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일, 이태원 트라이앵글과 종로 친구사이에서 2015 친구사이 후원의 날 <좋은 친구들> 행사가 열렸다. 성소수자자살예방프로젝트인 <마음연결>을 후원하기 위해 열린 이번 행사에는 오후 3시, 지보이스 초미니 공연 <친구와 노래를>이, 그리고 5시에는 토크쇼 <퀴어가 반짝반짝 – Queerous>가 준비되어 있었으며, 뒤이어 종로 친구사이 옥상에서는 애프터파티인 <병약病藥파티>가 마련되었다.
게이코러스 지보이스는 이번 행사에서 <종로의 기적>을 시작으로 <나에게 가는 길>, <오빠의 결혼식>, <금관의 예수>, <오! 노!>, <말해다오>, <Diamonds are girl's best friend>, <소 롱 페어웰>을 선보였으며 앵콜곡 <세상아, 너의 죄를 사하노니>를 마지막으로 무대를 마쳤다.
게이코러스 지보이스의 무대는 실험적이었다. <친구와 노래를>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앵콜곡을 포함하여 총 9개의 곡을 준비한 지보이스는 매년 600석 이상의 큰 공연장에서 정기공연을 펼쳐온 기존의 무대와는 다른, 소규모 공연장의 특성을 잘 살린 공연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었다. <오! 노!>와 <말해다오>에서는 단원들의 다채로운 얼굴표정과 율동을 볼 수 있었으며 공식 엔딩곡이였던 <소 롱 페어웰>에서는 단원들이 종달새와 같이 ‘쿠쿠~’를 외치며 노래를 부르던 모습에 관객들은 환호하였다.
(왼쪽부터) 이혁상 감독, 박시영 실장, 김도훈 편집장은 서로 '거절하고 거절당한' 관계로 시작하였다고 말했다.
그 뒤엔 대담한 토크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보이스 공연이 끝나고 두번째 행사인 <퀴어가 반짝반짝 – Queerous>가 이어졌는데, 토크쇼에서는 <종로의 기적>을 연출한 이혁상 감독의 진행으로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의 김도훈 편집장과 스튜디오 <빛나는>의 박시영 실장이 출연하여 <내 안의 퀴어를 표현하는 방법, 당신은 어떻게 보여주고 있나요?> 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토크쇼에서는 미국사회에서는 성소수자를 지칭하던 <퀴어>의 유효성이 소멸해 감을 언급하며, 반면 성소수자가 더 <퀴어>해진 한국사회를 짚어 보았으며, 미디어를 통해 비춰지는 <착한 게이>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끝으로 40대 이후의 게이의 삶으로 상상해보며 토크쇼는 마무리 되었으며, 이후 종로에 위치한 친구사이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못다한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이번 행사에는 현금이나 계좌이체 말고도 카드결제를 도입하여, 보다 손쉬운 후원시스템이 갖추어 졌다. 앞으론 현금을 소지하지 않아 아쉽게(?) 후원에 동참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자살예방프로젝트인 <마음연결>은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의 자살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리고, 커뮤니티 안팎에서 예방활동 동참을 독려하여, 궁극적으로는 성소수자의 자살률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캠페인과 상담, 네트워크 형성, 자조모임, 커뮤니티 내 전문인력 양성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후원계좌(국민 408801-01-242055, 예금주 : 친구사이)를 통해 후원을 받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바로 <참여>였다. 아마 전날인 5월 1일 근로자의 날의 여파로, 연휴 나들이 인파가 늘어난 탓에 참여가 저조한 것도 있었겠지만, 지면에 다 싣지 못할 정도로 재미있었던 시간들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울 정도였다. 그래도 종로의 터줏대감인 <친구사이>가 종로를 벗어나 이전에 보지 못했던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 실제로 친구사이는 지난 3월, 이태원 클럽인 르퀸에서 펼쳐진 마음연결 후원행사인 <나는 립싱크 가수다>와 같이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다음이 기대가 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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