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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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로입니다.
제가 친구사이에서 활동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3년이 되었습니다. 사실 친구사이라는 단체는 게이들을 만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하던 중 가장 먼저 알게된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권단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에 지레 겁먹고 일단 쉽게(?) 나갈 수 있었던 동갑모임이나 이반시티의 여러작은 모임들을 먼저 기웃거렸지요. 하지만 그런 모임들은 항상 술자리가 전부였고, 낮보다는 밤에 만나는 것이 대부분이라 금방 지치게 되었습니다. 또 관계도 아주 가볍고 얇았지요.
게이씬(?)에 나온지 3년쯤 지난 29살 무렵 무언가 다른 방식의 게이문화에 목말랐던 저는 이반시티에 올라온 여름 워크샵 ‘멱감는 남자들’ 공고를 보고 정말 수많은 고민 끝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어색했지만 따뜻한 분위기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커뮤니티적인 성향이 강해 잘하면 오래 머물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덧 이렇게 여우주연상까지 받게 되었네요.
친구사이는 저에게 참 소중한 단체입니다. 뭐 제가 잘 살아남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 일처리에 대한 신뢰가 없던 저에게 믿고 여러가지를 많이 맡겨 주었습니다. 또 그런 일들을 할 때 손을 내밀었던 많은 언니들과 친구들이 제 손을 뿌리치지 않고 잡아주었지요. 덕분에 최고는 아니였지만, 최선을 다해 일을 하고 잘 끝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준비하면서 2012년 12월에 했던 정회원 인터뷰를 다시 한번 꺼내보았습니다. 앞으로 친구사이에서의 어떤 활동들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하하. 그런데 저는 항상 굴러 들어온 돌이라는 느낌이 있어서요.(웃음)앞으로 더 잘해야죠. 대신 먼저 이끌어주시면 덮석 잡고 따라갈거에요. 처음 나갔을 때 형들이 저에게 챙겨주고 그랬던게 저한테는 그랬거든요. 먼저 손 내밀어주신 것 같은 느낌. 저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라고…
뭐 잘해왔는지 어땠는지 아직 판단하긴 이르지만, 반반정도 되려나요? 하하.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손 내밀고 다가가야 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2014년 한해 세월호 참사부터 시청무지개농성까지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가슴 아프기도 했고, 무지개농성을 통해 내 옆에 함께하는 많은 성소수자들이 있다는걸 확인하고 뿌듯해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는 좀 더 모두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일들만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더불어 우리의 연애도! ㅎ
다시 한번 이런 기회를 주신 저를 뽑아준 47명의… 농담이고,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사랑합니다.
친구사이 정회원 / 기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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