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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친구사이 20년史 톺아보기 #10> <친구사이 20년史 톺아보기>를 마무리하며 - 1994~2001, 2010~ 소식지가 걸어온 길, 걸어갈 길
2015-01-29 오후 13: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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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1월 

<친구사이 20史 톺아보기 #10>

<친구사이 20년史 톺아보기>를 마무리하며 

- 1994~2001, 2010~ 소식지가 걸어온 길, 걸어갈 길

 

 

 

친구사이 소식지 표지1.jpg

 

친구사이 소식지 표지2.jpg

 친구사이 소식지 표지 변천사. (왼쪽 위부터)

1. 1994.4월호 / 2. 1999.5월호 / 3. 2012.8월호 / 4. 2014.8월호

 

 

 

 

소식지가 걸어온 길 

 

 

 

 

지난 20년 동안 소식지는 친구사이 활동을 알리고 게이 인권운동의 중요성을 말하며 때로는 살갑게, 때로는 진지하게 다가갔다. 먼저 1994년 1월 25일 ‘초동회 소식지’라는 이름으로 1호가 발행되었고, 친구사이 발족 후에는 ‘친구사이 소식지’로 이름을 바꿔 2001년 3월까지 총 32호가 오프라인으로 나와 많은 성소수자/비성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담는 친구사의 입이자 귀가 되었다.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찾아올지 모르겠으나 나를 찾아올 내 사랑이 더 이상 서러운 빛깔이 아니기를 바라며, 또 그것으로 해서 더 이상 세상에 내 모습과 내 사랑을 숨기지 말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내 뒤를 따라올 수많은 후배들이 나와 같은 가슴 저린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은 더 넓고 편한 길로 인도해주고 싶고 또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먼저 눈물의 맛을 아는 우리들 선배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합니다.
- 오창호(오준수), “바람이 분다 - 살아야겠다”, <초동회 소식지> 1호, 1994.1.25, 4-7쪽

 

 

초창기 친구사이에서 소식지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었다.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 직접 사람들을 만나는 것 외에 마땅히 성소수자 관련 소식을 들을 방법이 없었기에, 친구사이는 종로, 이태원 등의 게이바 및 클럽을 돌며 인쇄물 소식지를 배포했다. (안태우 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20년사>, 2014) 한편 초창기 소식지의 내용은 주로 성소수자 인권 이슈와 커뮤니티 운동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었다. 이는 냉철한 현실 비판과 치열한 자기 성찰로 이어지기도 했다.  

 

 
서글프게도 지금 우리는 놀라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겉보기에 싸움의 형세는 마치 동성애에 대한 찬반논쟁인 듯 보인다. 하지만 동성애는 찬반거리가 아니다. 좀 거칠게 요약하자면 동성애는 그저 우리 시대의 문화적 사실일 뿐이기 때문이다. (중략) 하지만 미래는 그다지 어둡지 않을 것이다. 이에 저항하는 자들, 바로 동성애적 욕망이 아닌 동성애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동성애자들이 동성애자 운동의 대열에 참여하길 진정 바라마지 않는다.
- 서동진, “동성애자운동의 고단한 출발”, <친구사이 소식지> 10호, 1996.1, 12-13쪽

 


 

90년대 중반에 홀연히 나타난 동성애자들의 본원적 축적 이후, 동성애 인권운동이, 친구사이가 사회의 보이지 않는 편견과 명확한 차별에 맞서 안정적으로 동성애자의 권리와 의식을 대변할 기반을 다지지 못했다는 것은 우리 동성애자 모두의 불행이다. 불행이 될 것이다. 어쩌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를 그 절체절명의 기회를 놓친 건 왜일까? 우리의 분노는 피해의식은 왜 그리 쉽게 사그라졌을까? 왜 도통 분노를 행동으로 삶으로 상승시키지 못하는 것일까?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는다. 그대 이외에는. (중략) 여전히 침묵은 죽음이고, 행동만이 삶이라고 여기는 당신을 친구사이는 기다린다. 서로 기대고 집단의 힘으로 커갈 의지를 동성애자인권운동은 갈구한다.
- 글쓴이 미상, “97년 서울, 그리고… 우리의 자화상”, <친구사이 소식지>, 1997.12, 2쪽

 

 

이후 소식지는 인적 자원 및 재정 부족으로 중간중간 비정기 온라인 활동을 거치다가, 2010년 3월에 온라인 웹진 형식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러면서 새로운 필진이 등장해 다채로운 방식으로 소식지를 만들어가게 된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우선 샌더는 웹툰 “브라보 마이 게이 라이프!!”를 통해 게이로서 살아가는 현실을 재치있게 그려내 큰 주목을 받았고, 규환은 칼럼 “그 남자의 사생활” 연재로 게이라는 성적지향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마주하는 일상을 잘 표현해 공감을 얻었다. 한편 미카는 칼럼 “그 남자의 공간” 시리즈를 실어 건축과 퀴어를 다뤘는데,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많은 관심을 끌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1.jpg 

브라보 마이 라이프2.jpg

 

샌더의 웹툰 “브라보 마이 게이 라이프!!”의 한 컷. 2011.3월~2012.7월까지 연재되었다.

 

 

 

 

 

 

 

 

 

 

지난해에는 소식지를 위해 정식 팀 체제를 꾸리고, 기본 틀 구축 및 안정적인 소식지 발행을 위해 힘을 쏟았다. 매달 성소수자 관련 및 친구사이 활동방향을 감안한 주제를 선정해 컨텐츠를 강화했고, 칼럼/웹툰 및 기획기사 등의 연재 체제를 확립했다. 또한 20주년 기념 오프라인 소식지인 ‘스무 살, 성인식’을 발행해 13년 만에 바깥세상에서 빛을 발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2014년 소식지는 직/간접적으로 총 55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글을 통해 매달 독자 곁을 찾아갈 수 있었다. 좀 더 소식지에 관한 의견이나 글에 관한 피드백, 기타 문의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소식지 계정 메일(7942newsletter@gmail.com)을 만든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이다.

 

 

 

[55호][친구사이 20년史 톺아보기 #10] [친구사이 20년史 톺아보기]를 마무리하며1.jpg

친구사이 20주년을 맞아 발행한 소식지 ‘스무 살, 성인식’.
사진은 2014 퀴어퍼레이드 당일 열심히 소식지를 판매하고 있는 상근낙타의 모습.

 

 

 

 

 

 

소식지가 걸어갈 길
 

 

 

 

 

 

 

그렇다면 더 알차고 유용한 모습으로 향후 성소수자/비성소수를 아우르기 위해 소식지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소식지를 꾸준히 지켜봐주시는 분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르포 형식의 글이 더 있었으면 한다’부터 ‘때론 화제는 있지만 방향성이 부족하다’, ‘사진 같은 경우 얼굴 노출이 더 필요하다’는 충고가 있었다. 차별/혐오 관련 내용을 다루거나 각국의 대처방안을 다뤘으면 좋겠다는 조언도 귀담아들었다. 전문적인 글과 편하게 읽히는 글이 잘 배합되길 원한다는 의견 또한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그 중에는 올해 우선 소식지팀이 구상한 운영 방안과도 일치하는 의견도 있었다. ‘일상의 영역에서 볼 수 있는 퀴어적인 요소들을 다루기’ 위해 소식지는 더욱 일상과 밀접한 성소수자 관련 이슈/관심사항을 주제로 핫한 이야기를 담을 것이다. 또한 ‘개개인의 라이프에 초점을 맞춰 개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지방 성소수자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확대하고 삶의 형태를 조망할 계획이다. 묻혀 있는 친구사이 활동들을 ‘발견’해서 옷을 입혀주고 ‘티 좀 나게’ 하기 위해서는 좀 더 취재기능을 강화하고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2014년 소식지 통계.jpg

2014년 소식지 필진별 분류.

앞으로는 더욱 외부 필진 및 회원들의 다양한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렇듯 소식지는 앞으로도 굳건히 친구사이 활동을 알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와 소통할 예정이다. 이슈 발생 시 누구보다도 발 빠르게 소식을 전하면서 특집 글을 마련하거나, 내/외부 기고글 활성화를 통해 소통 및 네트워크를 확대할 것이다. 더불어 친구사이 안팎 다양한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듣고 알리기 위해 새로운 연재기획도 마련 중이니 기대하셔도 좋다.

 

 

 

 

<친구사이 20년史 톺아보기>를 맺으며

 

 

그렇게 친구사이의 발자취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뚜벅뚜벅 걸어온 소식지. 그 발자취를 담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기획한 것이 <친구사이 20년史 톺아보기> 연재였다. 친구사이 20주년을 기념해 그 동안의 의미 있는 성과를 소개하고, 사례 위주의 생생하고 재미있는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기획에는 정말 신/구를 아우르는 다양한 필진들이 함께해 주셨다. ‘#01 - 성소수자 인권운동, 문을 열다’ 편을 통해 친구사이의 태동을 함께한 선배들의 노력을 실감할 수 있었고, ‘#04 - 이사의 역사’ 편에서는 친구사이 사무실 변천사를 통해 그 동안 사업, 사람들과 함께 공간을 넓혀온 친구사이의 변화를 동시에 엿볼 수 있었다. ‘#05 - 역대 대표 인터뷰&설문조사’ 편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친구사이를 뿌리 깊게 만든 역대 대표들의 말을 직접 담을 수 있었다. 한 신입회원은 ‘다채로운 주제를 가지고 친구사이 역사를 잘 드러내준 덕분에 그 동안의 일들을 잘 알게 됐다. 역시 친구사이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새로운 해를 맞이함과 동시에 <친구사이 20년史 톺아보기> 연재도 이렇게 끝을 맺지만, 20년의 세월을 돌아보며 다가올 20년을 위한 도약과 도전이 있기에 ‘끝이 아닌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의 20년 동안에는 또 어떤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친구사이가 갈 길을 수놓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변함없이 벅차고 가열차게 나아갈 친구사이의 미래에 소식지 또한 기분 좋은 설렘으로 동행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길에 독자 여러분도 따뜻한 관심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계속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소식지의 그림은 소식지팀뿐 아닌, 우리 모두가 그려나가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친구사이 20년史 톺아보기> 연재 순서

 

 

 

 

#01 성소수자 인권운동, 문을 열다 - 1994~1997 친구사이 발족 및 초기 활동

#02 당연한 권리를 위한 운동 - 2007~ 차별금지법 투쟁, 아이다호 캠페인

#03 자긍심의 절정을 보여주다 - 2000~ 퀴어문화축제

#04 이사의 역사 - 친구사이 사무실 변천사

#05 이들이 있었기에 빛난 20년 - 역대 대표 인터뷰 및 설문조사

#06 챠밍한 게이 커뮤니티로 거듭나기 - 2003~ 챠밍스쿨, 게이컬쳐스쿨

#07 문화소모임, 느낌 아니까 - 친구사이 소모임 변천사

#08 쉽지 않은, 하지만 필요한 고백 - 2003~ 커밍아웃 인터뷰/가이드북, 영화 <종로의 기적> 

#09 성소수자 커뮤니티, 청소년을 품다 - 1998~2006 청소년 동성애자 인권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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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식지에 관한 의견이나 글에 관한 피드백, 기타 문의 사항 등은

 

7942newsletter@gmail.com 으로 보내주세요.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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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 2015-01-30 오전 05:53

20년 톺아보기 재미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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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D 2015-02-02 오전 01:32

관심있게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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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