을 때가 몇 년도였어요?

 

Lutz : 12년 전이니까, 2004년이네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될 그 쯤이니까, 2004년이 되네요.

 

터울 : 그럼 연배가,

 

Lutz : 서른 둘이죠. 우리나라 나이로.

 

터울 : 더 어려보이시는데, (웃음)

 

Lutz : 전혀, 저 미리 얘기할 게요. (웃음) 이 얘기는 꼭 달았으면 좋겠는데, 노안으로 엄청 놀림받았었어요, 어릴 때부터. 이 얼굴이 사실은 중학교 2학년때부터 이미, 그 때에도 이마에도 주름살이 있었고, 키도 이미 이렇게 그 때 다 커서 거기서 안 컸어요. 중2, 중3 때 키가 이미 다 180으로 다 커버려가지고. 그런데 항상 어릴 때부터 사람들이 놀렸어요, 노안이라고. 그러면서 사람들이 얘기해줬던 것 같아요. 너는 나이들면 그래도 좀 유지를 할 것 같다고. 그런데 서른 넘어가니까 이제 조금 제 나이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웃음) 그래서 좀 좋아요. 여기서 더 얼굴이 늙는 느낌은 안 들어서,

 

터울 : 이렇게 40대 중반까지는 갈 것 같아요. (웃음)

 

Lutz : 40대까지만 가도 감사할 것 같아요. (웃음) 어릴 때부터 노안이란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가지고.

 

터울 : 그래도 어쨌든 지금은 인기가 많으시니까, (웃음)

 


"외국에서 열리는 게이 서킷 파티를 좋아했어요"

 

 

터울 : 그러면 게이 커뮤니티에 일찍 나오신 분들이 다 보통은, 한국의 게이 인프라가 물론 있긴 하지만 외국이 더 잘 돼있으니까, 일본 AGEHA라든지 태국 송크란이라든지 이런 델 가보신 적은 있으신 거죠?

 

Lutz : 미리 말씀드리자면요, 파티 엄청 좋아해요. 파티는 26살때부터, 흔히 알만한 파티는 다 가보고 구경도 해보고 다 해봤던 것 같아요.

 

터울 : 스무 살 때부터 나오셨던 분이 보통은 외국을 한번 경험하시더라고요. 가서 보고, 거기에서 또 영향을 많이 받고,

 

Lutz : 네, 도움도 되고요. 고고 하기 전에는 파티에 놀러갔을 때 사실 고고 하는 무대를 잘 안봤어요. 무대가 보통 멀기도 하고. 가까이에 자리잡고 놀기가 쉽지 않다보니까.

 

터울 : 뚫고 가기도 힘들고. (웃음)

 

Lutz : 그렇죠. (웃음) 그렇다고 제가 딱히 팬이라고 할만한 고고보이도 없었고. 그랬는데 고고보이를 하게 된 이후로는 파티를 가게 되면 무대부터 보게 돼요. 무대 사이즈, 고고보이 몇 명, 간격, 타임, 노래, 정말 하나하나 다 보게 되더라고요. 고고 하고 나서는 관심이 더 생기더라고요.

 

터울 : 작년 정도부터,

 

Lutz : 그렇죠, 제가 지금 딱 1년 반 됐거든요.

 

터울 : 작년 I:M 때부터 하셨으니까. 그럼 그 전에도 어쨌든 파티는 늘 가셨군요.

 

Lutz : 파티를 자주 가기도 가고, 흔한 큰 파티는 다 가보고 분기별로도 가보긴 했지만, 그 전엔 그렇게 고고보이 자체에 관심은 없었던 것 같아요.

 

터울 : 그럼 이제 주로 음악이라든지,

 

Lutz : 네, 음악이라든지, 특히 친구들. 저 워낙 친구들을 좋아해서요. 그래도 관심이 있었던 딱 한 고고보이가 켄타였어요.

 

터울 : 켄타가 언제부터 그렇게 떴을까요?

 

Lutz : 그 친구는 거의 아마 10년 됐을 거예요. 그래서 사실 켄타랑 무대를 세번 섰는데, 처음 같이 섰을 때가 또 둘이서 같이 하는 맨투맨 무대였거든요. 저 엄청 긴장했어요. 진짜 너무 신기했죠. 그러니까 내가 이 사람이랑 대등하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다른 쇼는 이렇게 긴장하고 그런 건 없는데, 그 친구랑 같이 서는 쇼의 첫날에는 정말 긴장했어요. 쇼만 했던 게 아니라 그 때는 화보 촬영도 둘이 같이 했었거든요. 사진 촬영을 다른 쪽에서 같이 또 하고 쇼로 넘어간 거라서, 완전 긴장을 했던 것 같아요. 확실히 그 친구는 10년 됐어요, 딱.

 

터울 : 찬혁씨가 그러더라고요, 몸과 얼굴과 춤이 다 되는 독보적인 고고보이가 켄타였다고,

 

Lutz : 네, 왜냐하면, 사실 고고보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다들 몸 되고 얼굴 잘생기고 하는 건 기본으로 깔고 가잖아요. 깔고 가는데, 켄타는 그 춤이 너무 멋졌던 것 같아요. 아 저게 고고보이구나, 고고보이라고 하면 비쥬얼도 비쥬얼이긴 한데, 사람들에게 10분이든 15분이든 눈을 못 떼게 하는, 딱 이 사람에게 시선을 꽂히게끔 하는, 그게 고고보이로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확실히 켄타는 그 매력이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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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nta, 제4회 RED PARTY @Looking-star, 이태원, 2016.12.3.

 

 

 

 

"아직도 무대에 설 땐 조금 쑥스러워요"

 

 

터울 : 그럼 조금 개인적인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웃음) 고고보이 하신 이후로 대쉬받아본 경험은 있으시죠?

 

Lutz : 그렇죠, 있죠.

 

터울 : 보통 어떻게 대처를 하세요?

 

Lutz : 저는 솔직히 딱 끊어요. 저는 어렸을 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하면, 저도 막 표현을 하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어렸을 때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간 본다 그러잖아요. 상대방이 날 좋아하는 건지 아닌 건지, 뭔가에 대한 확답이 없을 때 좀 답답하잖아요. 그래서 그 때부터 생각했던 건 있어요, 혹시라도 내가 어떤 사람에게, 그 사람은 용기내서 한 것일 거 아녜요. 그 사람이 쉽게 던졌든지 어쨌든지 간에, 누구한테 먼저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는 큰 용기거든요. 큰 용기인데, 그것에 대해서 내가 혹시라도 안되는 부분이라면, 딱 처음에 이렇게 거절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터울 : 그러니까 플러팅을 한다든지 이런 건, 그런 관계에서 딱 자르시는 거군요.

 

Lutz : 음, 또 여러가지가 있겠죠. 보통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클럽에서 다가오든가, 페이스북으로 다가오든가, 여러 경로가 있을 거 아녜요. 딱 그냥 대처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어차피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식성이나 그런 부분이 아니라면, 정중하게, 또는 어떻게든지 더 2차, 3차가 없게끔 잘 거절을 한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제 스스로는. (웃음)

 

터울 : (웃음) 이 질문을 왜 드리냐면, 어쨌든 고고보이라는 게 섹스어필한 이미지를 가지면서, 누구나 혹하게 하는 게 직업상의 목적이고 의무이기도 한데, 그런 시선을 무대에서 받으실 때 기분이 어떠신지, 또 그런 시선을 일상생활에서 받으셨을 때 기분이 어떠신지 궁금해서요.

 

Lutz : 가끔씩 지인들한테도 그러는데, 비쥬얼을 다 떠나서요, 비쥬얼이 전제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고고로서 중요한 건 자신감인데, 내가 무대에 올라갔을 때 나 이뻐, 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이 사람들한테 내 모습을 뽐내는 게 필요한데, 솔직히 그게 아직까지는 잘 안돼요. 아직까지 너무 부끄럽고, 무대가 약간 위쪽이잖아요. 살짝 아래쪽에 있는 사람을 쳐다보기가 아직까지 무서워요. 눈을 잘 못 마주쳐요. 그래서 솔직히 더 그런 부분 때문에 댄스 자체가 좀 슬로우하게 가지 않고, 저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동작도 크고, 사진을 찍어보면 아시겠지만 다른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딱 단독샷을 찍으면 그래도 뭔가 슬로우함 안에서 포즈가 잘 나오는데, 저는 되게 막 요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걸 사진을 찍으면 아실 거예요. 그렇게 춤을 좀 와일드하고 쉴새없이 하는 것으로, 무대에 올라갔을 때 쑥스러운 부분을 그렇게 대처하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터울 : 사실 그래서 저도, 제 카메라가 좋은 카메라는 아니어서 연사가 느려요. 찍을 때마다 포착되는 동작이 좀 예뻐야 되는데, 동작이 크시다보니까 이게, (웃음)

 

Lutz : 예, 또 나름 이번 레드파티 같은 경우에는, 사진 스탭이 여러 분 계시지만, 딱 찍고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는 뭔가 좀 표정도 지긋이 짓고 포즈도 나름대로 천천히 취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웃음) 아니더라고요. 사진 어제 찍은 거 봤더니, 항상 그래요, 무대의 저를 찍은 사진을 보면 뭔가 정적인 사진이 없더라고요.

 

터울 : 그런데 뭐 그게 또 나름 캐릭터이시기도 한 것 같아요.

 

Lutz : 그래서 지금까지는 그래도, 저렇게 춤 잘 추는 고고가 있구나, 그런 걸로 좋게 얘기해주시는 분들에게 너무 감사한데, 이것도 사실 유통기한이 있다고 봐요. 그냥 춤만 잘 추는 고고로서는 그것도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사실 스스로도 많이 생각해보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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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RED PARTY @S-cube, 이태원, 2015.12.5.

 

 

 

 

"고고보이 하고 나서 처음으로 연애했어요"

 

 

터울 : 그럼 어쨌든 시작하시고 난 이후로, 무대 바깥의 생활이나 개인의 연애에서 뭔가 바뀌신 점이 있으세요?

 

Lutz : 고고하고 처음으로 연애해봤어요.

 

터울 : 아 진짜요? (웃음)

 

Lutz : 네, 그 전엔 한번도 애인 없었거든요.

 

터울 : 그럼 서른 한 살에?

 

Lutz : 그렇죠, 서른 한 살이죠, 작년에. (웃음)

 

터울 : 이거 정말 충격이네요. (웃음) 저도 연애를 정말 늦게 했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20대를 통으로 은둔으로 보냈어요. 그리고 종로에 나와 게이로 정체화를 한 게 서른 살 때였는데, 저는 뭐 그래서 연애가 늦었다 치더라도, Lutz님은 왜 그 때까지,

 

Lutz : 뭐 안 사귀겠다고 마음먹었다거나 한 건 아니고요, 그냥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뒀는데, 연애가 늦었던 것 같아요. 분명히 이태원이나 종로에 나와 놀기도 하고, 은둔도 아니었고 한데, 어떻게 자연히 흘러가다보니까 애인을 못 만났고요, 고고하고 나서 애인을 만났어요.

 

터울 : 그럼 지금도 애인이 있으신,

 

Lutz : 얼마 전에 헤어졌어요. (웃음) 아무튼 처음으로 애인도 만났고, 고고하고 나서 생활이 달라진 건 사실 남들이 알아봐주거나, 뭐 환호해준다든지, 내지는 페이스북에서, 사실 이게 정확한 척도일 수는 없지만, 페이스북에서의 반응이 게이 쪽에서는 인기의 척도 중 하나잖아요. 그런데 사실 저는 내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고 인기가 많아졌구나 하는 그런 건 잘 못 느껴요. 왜냐하면 남들이 제 사진이나 영상에 라이크나 댓글을 다는 것에 스스로 크게 연연해하지 않는 편이에요. 말하자면 연예인 멘탈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생활이 그렇게 달라진 부분은 없는데, 밝아졌어요. 원래는 지인들이 고고보이 한다고 했을 때 뜯어말렸어요. 왜냐하면 네가 고고하기에 어린 나이도 아니고, 번듯한 직장 있고, 놀 만큼 이미 놀았고, 이미 너는 노는 걸로는 정점을 찍은 애인데, 굳이 왜 이제 와서 고고를 하느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하고 나서 밝아졌어요.

전 원래 인상도 센 편인데, 차라리 고고를 하고 나서 사람들이랑 더 이렇게, 말하자면 보통 데면데면하다가 이 쪽 문화에서는 인사 트는 타이밍을 놓치거나 잘못하거나 하면 어, 쟤 왜 저래? 쟤 인사를 안하네? 나 쟤 오래 자주 봤는데 인사를 안해? 뭐 그런 게 좀 크잖아요. 그런데 고고하고 나서 밝아진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되게 내성적이었거든요. 낯도 엄청 가리고 그랬는데, 고고하고 나서 사람들에게 더 인사를 잘하게 된 것 같고,

 

터울 : 그렇죠, 이미 나를 알고 있을 테니까,

 

Lutz : 예, 사람들도 나를 대충 알고 있을 거라는 그게 기본으로 있으니까, 사람들이랑 인사 트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좋고, 일단 밝아졌어요. 좀 시니컬한 부분도 있었는데, 고고할 때 말렸던 지인들이 요새는 넌 그냥 하기 잘했다고 하는 게, 고고를 하면서 애인을 만났고, 애인 만나서 그 때 행복했거든요. 지금은 헤어졌지만. 애인도 만나봤고, 사람들이랑 있을 때 되게 밝아졌고, 그리고 꼭 고고 때문은 아니지만 직장도 이직을 더 좋은 데로 했고. 그냥 그런 거 있잖아요, 너 그거 하고 나서 잘 풀렸네~ 하는. 그러니까 저한테는 고고가 하나의 전환점이었어요.

 

터울 : 복이 굴러들어오셨군요, 그 때부터. (웃음)

 

Lutz : 네, 고고 하고 나서 뭔가 개인사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좀 많이 잘 풀렸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남들이 관심가져주는 것에 업되는, 흔히 말하는 연예인 병? 그런 게 또 없으니까 형들이나 지인들이, 얘는 그냥 그대로구나, 이렇게 받아들여주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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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RED PARTY @S-cube, 이태원, 2015.12.5.

 

 

 

"쇼를 보실 때 매너는 지켜주셨으면 좋겠어요"

 

 

터울 : 무대 얘기로 돌아가면, 쇼 하시면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들려주실 게 있을지, 기분 좋았던 일이라든지, 사고라든지,

 

Lutz : 사고라면, 첫 쇼 때요. 첫 쇼 때 그렇게 만져도 되게끔 보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첫 쇼 때,

 

터울 : 2015년 I:M 때요?

 

Lutz : 아뇨, I:M 하기 전에 GRAY에서 한번 연습을 했었죠. 큰 무대 서기 전에 GRAY에서 연습무대처럼 한번 서보자고 해서 실제로 말하면 그 때가 데뷔죠. I:M보다는 작은 무대이지만. 그 때 딱 섰을 때, 좀 느낌이 싸하긴 했어요. 첫 무대니까 아무 생각없이 춤만 열심히 추고 내려왔는데, 다른 지인들이 무대를 찍어줬을 거 아녜요. 그걸 딱 봤는데, 한 어림잡아 3명? 3명이 이제, 고고쇼 중에 타월쇼가 있잖아요. 타월쇼 할 때는 타월 말고 아무 것도 안 걸치고 있잖아요. 요즘에는 그런 사람이 없는 것 같은데, 그 때도 그 세 분만 그랬는지, 그 세 사람이 술이 좀 취했는지 제 물건을 잡고, (웃음) 아예 안 놓고 있더라고요.

 

터울 : 무대 하실 땐 모르셨어요?

 

Lutz : 그걸 인지를 못한 거예요, 춤을 출 때는. 그 분들이 제가 몸을 돌면 살짝 손을 뺐다가 다시 또 잡으니까. 무대가 낮았어요, 거기가.

 

터울 : (웃음) 네, 그렇죠, GRAY 무대가 되게 낮으니까.

 

Lutz : 그런데 그런 무대가 처음이고 그러다보니까, 무대 하는 내내 그 사람들이 내 물건을 잡고 있다는 걸 나중에 동영상을 보고 안 거예요. 되게 좀 기분이 안좋았어요. 차라리 그 영상을 안 보고, 사람들이 너 물건 잡고 있었어, 라고 들었다면 그나마 괜찮았을 텐데, 그 영상에 그 사람들이 희희낙락하는, 만지고 재밌어하는 표정을 봤을 때, 기분 되게 안좋았어요.

 

터울 : 저도 그 해(2015년) 레드 파티 때 무대에 올라가셨던 걸 찍었는데, 그 때 타월쇼할 때 사람들이 계속 가랑이 사이에 손을 집어넣어서, 몸을 뒤로 빼셨던, (웃음) 그래서 그 순간의 사진을 가지고 있어요, 저도.

 

Lutz : 예, 안 그래도 저 그래서 그 때 타월쇼 때 딱 한번 나갔어요. 그래서 좀 약간 그런 것에 트라우마가 있어요.

 

터울 : 그래서 제가 그 사진은 어디 내놓지 않고 하드에 보관중이에요, 다 흔들리긴 했지만. (웃음) 어쨌든 그렇게까지 만지는 건 예의가 아니죠, 사실.

 

Lutz : 그러니까 이렇게 다리를 쓰다듬는다거나, 이렇게 살짝 일부러 만지게끔 하는 것도 쇼 중의 일부거든요. 그런데 완전 그걸 딱 이렇게 잡고서, (웃음) 딱 잡고서 시시덕거리는 그 사람의 표정을 봤을 땐, 정말 기분이 안좋았어요. 또 그건 그 사람에게 화가 난다기보다는, 내가 어떻게 보면 이걸 완전 잡게끔 허용을 해준 거잖아요 사실. 아까도 말했지만 살짝 터치를 하게끔 하는 것도 쇼의 일부인 건데,

 

터울 : 그래도 엄연한 선이 있는 건데,

 

Lutz : 좀 굉장히 지나친 터치에 대해서 스스로 알아채지도 못했던 것, 그것에 대한 스스로를 향한 실망감도 있고.

 

터울 : 그 이후로는 그러면 굉장히 경계를 하시는 거죠?

 

Lutz : 좀 있는 것 같아요, 솔직히. 그래서, 나중에도 얘기하겠지만, 무대에서 좀 자연스럽게, 사람들이랑 교감하는 부분을 좀... 사람들과 눈을 잘 마주치기도 하는 부분에 있어서, 스스로 좀 나아지길 바라요.

 

터울 : 그 처음의 세 분이 아주 그냥 안좋은 영향을 끼친 거네요, 어떤 의미에선.

 

Lutz : 예, 좀. 뭐 그런 게 있어요. 첫 무대 때 그런 경험이 있어서.

 

터울 : 그럼 아예 이 기회에, 쇼를 보시는 분들에게 이것만은 좀 하지 말아달라고 말씀드릴 게 있다면,

 

Lutz : 아 딴 거 없어요. 딱 그거. 진짜 이거는 하나의 매너인데, 쇼를 보시면서 아예 손이 중앙으로 오는 건... 물론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약간 몸을 살짝 만지게끔 하는 부분도 쇼의 일부인데, 그 사람을 어디까지 만져도 되겠다는 게 보이잖아요. 그런데 처음부터 바로, 가까이 왔다고 해서 손이 바로 중앙으로 들어오는 것만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터울 : 사실 그 퍼포머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도 있고, 쇼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도 있으니까요.

 

"I:M 고고보이 무대 섰을 때가 게이 생활 하면서 제일 행복했어요"

 

 

터울 : 그러면 그 일은 무대에 오르셨을 때 가장 안좋았던 기억이라 할 만한데, 제일 좋았던 순간은 어떤 때였어요?

 

Lutz : I:M. 첫 I:M 때, 작년 I:M 때가 기분이 제일 좋았고. 작년 I:M이랑 올해 I:M을 섞어서 같이 얘기할게요. 저는 여행을 좋아하고 파티를 좋아해요. 외국의 여러 친구들이 있겠죠. 그런데 파티가 있을 땐 항상 전 가는 입장이잖아요. 항상 가고, 그리고 그 파티의 외국 친구들은 저랑 다 오래된 친구들이에요. 절 어렸을 때부터 봐왔고, 제가 나이가 적은 거지 그 사람들은 나이가 다 있는데, 말하자면 저를 꼬마 시절부터 봐왔던 해외 친구이자 형들인데, 그 사람들을 내가 이렇게 맞이하는 입장이 된 거죠. 그것도 한국에서, 전혀 외국 사람들이 기대를 하지 않았던 한국에서,

 

터울 : 그 전에는 별로 기대가 없었군요.

 

Lutz : 그렇죠, 한국에서 할 거라는 기대는 크지 않았고, 10년 동안 큰 규모의 서킷 파티가 없었고, 시도도 힘들었고, 시도해도 잘 되지 않았었고,

 

터울 : 그렇게 큰 규모로 한 서킷은 I:M 때가 처음이었으니까,

 

Lutz : I:M을 딱 첫 해, 두 해 했는데, 외국 친구들을 내가 맞이하는 것도 기분이 좋은데, 그 나라 친구들과 같이 놀 수 있겠다 하는 그것만도 기분이 좋은데, 내가 쇼의 일원으로서 이렇게 딱 서 있는 게, 정말 말도 못하게 기분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친구들마저도, 한국에 놀러왔는데 그 꼬꼬마가 고고를 하고 있으니 얼마나 기분이 남다르겠어요. 오랫동안 봐오던 꼬마애가 무대에 올라가서 파티의 일원으로서 쇼를 하고 있으니, 그 사람들 입장에선 대견하기도 하고 감회가 남다르겠죠.

 

터울 : 그러니까 파티를 오래 같이 다녔던 오랜 친구분들이 한국에 오셨을 때 서비스를 하시고, 고고도 하시고 했던 게,

 

Lutz : 예, 그 때가 가장 좋았던 기억이에요. 그 때 진짜 말도 못하게 기분좋았던 것 같아요. 꼭 고고보이로서가 아니라, 저도 파티 인생, 나아가 게이 생활에서 가장 기분 좋았던 날이었던 것 같아요, 그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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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I:M Circuit Party @Club Ellui, 청담, 2016.8.12.

 

 

 


"저도 여느 게이들처럼 송크란을 위해 몸을 준비해요"

 

 

터울 : 언제 해외에 처음 나가보셨어요?

 

Lutz : 25살 때요.

 

터울 : 그럼 거의 6-7년 전에,

 

Lutz : 예, 햇수로는 8년차네요.

 

터울 : 개인적으로 그럼 제일 좋아하는 외국의 파티는 어떤 곳이었어요?

 

Lutz : 과거의 대만 G-5 파티랑,

 

터울 : 지금은 없어졌죠?

 

Lutz : 없어졌죠. 그리고 태국의 송크란은 파티라기보다는 1년 중의 게이 명절이 됐잖아요. 파티 자체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더라도, 송크란은 그래도 물 축제고 하니까 한번 꼭 가봐야지, 하는 한국 친구들도 많이 생기는 것 같고요.

 

터울 : 그렇죠, 동아시아 게이 씬에서는 이제,

 

Lutz :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절이라 생각해요, 이제.

 

터울 : 저는 한번도 송크란을 안 가봤는데, 가신다는 분들이 그 날을 목표로 그렇게 운동을 하시고, (웃음) 그게 확실히 옛날과 요즘이 달라진 게, 요즘 몇 년 사이에 몸 좋은 게이들이 대중적으로 많아졌다고 생각해요.

 

Lutz : 너무 많아졌어요. 너무.

 

터울 : 저 이번에 I:M 때 가서, 뭐 이렇게 천국이 다 있나, (웃음) 몸이 안 좋은 자들이 한 명도 없다며, (웃음) 그런 분위기는 보시기에 어떠세요?

 

Lutz : 흔히 얼굴 잘생긴 것도 이쪽에선 중요하고, 몸도 중요하고 한데, 과거에는 한 10년 전, 그 때는 몸 좋은 사람 중에 이태원에 나와 노는, 소위 말하는 오픈된 사람들은 몇 명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20대 친구들이, 꼭 그런 것 있잖아요. 미스코리아 준비를 미용실에서 해주잖아요. 딱 미용실에서 준비가 된 친구들이 완전 딱 배출되는 느낌? 한 5-6년 전만 하더라도 페이스북에 활동을 시작한 친구들이, 어, 한국에 이런 친구들이 있었어? 하는 그런 경우들이 요즘엔 너무 많아지더라고요. 너무 많아져서 이제는, 그런 느낌을 떠나서 20대에 딱 준비가 된 상태로 이제 데뷔를 하는 느낌? 모든 게 준비가 된 상태로.

 

터울 : 이를테면 I:M 때도 어쨌든, 뭔가 못지 않은 몸 좋은 사람들이 플로어에서 노는 걸 보면 무대에서 어떤 느낌이 드세요?

 

Lutz : 저같은 경우에도 몸이 좀 중요한 기준인데, 저도 어렸을 때부터, 지금도 솔직히 제 몸이 좋다고는 생각을 안해요. 제 노력에 비해서요. 그러니까 보통 열심히 하면 당연히 나와주는 게 아니냐, 핑계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저는 솔직히 노력에 비해서는 안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좋아질 때까지 천천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어렸을 때 처음 파티에 나왔을 때의 그 충격? 저는 운동이나 그런 것도 잘 몰랐었는데, 그 때는 어렸고 몸도 그렇게 좋지 않았고. 그런데 지금은 파티에 하나의 일원으로서, 더군다나 그 역할이라는 게 몸이 중요한 캐릭터니까, 몸이 중요한 캐릭터로 활동하고 있다는 그 감회가 되게 좀 색다르긴 하죠.

 

터울 : 무대에서 서실 때 어떤 느낌이 드냐면, 뭔가 운동선수같은 몸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일부러 예쁘게 키우려고 한 몸이라기보다, 운동선수 몸 같은 느낌이 좀 있어요. 자연스럽고,

 

Lutz : 예, 저같은 경우는 약간 몸이 좋다기보다는, 뭔가 색깔이 있는 몸이라고 봐주시는 것 같아요.

 

터울 : 개인적으로 전 켄타보다 좋아요. (웃음)

 

Lutz : 흔히 말하는 보디빌딩 쪽에서 몸이 좋다 안좋다의 기준에선 제 스스로 아직은 몸이 좋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런 나름의 색깔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색깔있는 몸도 고고의 한 영역이어서, 그게 아직까지는 유통기한이 다 된 것 같지는 않아요.

 

터울 : 오래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몸 얘기로 넘어갔으니 자연스럽게 여쭤보면요, 몸 관리는 주로 어떻게 하세요? 시즌/비시즌으로 나눠서 하시는지,

 

Lutz : 시즌/비시즌 그런 건 없고요, 사실 제 쇼보다, 저도 파티에 맞춰가지고, (웃음) 큰 파티에 맞춰서,

 

터울 : (웃음) 이미 그렇게,

 

Lutz : 네, 남들과 똑같이, 저도 명절을 준비하는 한 사람으로서 솔직히, 저도 고고보이면 제 쇼에 맞춰야 하는데, 제 쇼는 왜냐하면 당장 다음 주에 생길 수도 있고, 불시에 갑자기 오퍼가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에, 쇼로서는 사실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저도 1년 주기로 보면 크게 준비하는 게 저도 파티, 송크란을 위해 준비가 크게 들어가고요.

원래 이직하기 전에는 회사 출퇴근이 오전 10시, 오후 7시라서, 또 회사와 집, 헬스클럽이 다 1분 거리에 있어서, 하루에 두 번 운동도 가고, 아침 운동 저녁 운동, 왜냐하면 10시 출근에다가 집이 가까우면 그냥 남들 일어나는 시간에 저는 운동하고 갈 수 있는 거니까. 오전 오후 다 그렇게 했었는데, 이직하고 나서는 남들과 똑같이 평일에 퇴근하고 나서 하는 정도고요. 솔직히 뭐 대단하게, 뭐 식단을 어떻게 따로 짠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어요.

 

터울 :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고고보이로서 몸 관리를 하신다기보다 그냥 한 명의 파티 게이로서, (웃음)

 

Lutz : 네, 저도 똑같아요. 솔직히 고고로서는 아직 저도 참 미흡하다고 생각하는데, 고고로서는 언제 오퍼가 들어오든 항상 관리가 돼야 되는 건 맞지만, 저도 똑같이 1년의 명절을 맞이하는 사람으로서, 똑같아요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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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I:M Circuit Party @Club Ellui, 청담, 2016.8.12.

 

 


"무대가 끝날 때쯤 되면 고고보이들끼리 참 분위기가 좋아요"

 

 

터울 : 그럼 보통 서킷 파티라고 하면, 주로 국적이 다른 고고보이분들이랑 서게 되잖아요. 그 대기실 분위기가 궁금해요.

 

Lutz : 고고 대기실 분위기는 저도 궁금했어요. 몇 명이냐에 따라 좀 다른 것 같긴 해요. 좀 작은 파티는 3-4명도 있고, 큰 파티는 10명, 12명까지 가니까, 저도 궁금은 했는데요. 사실 뭔가 흔히 말하는 기싸움이 있지 않을까 짐작하시는데, 체감상으로 그렇게 느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끝날 때쯤 돼가면 뭔가 분위기가, 같이 일을 한 사람이잖아요. 그리고 통하는 게 있잖아요, 서로 뭐가 힘들었고, 무대 하나만 미끄러워도 뭔가 통하는 게 생기잖아요. 그래서 무대 끝날 때쯤 되면 참 분위기가 좋아요.

 

터울 : 그러니까 특별히 견제라든가 이런 건,

 

Lutz : 뭐 그런 건 있을 수 있겠죠. 외국 고고같은 경우에, 이미 누구와 누구가 사이가 안 좋은데, 오너는 그걸 모르고 같이 캐스팅을 할 수도 있잖아요.

 

터울 : 아 그런 게 있구나,

 

Lutz : 있을 수 있죠, 충분히. 어차피 개개인의 사이가 안좋은데 큰 파티를 하다보면 갑자기 섞일 수도 있고 하겠죠.

 

터울 : 아, 그런 게 아닌 다음에야,

 

Lutz : 네, 개개인이 이미 사이가 안좋았던 게 아닌 이상, 그냥 생겨나는 기싸움은 의외로 별로 없어요.

 

터울 : 내가 더 이뻐야 돼! 라든가, (웃음)

 

Lutz : 뭐 다들 드러나지 않는, 안보이는 그런 건 있겠지만, 하긴 다 고고보이 자체가 스스로 그런 의식들은 다 있겠죠. 그러나 그건 개개인이 스스로 가지는 부분이지, 그게 드러나서 쟤 왜 저래, 보기 좀 그렇다, 하고 살짝 인지가 돼서 왜 저래, 했던 적은 한번도 없어요.

그래도 처음에는 서먹해요. 모르니까. 언어도 다들 뭐 기본적으로 다르면 영어를 해야 되는데,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을 거 아녜요. 그걸 다 서로 잘 모르니까 서먹서먹하다가도, 끝날 때쯤 되면 진짜 분위기가 재밌어요.

 

터울 : 쇼가 끝나고 보통 어떻게 하세요? 무대 끝나면,

 

Lutz : 일단 무대 끝나면 다 들어가죠. 호텔이나 숙소로 다 들어가요.

 

터울 : 뒤풀이나 그런 건 한번도,

 

Lutz : 딱히 고고만을 위한 뒷풀이는 없었던 것 같고요, 내가 나 놀 거 있어서 간 적은 있는데, 고고만의 뒷풀이는 가본 적이 없던 것 같아요.

 

터울 : 제가 되게 인상깊었던 때가 언제였냐면, 올해 I:M 마지막 일요일에, Le Queen에서의 파티가 마지막이었잖아요. 갔더니 고고보이분들이 다 플로어에서 놀고 계신 거예요. (웃음)

 

Lutz : I:M을 기준으로 갈게요. (웃음) 어차피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공감하는 무대가 I:M이잖아요. 고고들도 놀고 싶어해요. (웃음) 그런데 참 I:M이 재밌는 게, I:M은 3-4일 넘게 하잖아요. 그러다보니까 고고들이 고고쇼 끝나고도 I:M에 더 있을 수 있는 거죠. 진짜 고고들이, 고고쇼 있는 날보다 고고쇼가 끝난 마지막 날 제일 재밌게 놀아요. (웃음) 되게 재밌게 놀아요.

 

터울 : 예, 저 깜짝 놀랐었어요. (웃음)

 

Lutz : 예, 애들이 뭐 나 어제 쇼했던 애였어, 뭐 그런 거 없어요, 그냥 제일 열심히 놀아요. 진짜 편하니까. 또 쇼가 끝나고 마음이 편하니까. 그래서 I:M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무대에서 내가 내 할 일은 끝났다, 하면서 긴장감도 풀리고, 끝났는데도 파티가 더 있으니까 기분좋게 잘 놀죠. 너무 잘 놀죠. (웃음)

 

터울 : 이건 굉장히, 그런 상상이 많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냥 여쭤보는 건데, 혹시 고고보이분들끼리 눈이 맞는 경우는 없어요?

 

Lutz : 많아요. 고고보이, DJ, 많아요. (웃음) 누구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많아요.

 

터울 : 알겠습니다. (웃음) 그런 상상이 대충 맞다는 거군요.

 

Lutz : 많아요. 고고보이, DJ, 행사관계자, 많아요. (웃음)

 

터울 : 좋은 일이네요. (웃음)

 

Lutz : 네, 많이 보고 많이 들었어요.

 

터울 : 더 캐묻진 않겠습니다. (웃음) 그럼 보통 이렇게, 대기실에서 푸샵을 한다든지 이런 것도 하세요? 뭔가 벌키하게 보이기 위해서,

 

Lutz : 펌핑 잠깐 하기도 하는데, 반반인 것 같아요, 딱 보니까. 펌핑을 하고 나가는 사람, 그냥 나가는 사람, 딱 반반인 것 같아요. 펌핑도 되게 오래 10분, 15분 그렇게는 안하고 잠깐, 어차피 펌핑은 금방 하면 나오니까, 펌핑을 해도 짧게 하는 것 같고요. 하는 사람 반, 안 하는 사람 반반인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쇼가 끝나고 들어오면 대기실에서 다들 허벅지를 꾹꾹 누르고 있어요. 쇼할 때의 자세가 정자세가 아니라 이른바 기마자세에 가까운데, 그 자세로 10-15분 있다 보면 허벅지가 되게 당기거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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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I:M Circuit Party @Club Ellui, 청담, 2016.8.12.

 

 

 


"직장 다니면서 몸 관리하기 참 힘들어요"

 

 

터울 : 사실 근육을 유지하고 운동하는 건 만만찮은 노력이 드는 거잖아요. 어떠세요?

 

Lutz : 힘들어요. 제가 이직하고 살이 많이 쪄서 지금도 빼고 있는데요, 왜냐하면 고고보이의 경우 그래도 예전이랑 좀 달라졌네, 예전보다 몸이 좀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거잖아요. 결과적으로는.

 

터울 : 그 압박이 있으신 거군요.

 

Lutz : 네, 보이는 걸로는 일단 나아져야 한다는 부분이 있어서, 특히 스스로가 판단했을 때 안좋아졌네, 라고 느낄 땐 압박이 있어요. 왜냐하면 몸이 안좋아졌다고 했을 때, 이것도 어쨌든 하나의 돈을 받고 하는 일이잖아요.

 

터울 : 그리고 오시는 분들도 다 어느 정도 몸이 되는 사람들이니까 더, (웃음)

 

Lutz : 예, 그런데 관리가 안된 상태면... 저도 힘들어서 잘 안될 때도 있고, 지금은 뭔가 준비가 안된 것 같은데-하는 때도 있어서, 그런 압박이 있는 것 같아요.

 

터울 : 그래도 식단 관리를 안하시고 몸을 그 정도로 유지하시는 건 대단한 것 같아요.

 

Lutz : 네, 따로 식단 관리는 안 하고, 밥 먹는 것에 닭가슴살을 추가해서 먹는 정도? 어차피 직장인이니까 도시락을 싸갈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냥 먹는 음식을 좀 적게 먹고 거기에 닭가슴살을 곁들여 먹는? 그렇게 해서 관리를 하고 다른 관리는 할 수가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직장인이라.

 

터울 : 그러니까 직장 다니시면서 지금 그렇게 몸을 관리하는 게 쉬운 게 아닌 것 같아요.

 

Lutz : 네, 진짜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회식도 나가야 되고, 기본적으로 좀 술을 좋아하고요. 그래서 주말엔 마셔야 되고 편하게 놀아야 되는데, 그래도 평일에 그렇게 회식이 잡히고 하면 확 풀어지기도 하더라고요.

 

터울 : 그런 조건들을 생각하면 충분히 관리를 잘하고 계신 것 같아요. 어쨌든 술을 하시면서, (웃음)

 

Lutz : 지금 힘들게 빼고 있어요. (웃음)

 

터울 : 그러면, 사실 몸이라는 게 신체적 연령과 직결되는 거잖아요. 고고보이로 활동할 수 있는 상한 연령이 언제까지라고 생각하세요? 내지는 언제까지 하고 싶으시다든가,

 

Lutz : 두 기준 다 말씀드리면, 고고보이의 연령의 상한선은 사실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자기가 스스로 관리 잘 되고,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그런 연령의 상한은 있지 않다고 보고요. 저 개인 스스로에게 상한을 두는 건, 두 가지가 있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 목표한 몸을 만들지 못하거나, 저도 지금도 목표가 있을 거 아녜요. 목표한 몸을 못 만들거나, 아까 얘기했던 그 무대에서의 쑥스러움, 그런 걸 제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면, 그 때 딱 미련없이 내려놓을 것 같아요. 사실 그게 올해 I:M 때도 생각을 했었거든요. 너무 기분좋게 잘 하긴 했는데, 내가 이렇게 무대 서는 것에 쑥스러워하고 사람들에게 눈을 못 마주치는 것에,

 

터울 : 그 처음의 세 명이 문제네. (웃음) 그 사람들 때문에 지금, (웃음)

 

Lutz : (웃음) 뭐 꼭 그 사람들 때문이라기보다, 원래 좀 성격이 지금은 밝아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좀 이렇게 낯을 가리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지금 춤추는 것 자체도, 얼굴 표정이 잘 안보이게끔 좀 와일드하게, 동작도 크고 그렇게 하는 부분이 좀 있는 것 같아요.

 

터울 : 오래 활동하셨으면 좋겠어요. 한 사람의 팬으로서. (웃음)

 

Lutz : (웃음) 아무튼 저 개인한테는 그렇게 기준을 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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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쵸쇼란 이반업소에서 주로 하던 드랙쇼와 반대 개념으로 이해하면 가능할 것이다"
1999년도 당시 이태원의 '마쵸쇼'는 오늘날의 고고보이 쇼와 유사한 형태였으리라 짐작된다.
- 「마쵸쇼 : 한국이반업소가 달라진다!(이태원 엑스케이프)」, 『보릿자루』 11, 1999.9.5., 65-66쪽.

 

 

 

"지금 무대에 계속 서시는 분들 중에 일반은 안 계신 것 같아요"

 

 

터울 : 그럼 한국에 활동하시는 고고보이 분들이 계시잖아요. 많이 없다고는 하셨는데, 서로 관계가 어떠세요? 제가 듣기로는 일본에는 고고보이들이 많아서 기획사도 많고 하다던데, 한국은 아직, 과거에 찬혁씨가 JL Cultures란 기획사를 만들긴 했지만, 지금은 그걸 통해서 하고 있는 게 아니라 프리랜서처럼 개인들 각자 활동하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Lutz : 한국 고고같은 경우에는 시장이 작다고 생각해요, 다른 나라보다. 다른 나라보다 시장이 확실히 작고요, 시장이 확실히 잡히지 않죠. 간간히 나오는 몇명씩이 딱 이렇게 데뷔하고 나오는 거라. 고고들끼리는 딱히 나쁠 것도 없고 좋을 것도 없는 그런 관계에요. 1:1로 친한 사람은 물론 있지만, 몇 명 없다고 해서 다 친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냥 사람 사는 거랑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나쁠 것도 없고 좋을 것도 없고.

 

터울 : 그럼 혹시 활동하시는 고고 분들 중에, 게이가 아닌 일반 남자분도 계신가요?

 

Lutz : 없어요. 일본 같은 경우에는 시장이 워낙 다양하고, 포르노/AV 산업도 워낙 잘 돼있으니까, 일반이 AV를 찍다가 얼마 전에 고고 데뷔까지 하는 걸 봤어요. 그런데 한국은 그 정도로 그렇게 다양하거나 하지는 않고,

 

터울 : 찬혁씨에게 들으니까 전에 한 번 정도는, 일반이 무대에 선 적이 있다고는 하더라고요.

 

Lutz : 이벤트 식으로, 일반 중에 몸 좋은 분들이 쇼에 선 적은 있는데, 그건 단발성이니까.

 

터울 : 제가 90년대 관련 잡지를 읽어보니까, 그 때는 고고보이라는 말을 안쓰고 "마쵸쇼"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때는 게이 대상의 쇼가 드랙퀸쇼랑 마쵸쇼, 이렇게 두 개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마쵸쇼가 좀 새로운 문화로 돼 있고, 그리고 핵심은 그 쇼에 오르는 사람들은 일반인 거예요. 그러니까 일반 여성을 상대로 쇼하는 남성분들을 데려다가 쇼를 열면서, 게이들도 이런 무대에 오를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1999년에 있었던 걸 확인했거든요. 그 시절의 "마쵸쇼"가 현재 한국 고고보이 문화의 선배격인 문화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혹시 지금도 그런 경우가 있나 싶었는데 어쨌든 지금은 없으시다는 거군요.

 

Lutz : 네, 지금 활동하는 사람 중에 일반은 없는 것 같아요. 이벤트 식으로 일반이 쇼를 한 적은 있다고 들었는데, 죽 이어지는 형태로 하시는 분은 없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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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마쵸쇼"의 무대에는 일반 남성 퍼포머들이 올랐던 것으로 확인된다.
- 「마쵸쇼 : 한국이반업소가 달라진다!(이태원 엑스케이프)」, 『보릿자루』 11, 1999.9.5., 66쪽.

 

 


"저도 지인들끼리 있을 땐 끼춤 춰요"

 

 

터울 : 궁금한 것이, 몸 좋은 고고보이분들이나 몸 좋은 게이분들이, 실제 성격도 남자다운지, (웃음) 흔히 근육공주라든지, 근육 끼순이란 말도 있는데, (웃음) 실상은 어떤지,

 

Lutz : (웃음) 여러 성격이 있겠죠. 여러 성격이 있는데, 그래도 결과적으론 고고 자체가 자기를 뽐내는 성향이 있는데, 그런 것 자체의 성향도 있고. 또 의외로 여성스런 친구들도 많고, 조용한 친구들도 있고. 저도 그 친구들을 다 만나본 게 아니긴 한데, 내 자신을 뽐내는 걸 좋아하는 전제 자체가 어느 정도는 여성스러움을 좀 깔고 있다는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터울 : 제가 처음에 연락드렸을 때, 그냥 "한낱 언니"라고 하셔서, (웃음)

 

Lutz : "동네 노는 언니"라고 했죠. (웃음)

 

터울 : (웃음) 저는 궁금했던 게, 게이 커뮤니티에 이런 소문이 있거든요. 근육이 있고 마쵸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끼순이를 싫어한다더라, 이런 풍문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인지,

 

Lutz : 기본적으로 그럴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어느 정도 요즘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나와 논 지가 오래돼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요즘 문화 자체가 끼순이나 어떤 그런 것 자체에 뭔가 열리고, 받아들이기도 좀 편하게 받아들이고. 이게 꼭 예전에 비해 시대가 달라졌다는 표현도 있을 수 있겠지만, 좀 그런 것 자체에 많이 편해지지 않았나 생각해요. 5-6년 전만 해도, 누구는 저런데 알고 보면 끼스럽다더라, 그것 자체에 대해,

 

터울 : 그게 되게 낙인처럼 작용하기도 하고,

 

Lutz : 네, 그러기도 했는데, 요즘은 사람들 인식 자체가, 자기가 생각하는 이미지가 아니더라도, 또 워낙 이제 그런 걸 많이 봐왔겠죠. (웃음) 하다보니 그런 것 자체를 좀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어떤 고고보이가 생각했던 것보다 좀 끼스럽다고 쳐요. 그럼 그 고고보이가 끼스럽다는 게 그냥 사람들에게 재밌게 받아들여지는, 그런 시대인 것 같아요.

 

터울 : 어떻게 저럴 수가 있냐-가 아니고,

 

Lutz : 예, 예전엔 좀 "왜 저래?" 했는데, 요즘엔 좀 그런 것도 재밌어하고, 그런 시대가 왔다고 생각해요. 그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어떤 게이나 트랜스젠더나, 뭔가 결과적으로 받아들이는 그 자체, 이 게이 세계 안에서라든지, 우리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기랑 생각이 다르거나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게 사람들에게 좀 편해진 것 같다는 생각? 그 당사자도, 우리가 생각했던 그 사람의 이미지가 뭔가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안 맞더라도 너무 실망하거나 하지 않고 그냥 재밌게 받아들이고, 그런 분위기가 요즘 있어서 저는 좋아요.

 

터울 : 저도 좋아요. (웃음) 사실 친구사이 사람들은, 지_보이스나 이런 곳에서도 끼스러운 게이에 대해 재현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왜 그러냐면 그네들에 대한 낙인이 좀더 심하기 때문에, 남자다운 게이와 여성스런 게이가 사회에서 받는 처우가 다르다고 저는 평가하거든요.

 

Lutz : 예를 들어 처음에 5-6년 전만 하더라도, 클럽에서 아예 한국 노래, KPOP만 딱 틀어주는 때가 있잖아요.

 

터울 : 예전엔 Pulse가 그랬었죠.

 

Lutz : 예, 그 때만 해도, 저만 하더라도 왜 무대 위로 올라와서 끼춤을 출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얼굴 팔리게 왜 저럴까', 그랬던 것들이, 요즘에는 그게 완전 하나의 문화가 됐잖아요. 그 컨셉으로 성공한 Looking-star가 있고. 그처럼 여러 가지 부분들이, 약간 사람들에게 받아들이기 편해진 게 좋은 것 같아요. 저 또한 생각이 많이 달라진 것 같고.

 

터울 : 그럼 Lutz님도 끼춤을 춰보신 적이 있으신지, (웃음)

 

Lutz : 아유, 친한 사람들끼리는 추죠. (웃음) 다 그러지 않을까 솔직히, 다 친한 사람들이랑만 있으면, 세상 끼 다 나오죠 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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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 지나친 다이어트와 과다한 몸매와 이미지 가꿈으로 여성화되어가는...
'끼스러운' 이반들의 남성의 여성화가 오히려 거북할 정도이다."
여성스런 게이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2001년 당시 게이 커뮤니티에서
'몸 좋은' 게이의 존재는 지금과 달리 드물었음을 알 수 있다.
- 「이반인 나에게 마쵸맨은 무엇인가??, 『보릿자루』 30, 2001.10.1.

 

 

 


"한국 고고보이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터울 : 지금은 고고보이가 사실 아이돌처럼 됐고, 멋있는 분으로 그렇게 자리잡아가고 있는데, 예전에는 이 문화에 대한 시선이 되게 좀 싸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지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런 흐름에 대해 현업에 계신 분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Lutz : 제일 걱정이었던 부분이 그거였던 것 같아요. 아까 사람들이 무언갈 받아들이는 걸 편하게 생각한다는 것과 연장선상에 있는 얘기인데, 한국은 딱 시장이 돼있는 게 아니잖아요. 한국에 고고라는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게릴라성으로 한 명 한 명이 데뷔를 하고 있는 와중에, 한국에서 고고보이가 나온다고 했을 때 그래도 어느 정도 기대치가 있는 것 같아요. 그 기대치에 못 도달하면 험담을 할 수 있겠죠. 그리고 그 기대치에 못 미치면 욕먹는다는 걱정도 스스로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하고 나서는, 이게 뭐 제가 잘하고 있다 못하고 있다는 그런 부분은 배제하고요, 사람들의 인식이, 아까도 말했듯이 예전이랑 많이 달라졌다는 게, 한국의 고고 문화 자체도, 솔직히 아직까지 다른 나라에 비교했을 때는 걸음마 수준이라고 봐요.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처음에 걱정은 그거였어요.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을 연예인처럼 봐줄까. 연예인화가 꼭 되기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뭔가 한국에서 고고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색안경도 색안경이지만, 응원 자체를 해줄지, 무조건적으로 험담을 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걱정을 많이 했는데요, 오히려 이거 하면서 한국 사람들의 정을 더 많이 느낀 것 같아요.

 

터울 : 그러니까 무대를 무대로서 봐주고, 쇼를 쇼로서 봐주고,

 

Lutz : 예, 봐주고, 예를 들어서 한국의 I:M을 기준으로 했을 때, 그래도 보통은 외국에서 오는 고고들을 뭔가 더 이렇게 응원해주지 않을까도 생각이 들잖아요. 한국 고고들은 뭐 항상 매주 주말에도 볼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런데 고고를 하고 나서 한국 사람들에게 더 정을 느끼는 게, 의외로 한국 사람들이 한국 고고를 응원하고 파이팅을 더 많이 해주는 게, 어느 나라보다도 최고인 것 같아요.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을 위해 파이팅하는, 으쌰으쌰하는 부분은 어느 나라 못지않다고 전 생각해요.

 

터울 : 저도 파티를 자주는 못갔지만, 그래도 여기 이태원에 나온 2013년부터는 파티에 꾸준히 갔었는데, 전 한국 고고보이분들이 더 친근하고 좋아요. 가까이 있으면 뭔가 서비스도 잘해주시고, 실제로. (웃음)

 

Lutz : 그래서 뭔가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도 느끼고, 그런 부분들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터울 : 서두에 말씀하셨던 게, 한국에서 고고보이가 나온다면 잘 할 것이라는 기대가 예전에 있었다고 하셨잖아요. 그게 어쩌면 고고보이에 대한 일정한 낙인을 뚫고 무대에 설 수 있었던 때문일까요?

 

Lutz : 사람들이 흔히 그렇게 말했던 것 같아요. 한국 사람 고고하면 잘할 것 같은데? 그러니까 한국 사람에게도 내심 그런 기대가 있었던 것 같아요. 또 기대치가 있다보니, 기왕 나와 데뷔를 했다면 뭔가 좀 그 기대치에 충족되길 바랐던 게 있었던 것 같아요. 가령 누가 내 험담을 했다거나 하는 걸 직접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제 스스로한테 대는 잣대는 객관적으로 하려고 해요. 너는 지금 이게 부족하고, 이걸 더 해야겠구나 하는 부분에선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지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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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회 RED PARTY @Looking-star, 이태원, 2016.12.3.

 

 

 

"성산업에 얽힌 낙인들은 대개 외국의 경우에서 왔다고 생각해요"

 

 

터울 : 이건 좀 민감한 질문일 수 있는데, 과거에 고고보이에 대한 낙인 중에, 몸 파는 사람이다, 마사지하는 사람이 올라간다더라 하는 시선이 있었고, 실제로 성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도,

 

Lutz : 예전에 실제로 있었죠.

 

터울 : 네, 계셨다고 알고 있는데, 그런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Lutz : 고고를 시작할 때도 제일 걱정했던 것 중에, 아까 몇 가지 있었잖아요. 몇 가지 걱정되는 부분 중에 또 그 부분이 컸던 것 같아요. 혹시나 돈보갈, 몸 파는 사람으로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을까,

 

터울 : 네, 그 낙인에 대해서 좀 듣고 싶어요.

 

Lutz : 그런데 이건 또 의외로, 한국 고고가 몇 명 없다는 전제 하에서, 이건 한국의 문화로서 정립될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한국에서 만약 몸 판다고 하면, 소문이 다 나겠죠. 예를 들어 한국은 또 워낙에 몇 명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또 그런 부분이 앞으로는 또 시작이니까, 한국 안에서의 컨텐츠이니 한국 안에서 성격이 새로 규정될 것 같아요. 어쨌든 한국은 지금 현재로서는 그렇지 않다,

 

터울 : 그렇죠, 일본 같은 경우는 어쨌든 AV가 워낙 성행하고 연결도 쉬운데, 우리나라는 사실 그런 것도 아니고,

 

Lutz : 다른 나라에는 또 그런 문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한국 같은 경우는 고고가 몇 명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또 한국만의 성격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들이 생각했던 선입견, 뭐 가령 몸 판다더라 하는 건 기본적으로 다른 나라의 예에서 온 것이고, 이제 한국이 조금 더 시장이 커지고 하면, 이건 저의 바람이에요. 우리 한국 고고의 성격이나 특성이 이런 거야, 라는 것이 나오고, 남들이 선입견을 많이 버릴 수 있는 특성들이 나온다면, 새로운 사람들이 좀더 도전을 많이 하지 않을까, 하는 게 제 바람이에요.

 

터울 : 그리고 사실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고고보이에 대한 낙인보다는 동경이나 이런 게 훨씬 많이 되고 있으니까요.

 

 


"일반의 눈으로 봤을 땐 그냥 스트립 댄서지만, 이쪽에서는 뭔가 다른 위치의 고고보이죠"

 

 

터울 : 이성애자들 같은 경우, 제가 듣기로 미국에는 1979년부터 현재까지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근육 남성이 몸을 과시하는 치펜데일 쇼(Chippendales Show)가 열리고 있고, 2016년에는 이 쇼가 한국에 시연되었는데 이는 동아시아에서 최초라고 해요. 물론 그 전인 2014년에는 박칼린 연출의 미스터 쇼(Mister Show)에서 비슷한 컨셉을 보여준 적이 있고요. 그런데 이런 문화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게이 씬에서는 아게하, 송크란 파티 등에서 훨씬 일찍부터 고고보이 쇼란 형태로 대중화되었던 것으로 보여요.

 

Lutz : 그렇죠. 일반 사회에서 소비가 되지 않은 것일 뿐, 이반 사회에서는 이미 그런 문화 자체는 굉장히 많이 앞서가지 않았나 싶어요.

 

터울 : 그래서 저는 섹슈얼리티를 공공연히 다루는 문화가, 이성애자보다 게이 쪽에서 훨씬 많고, 좀더 앞서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거든요.

 

Lutz : 나름 이반 세계에서는 이반만의 특성이 있는데, 가령 제가 여기서 하고 있는 일이 일반들이 생각했을 때는 스트립 댄서잖아요. 그런 부분에 괴리가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일반 세계에 접목을 시켜보면 난 그냥 스트립 댄서인데, 나는 여기서는,

 

터울 : 여기선 다른 위상으로,

 

Lutz : 뭔가 다른 느낌의 스트립 댄서인 것 같은 그런 게 있죠. 그리고 이게 혹시라도 아웃팅이 됐을 때, 혹시라도. 내 일반 직장에 아웃팅이 됐을 때 그 사람들이 느낄 그 괴리감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거겠죠.

 

터울 : 그러면 직장 동료분이나 일반 친구분들 중에 지금 이렇게 고고를 하시는 걸 아는 분은 안 계신 거죠?

 

Lutz : 없어요.

 

터울 : 그럼 인터뷰가 이렇게 나가도 괜찮으신 거예요?

 

Lutz : 괜찮아요.

 

터울 : 사실 커밍아웃은 의외로 좀 대책없는 마인드에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웃음) 누가 보겠어, 내지는 뭐 본들 어떡하겠냐며, (웃음)

 

Lutz : 그러니까, 좀 사실 아직까지도 남들이 보기에는 '왤케 겁이 없어?' 할 수 있는데, 어쨌거나 결정한 거잖아요. 나중에 혹시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 아웃팅이 돼서 내가 책임져야 될 부분이 생긴다면, 그것까지 각오하고 하는 거죠. 혹시라도 이 부분에 대해 내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고 한다면, 내가 책임져야겠다, 생각하고 하는 거죠.

 

터울 : 멋있으십니다, 진짜. 그런데 또 막상 그런 일이 닥치면 당황스러우시겠죠. (웃음)

 

Lutz : 아 힘들겠죠. 그래서 애써 그걸 생각 안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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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nta와 Lutz, 제4회 RED PARTY @Looking-star, 이태원, 2016.12.3.

 

 

 


"커밍아웃이 이젠 여러 의미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터울 : 사실 커밍아웃을 할 때도 이 사람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받아들일지 아주 깊이 고민하시는 분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지금 너무 갑갑하고, (웃음)

 

Lutz : 그런데 그렇잖아요, 커밍아웃이라는 건 불시에 올 수 있는 거고, 내가 꼭 고고를 하고 있다고 해서 오는 것도 아니고. 물론 고고를 하면 더 노출이 많이 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커밍아웃은 어느 누구에게나, 준비되지 않았을 때 찾아올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터울 : 그걸 어느 정도는 염두에 두면서,

 

Lutz : 네, 염두는 항상 해두되,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하는 부분은 그 때 가서, 분명히 책임은 져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터울 : 그래서 사실 다음 질문이 뭐였냐면, 게이의 커밍아웃이 굉장히 다변화되고 있고, 사실 고고보이를 하시는 것도 커밍아웃을 하고 계신 거잖아요, 매번.

 

Lutz : 그렇죠. 어떻게 보면. 게이 사회 안에서는 또 저를 다 노출시키는 거니까.

 

터울 : 또 파티에 게이들만 오지는 않을 수도 있으니까,

 

Lutz : 또 게이한테도, 게이 세계 안에서도 보면, 게이들 끼리도 '난 저 사람 몰라' 할 수도 있고, 어떠한 하나의 컨텐츠와 연관되지 않고는 서로 모르잖아요. 그런데 나는 불특정 다수에게 나라는 존재를 노출시키는 것이니까. 이것도 하나의 일반 사회의 커밍아웃만이 아니라, 이반 사회 안에서의 커밍아웃 중의 하나겠죠.

 

터울 : 되게 중요한 말씀이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커밍아웃이라는 게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의 커밍아웃이라는 것도 사실 가능한 부분이고. 그러니 이 커밍아웃의 의미라는 것도 사실은 조금씩 재구성되고 있는 것 같아요. 한 15년 전에는 홍석천씨처럼 "나 게이야"라고 하는 게 커밍아웃의 전부였다고 한다면,

 

Lutz : 예, 지금은 여러 의미로서의 커밍아웃이 나오는 것 같죠.

 

"무대에서 좀더 자연스러워지는 게 목표예요"

 

 

터울 : 앞으로의 활동 계획, 인생 계획을 말씀해주시죠.

 

Lutz : 직장 열심히 잘 다니면서, 또 저만의 직장 내, 일반 사회 안에서의 목표가 또 있을 거 아녜요. 그것에 열심히 잘 달려가면서, 왜냐하면 어차피 전 고고 일 자체가 해외에 더 유명한 고고들처럼 굉장히 주기적으로 있는 건 아니거든요. 물론 몰릴 때도 많긴 하지만, 굉장히 인터내셔널한 고고들에 비해서는 횟수가 그렇게 많지 않고, 제가 이걸 한번씩 하는 것에 부담이 없는 정도라서, 지금 가끔씩 해외에 어떤 게 잡히면 그래도 하루 연차 내고 갈 수 있는, 딱 부담없는 정도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횟수로 봤을 땐. 그래서 이걸 잘 해나가면서, 저도 고고로서의 목표가 있잖아요. 그게 만약에 안된다면,

 

터울 : 그 목표가 뭘까요?

 

Lutz : 아까 말했던 제 개인적인 몸의 목표가 있을 거고, 그리고 사람들에게 고고에게 제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 무대에 서면서 내 스스로 좀 자연스러워졌으면 좋겠는 게 목표인데, 스스로 판단했을 때 그 부분이 고쳐지지 않으면 딱 미련없이 내려놓을 생각이에요.

 

터울 : 그래도 극복하시고, (웃음)

 

Lutz : 하길 바라요, 진짜. 지금 활동하는 횟수 자체가 부담이 없어서, 해외에 나간다 하더라도 부담이 없을 정도여서, 지금 딱 재밌게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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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회 RED PARTY @Looking-star, 이태원, 2016.12.3.

 

 

 

 

"앞장서 싸워주시는 분들 덕에 혜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터울 : 마지막 질문인데요, 친구사이가 이런 인터뷰를 하는 이유가, 저희는 인권운동단체이긴 한데요, 게이 커뮤니티란 대중에도 관심이 많고, 그 분들이 이미 해나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려고 하는 곳이에요. 그래서 뭐 다른 단체들은 집회에 나가는 게 업이기도 하고, 뭐 중요한 일이죠 당연히. 그런데 저희는 그것 뿐만 아니라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좀더 자신을 가시화하면서 드러내는 분들에 대해 관심이 많고, 회원들도 이미 그런 사람들이 많은 편이거든요. 마지막으로 게이 커뮤니티, 혹은 친구사이에 바라는 점을 듣고 싶어요.

 

Lutz : 우리 10년 전만 해도 홍석천이란 분이 커밍아웃을 했을 때는, 사회가 받아들이는 척도나 반응들이 지금과는 상상도 못하게 다르잖아요. 그런데 일선에서 어떤 그런 활동과 변화, 개척이 되길 바라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게 말하자면 미안한 부분이 있기도 해요, 한 사람의 게이로서. 정신적으로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이를테면 '총알받이' 역할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분명히 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기대돼요. 지금과 10년 뒤에 게이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기대돼요, 엄청. 저는 참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하지만, 1년에 한번 있는 퀴어퍼레이드부터 해서, 그거 과거엔 생각이나 했었나요? 하여튼 그런 부분들이, 일선에서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감사하고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제가 그러고 있지 못하기에.

 

터울 : 그런데 저는, 이를테면 커밍아웃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했듯이, Lutz님처럼 이렇게 활동하시는 분도 시위를 하시는 분만큼이나, 게이 커뮤니티나 게이 정체성의 내용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10년 전에는 이런 고고보이분들이 안 계셨으니까요. 그런데 그건 이런 전위에 계신 분들 뿐만 아니라 안에서 이렇게 뭔가 다른 파티, 다른 노는 문화, 이런 것들이 생겨나는 것도 저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Lutz : 아무튼 굉장히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끼니까, 감사한 마음을 많이 느껴요. 왜냐하면, 저도 어릴 때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솔직히 LGBT나, 인권운동, 굳이 왜 저걸 너무 이렇게 오픈을 할까,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재밌게, 솔직히 지금도 재밌는데 나름대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음지문화, 그 안에서 잘 놀고 있고 업소도 있고 뭐도 있고 한데, 굳이 왜 그런 결혼이나 어떠한 인권 부분을 외치는 것인지에 대해 갸웃했던 건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도 생각이, 나이가 들면서 그런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지금 받고 있는 변화를 눈으로 느끼고, 내가 지금 그 변화를 보고 있는 거잖아요. 한 명의 게이로서 느끼고 있는 거니까,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어릴 때는 왜 굳이 오픈을 해가지고 법 개정 운동을 해야 하지?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이미 이렇게 달라진 것에 대해서, 어떻게 보면 혜택이라고 해야 되나, 그걸 보고 느끼면서 그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걸 체감하는 것 같아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과거의 민주화운동이랑 똑같죠. (웃음) 계속 노력하는 사람이 있고, 변화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말하자면 인식의 큰 변화가 있게 되는 것이, 어떻게든지 그런 일선에서 노력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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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당일 @동대문, 2016.12.10.

 

 

 

 

터울 : 정말 훈훈하게 마무리해주셨네요. (웃음) 제가 준비한 질문은 다 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다면,

 

Lutz : 좀더 부각이 됐으면 하는 부분이라면, 아까 말했던 고고보이에 대한 선입견 같은 부분은, 앞으로 한국만의 성격이 나오지 않을까, 사람들이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기본적으로 외국의 컨텐츠에서 나오는 성격인 거고, 한국도 시간이 좀더 지나고 혹시라도 잘 돼서 규모가 있는 고고보이 시장이 갖춰지면, 한국에서의 시장이 형성되고 성격이 나왔을 때 그 때, 아 한국은 이렇다, 이런 얘기를 좀더 제대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터울 : 알겠습니다. 긴 시간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Lutz : 네, 인터뷰 재밌었어요. (웃음)

 

 

 

* 인터뷰에 도움을 주신 클럽 Looking-star, 호텔포차 대표 임찬혁(Justin Lim) 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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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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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경 2016-12-23 오후 21:36

인터뷰 하느라 고생했겠다
인터뷰이라고 하나 소중한 경험을 말씀해 주신 분도 고맙네
잘 읽었어
열심히 즐겁게 살아가는 청년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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