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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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 친구모임, 지보이스, 책읽당.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이종걸
11월 활동보고 글의 제목은 현재 운영 중인 친구사이의 소모임 이름입니다. 순서는 모임이 탄생한 순서입니다. 길게는 17년, 짧게는 5년의 구력을 가진 모임들입니다. 친구모임은 기존 토요모임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꼭 토요일만이 아닌 평일에도 만나자고 결정하여 최근 올해 9월 새로운 이름으로 탄생했습니다. 초장기 친구사이 소모임은 친구사이 활동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었다면 이제는 각각 소모임의 특성을 살려 성소수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면서 그것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활동하는 모임들로 변하고 있기도 합니다.
정기공연 ‘도도한가’를 마친 지보이스는 10월 30일 ~ 11월 1일 (3일간)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Hand in hand Festival’ (아시아 LGBT 합창단 네트워크 내 합창단과 유럽, 미국 지역의 LGBT 관련 합창단이 대만 타이페이에 모여 열린 합창 축제) 에 참여했습니다. 10월 31일 대만 LGBT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11월 1일 대만국립예술대학 공연장에서 열린 합창제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펼쳐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첫 해외 공연이라는 타이틀의 긴장감을 잘 극복한 지보이스는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자작곡과 한국가요 등을 선보여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한편 지난 11월 21일 서울여성플라자 내 ‘성평등도서관 여기’에서는 3회 책읽당 낭독회 ‘컷’이 열렸습니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 책읽당 회원들이 직접 작성하여 꾸민 문집 ‘컷’의 글 낭독과 회원들의 자유 낭독이 있었습니다. 도서관 내에서 진행하는 낭독회여서 차분한 자리였기도 했지만, 위트와 유머가 가득한 낭독 그리고 진솔한 낭독으로 참가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준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이번 새 문집 ‘컷’에는 지난 한 해 동안 책읽당이 읽어온 책들의 서평 글과 책읽당 회원들의 진솔한 글들이 있습니다. 지난 해 문집 ‘속사정’ 등 새 문집 ‘컷’ 관련 구입은 친구사이 사무실 또는 이태원 ‘햇빛서점’에서 가능합니다.
마린보이는 매주 일요일 오후만 되면 충무아트홀 내 수영장, 아현 스포렉스 수영장에서 모임을 갖습니다. 수영이라는 운동은 어떻게 보면 개인의 운동이지만 상당히 게이스러운 운동이기도 합니다. 꾸준한 몸매 관리를 위한 유산소 운동이기도 하면서, 일요일 오후에 만나 담소 나누기에도 적절한 운동이기도 하지요. 수영은 한 번 배워두면 평생 할 수 있는 평생 운동이기도 합니다. 지난 16일 친구모임은 다큐 영화 ‘울보 권투부’를 관람했습니다. 10월에는 무용 공연과 삼결살 번개도 있었지요. 새로우면서도 정겨운 문화 모임을 지향하고 있는 친구모임을 통해 게이 커뮤니티에 나오기 어려웠거나 서먹했던 분들에게 권하는 좋은 소모임입니다.
친구사이 활동에서 소모임은 친구사이 회원들의 중요한 활동 단위이자, 안식처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친구사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다양한 모임들이 게이 커뮤니티에 존재하고 있지요. 그러한 현실에서 친구사이 내 소모임을 잘 꾸려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획이나 운영의 묘가 요구됩니다. 친구사이 활동의 중요한 구심점이 되는 소모임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기도 하고요. 대안의 공동체로서의 가치 실현을 위해 친구사이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기도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