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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 페미니스트 참 퀴어하다' 언니네트워크,아는언니들
2015-05-30 오전 01: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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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5월 

'그 페미니스트 참 퀴어하다'

언니네트워크,아는언니들 인터뷰

 

#0 그 언니들은 어떤 언니들일까.



 

재작년 지보이스를 하면서 그 '언니'들을 처음 보았을때, 사실 좀 무서웠다. 당시 난 종로 2년차에 막 들어서는 덜 굴러먹은 년이었지만, 어떤 기갈적인 기갈의 느낌적인 느낌을 받았다고나 해야될까. 시간이 흘러 나는 그녀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소식지 회의를 하면서 이번호는 커뮤니티가 주제니까, 다른 LGBT관련 단체를 인터뷰해보자는 의견이 있었고. 우리들에겐 '아는언니들'이 있었다. 팀장님은 다음주에 바로 섭외를 해주었고, 언니들은 또 자기네들의 네트워크가 있다고 했다.

 


 

 

언니네트워크 대표 : 나기
아는언니들 단장 : 이난

 

인터뷰 하는 사람: 물병

 

 

 

 

 

 

 

 

 

 

 

 

 

 

 

 

 

 

물병: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나기. 이난: 안녕하세요.

 


물병: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일단 너무 감사드리고요.  언니네트워크랑 아는언니들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릴게요.

 


나기: 언니네트워크는 언니네,네트워크를 합친 말이고요, 여성주의 문화운동 단체입니다. 비혼을 이슈로 많이 활동해왔습니다.


물병: 좀 생소하게 들리는데 비혼이 어떤 건가요?

 

 

나기: 미혼이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는 말로 모두가 결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면 비혼은 결혼하지 않는다- 는 의지를 좀 더 강조한 말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현재의 결혼제도가 가부장적이고 이성애 중심적이라는 것을 비판하고 결혼이 사회적인 시선이나 압력없이 온전히 '선택'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지향하는 거죠. 나아가서는 다양한 가족구성이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물병: 그렇군요. 아는언니들은요?

 

 

 

이난: 아는언니들은 여성주의를 기반으로 한 비혼 여성 합창단이고요, 언니네트워크 회원 소모임이기도 합니다.

 

 

 

#1 두 언니의 첫경험


물병: 아하 그렇군요. 두 분은 언제부터 이 커뮤니티를 나오시게 되었나요?

 


이난: 2013년도에 묻지마중창단이라고 아는언니들의 전신이 있었어요. 저는 이 '묻지마중창단'이 '아는언니들'로 명칭을 바꾸고 합창단으로 재편을 시작했던 2013년 초부터 소모임 활동을 시작했고요. 언니네트워크에서는 2009년부터 활동을 해 왔었죠.

 

 

 

나기: 전 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부터 언니네트워크 이전에 여성주의 포털 사이트 언니네를 알고 있었어요. 졸업하고 나서 직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페미니즘하고 너무 맘이 떨어진 것 같아서. 활동이 너무 하고 싶어진 거예요. 그래서 언니네트워크 번역 세미나에 참여했다가 비상근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웃음)

 

 

 

이난: 발을 잘못들였어.(웃음)
     
물병: 그러셨군요.(웃음) 그럼 두 분은 언니네트워크랑 아는언니들에 처음 들어갔을 때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나기: 약간 친구사이랑 다르게 언니네트워크는 활동이나 운동 위주의 그룹이어서, 처음에 들어왔을 때 활동가로 들어갔기 때문에 어떤 친목 커뮤니티에 들어갔다는 느낌보단 활동을 하러 단체에 들어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난: 저도 언니네트워크에 처음 들어왔을땐 나기랑 비슷한 느낌이었고, 아는언니들에 들어갔을땐 회원소모임이기 때문에 활동이라든가 팀활동을 하지 않고 비혼을 주제로 노래를 하고 합창을 하는 가벼운 느낌여서 좋았어요.

 


물병:  아는언니들이 언니네트워크의 소모임이었군요. 그럼 언니네트워크 안에 아는언니들 말고 다른 소모임들이 있나요?

 

 

 

나기: 네. 여성주의사진창작 소모임인 어떤사진관, 책읽기모임 같이읽는책이 있고, 퀴즈(가제)라고 예비퀴어문화생산자 모임이 새로 생겼어요.

 

 

물병: 다 문화관련 소모임들이네요.

 

 

 

나기: 네. 법이나 제도 개선 운동보다, 물론 활동을 하다 보면 필요하지만 문화운동을 중심으로 목소리를 내려고 하고 있어요.

 

 

 

이난: 아무래도 언니네트워크가 90년대 후반 부흥했던 영 페미니스트 운동의 세례 속에 태어난 단체이기 때문에, 문화 운동을 통해 여성주의를 퍼트리는 것에 강점이 있는 단체고요. 자연히 문화 활동을 기반으로 한 소모임 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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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서울시청 무지개농성장에서 급 결성된 유닛 '투쟁아는언니들'

 

 

 

 

 

 

#2 헤테로와 레즈비언 사이.

 

 

물병:  아 저 궁금한게 있는데. 저는 처음 언니네트워크를 알았을때 레즈비언 단체인줄 알았거든요. 아는언니들이 지보이스랑 너무 스스럼없이 같이 공연하고 하니까요.

 

 

 

이난,나기: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시더라고요.(웃음)

 

 

 

물병: 근데 그게 아닌 거예요(웃음). 안에 레즈비언 분들도 많이 계시고 헤테로(이성애자)분들도 계신데. 서로 갈등이라든가 간극같은 게 없을까 궁금하더라구요.

 

 

 

나기: 일단 단체가 기본적으로 여성주의 단체이고, 설립취지에 나와있듯이 차이로 구성된 네트워크라고 해서 성정체성, 피부색, 경제적 계급, 나이 등 다양하게 차이가 드러나는 단체를 만들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리고 당시엔 그런 단체가 없었구요.

 

 

물병: 아 정말요?

 

 

나기: 네 90년대 후반에는 여연(한국여성단체연합)에 레즈비언 단체의 가입이 거절된 일도 있었고 2000년대 초반 여성학회에서는 논문발표자가 '레즈비언은 여성이 아니다'라는 논조로 발표를 했다고도 알고 있어요.

 

 

이난: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여성은 뭐였을까?

 

 

나기: ...나야 모르지(웃음)

 

 

이난: 여성이라는 건 보통의 여성이 겪는 임신과 출산 같은 균일하고 동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건가?

 

 

나기: 아마 여성주의 기반이 남성과의 젠더권력 차이를 말하는 거니까. 그에 대해 충분히 대항할 수 있어야 하는 연합이여야 하는데. 레즈비언이 들어오면...그 연합이 아마 흐트러진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갈등이 있었죠. 근데 이제 세월이 흘러서  여연에서 성평등 디딤돌 상도 주고 이번 아이다호 때는 같이 연명하고 그랬어요.

 


이난: 안 그래도 마침 최근 한 단원의 수줍은 고백을 들었는데요(웃음). 처음 아는언니들에 왔을 때는 내심 놀랐었다고 하더라고요. 당연히 단원들은 다 이성애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누가 아무렇지도 않게 그랬대요. "그러고 보니 OO은 여기 레즈비언들 많은데 괜찮아?" 그때 우리중에 레즈비언들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물병: 헛 그럼 스트레이트 분들이 들어오면 막 싫어하면서 나가거나 그러진 않나요?

 

 

 

이난: 이렇게 이성애자 언니들이 단체에 오면 반응이, 어쨌든 실제로 처음 성소수자를 마주하는 거니까, 당황할 수는 있죠. 그렇다고 해서 부정적인 반응은 없었던 거 같아요. 기본적으로 여성주의에 동의한 사람들이 단체에 들어오는 것이고, 여성주의라는 것은 모든 종류의 차별과 억압을 종식하고자 하는 것이잖아요.

 

 

나기: 페미니즘 캠프를 열면 다양한 분들이 오세요, 막 자기 딸 데리고 오시는 분들도 있고. 그런데, 언니네트워크 초창기때 레즈비언 친구들이 단체에 커밍하웃을 안하고 있었는데, 서로 끼리끼리 모여 어떤 주제를 정해서 이야기하고 나와서 다시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때 레즈비언끼리 모여 있던 그룹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 얘기를 했는데, 차례가 되면 각자 음절을 정해서 '지.금.여.기.있.는. 우.리.는.레.즈.비.언.입.니.다.' 라고 단체로 커밍아웃을 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막 다들 펑펑 울었다고 해요.

 


물병: 꽤 오래된 이야기인것 같네요.

 


나기: 네 그때가 2005년 정도 일이네요. 지금은 그래서 레즈비언이면서 활동하는 분들도 있고. 헤테로이면서 레즈비언과,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분들도 있고. 바이섹슈얼도 있고, 지금은 활동은 안하시지만, 남성 페미니스트 분도 있게 되었어요.

 

 

물병: 와 음. 좀 놀랍네요. 한 단체 안에 마치 롤케잌처럼. 여러 결이 있는것 같아요. 친구사이는 게이인권운동단체이니까. 새로운 사람이 오면 게이겠거니 하는게, 여기는 그런 구성원들이 다양해서 부러운 생각이 드네요.

 


이난: 저희를 묶어주는 키워드는 '비혼'인 것 같아요. 결혼이란 제도에서 벗어나서 비혼으로 살기 위해서는, 진짜로 혼자로 살 수는 없으니까. 자기랑 생각이 같은 사람들을 찾기 위해서 오는 거잖아요. 비혼이라는 키워드가 계속 유효한한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있을것 같아요.

 


나기: 그래도 그런 갈등은 있었죠. 우리는 여성주의 단체인데, 너무 퀴어 이슈쪽으로 쏠리는것 같다. 더 여성이슈에 집중을 해야한다. 우리는 레즈비언 단체인거냐, 하는 그런 갈등이 꽤 오래전부터 얘기가 되어왔고, 내상도 입고 그렇게 성장해온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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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성소수자 혐오에 맞서는 촛불문화제'에 연대하며

 

 

 

 

 

 

#3 김윤아가 결혼하던 날


물병: 다른 얘기로 화제를 바꿔볼게요. 활동이란 게 사실 쉽지 않잖아요. LGBT 운동을 하다보면 기독교 혐오세력을 보게 되듯이 비혼주의랑 페미니즘 운동을 하시면서 마주보게 되는 혐오라든가 어떤 힘든 점이 있으신가요?

 

 

:그런 반대하고 혐오발언들, 예를 들어서 '비혼 때문에 출산율이 낮아진다' 이런 것보다, 제가 이런 운동을 한다는 걸 주위 사람들이 알게 되었을때, 지지받지 못하면 많이 힘든것 같아요.

 

 

나기: 사실 비혼운동이 아직 목소리가 크지 않아서 막 반대하는 집단은 아직 안보이는 것 같아요. 대신 일상에서 사랑하는 친구들이 결혼할 때, 특히 정말 동지처럼(웃음) 나랑 같이 비혼으로 나이들어 가겠구나 했던 친구가 결혼하면 정말 울분에 차서 막 언니네트워크 와서 풀고 그래요. 정말 그럴때, 자우림의 김윤아가 자기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몇년동안 그랬는데.  애기 끌어안고 분유광고 찍은 게 생각나요.(웃음)

물론 저희 회원 중에서도 결혼하신 분들이 있어요. 근데 그런 분들이, 언니네트워크를 지지해주고, 함께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병: 정말로 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곁에서 지지해주고 있어주는게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

 

물병:이제 인터뷰 마무리 하려고 하는데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부탁드릴게요.

 

 

 

이난: 올해 10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LGBT 합창 페스티벌이 대만에서 열립니다. 아는언니들은 아시아 LGBT 합창단 네트워크에 가입되어 있는 유일한(!) 여성 합창단으로서, 꼭 참가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는데요. 혹시 저희를 후원해 주시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연락 부탁드려요.

 

나기: 여러분 페미니스트 무서워하지 마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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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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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 2015-05-30 오전 02:31

나기 마지막 말에 빵 터짐 ㅋㅋㅋㅋㅋㅋ 언니네트워크를 좀 더 알게 된 듯! 좋은 인터뷰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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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사 2018-11-07 오후 21:07

어느 요소로 보나 한국 사회에서 특히 버티기 힘든 것인 만큼 서로의 손을 잡는 게 중요하다는 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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