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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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YMER'S GAYME
게이머즈 게임 #2
게이의 눈으로 본 게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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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한 한 해였지. 올해가 드디어 며칠 안남았다니. 싱숭생숭하네.
드디어 나의 2015년이 왔다! 2년을 기다린 애인이 찾아올 거야.
누가 그러디?
타로 하는 언니가.
....
그래 넌 평생 게임이나 하며 솔로로 살려무나 호호 나는 연애를 하련다.
아 예...
그런데 너 머리 위에 그거 뭐냐?
아 이거? 이걸 모른단 말이야?
아는 게 이상하거든.
사실 오늘의 주제가 말이지.
심즈 4
짜잔. 심즈라고 들어 봤나.
아 그거 알아. 막 붕가붕가시키고 사람 굶겨죽이고...
하여간 내가 넌 그럴 줄 알았다. 이건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넌 인생에 섹스랑 폭력밖에 없냐. 이 게임에 나오는 오만가지 할 거리들 중에서, 어떻게 교미를 시킬지, 어떻게 죽일지만 생각하다니.
아 뭐~ 재밌잖아.
그치... 재미있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뭔가 개미집 가지고 노는 느낌이 있으니까. 심즈 시리즈는 상당히 독특한 게임이지. 사람 밥 먹고 똥 싸는 거 보는게 뭐가 재밌겠나 싶으면서도, 이게 은근 중독성있단 말이야. 가장 큰 매력은 굉장히 섬세하게 심(심즈 세계의 인간)의 외모와 성격을 만들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 만화 캐릭터, 배우와 닮게 만들 수도 있고, 내 이상형대로 만들 수도 있고. 내 맘대로 만든 심들이 꼬물대며 돌아다니는 걸 보면 뭔가 묘하지. 관음증을 자극한달까.
지금 이 자리의 변태는 너다.
저는 사실을 말하는 것 뿐입니다. 변태는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아무튼 만든 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굉장히 많아. 밥먹고 똥싸는건 당연히 하고. 운동도 하고. 악기도 연주하고. 공부도 하고. 직장에서 승진도 하면서 뭔가 쳇바퀴같은... 삶을 사는 거지. 그러고보니 불쌍하네. 결국 그 쳇바퀴를 안 돌리는 것이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방법인거지.
섹스하고 죽이고.
뭐 꼭 그런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뭐 어떤 사람들은 이것가지고 화보를 찍기도 하고, 만화를 만들기도 하고. 상황극을 하기도 하고 그래. 정말 "인형놀이"처럼 다양한 놀이 방법이 있는 거야.
방에다 일곱명을 가둬놓고 옷을 벗긴 다음...
거기까지! 사실 오늘은 심즈에서 나타나는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심즈는 비록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정말 비현실적일 정도로 젠더 중립적인 모습을 그리거든. 남녀간의 차이는 단 하나야. 출산. (아니다. 남성도 출산을 해. 외계인에게 납치당했다가 돌아오면. 진짜야.)
흠.
묘하지? 이게 느낌이 좀 쌔한거야. 왜 양성이 아무런 차이가 없지? 왜죠? 심지어 키도 똑같아. 이건 거의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가졌을 수준의... 아무튼 과하게 정치적으로 올바르려는 느낌이 있지. 나쁘다는 건 아닌데... 오히려 "차이"가 없으니까 섹슈얼리티의 다양성이 없어지더라. 내가 어떤 심을 남자 또는 여자로 만드는 건, 순전히 미학적인 측면인 거야. 음... 음... 잘못했다기도 그렇고, 잘했다기도 그렇고, 좀 그래.
그리고 심지어, 결혼도 아무런 제약이 없어. 성인 간의 결합이라면, 동성결혼이든 뭐든 알게 뭐야! 아무도 신경 안 쓰고, 임신과 출산을 빼면 이성결혼과 아무런 차이가 없어. (그러고보니 심즈 마을에는 교회가 없네)
실제 사회에 존재하는 온갖 스티그마들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 그런 가상의 사회야. 심즈의 마을은.
비슷한 게임이 일본에서 최근에 나온 적이 있어. "친구모아 아파트"라고. 내가 꾸민 아바타, 즉 Mii들이 아파트에서 살아가며 친구가 되고 연애를 하고 뭐 이런 시뮬레이션 류의 게임이지. 그런데 재미있는 사건이 있었어. 동성 결혼을 할 수 있는 "버그"가 있었던 거야. 응. 버그. 북미의 게이머들은 자신의 Mii를 동성결혼 시키고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지. 그런데 이걸 닌텐도에서 패치를 한거야. 어제까지 결혼한 커플이었던 두 Mii의 관계를 정리해버리는 "오류메시지"가 뜨게 되지. "비정상적인 관계입니다."
("친구모아 아파트")
난리가 났어. '일본 기업'으로서 저지른 '실수'지만(성소수자 포용성에 대한 의식이 별로 없으니까.) '북미에 게임을 발매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는 큰 잘못이지. 그래서 결국 사과문을 발표하게 돼. 다음 작품은 꼭 포용성 있게 하도록 하겠다...
그에 비하면 심즈 시리즈는 의미가 있네. 동성애가 이성애와 전혀 차이가 없는 것으로 그려지잖아.
그렇지. 심즈 시리즈가 그런 면에서는 앞서 가고 있는 것이지. 그런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야. 가령, 심즈의 마을에는, 내가 만든 심 뿐만이 아니라 기존에 사는 거주민들이 있거든. 이들은 전 세계 공통으로, 심즈를 구입한 모든 플레이어들이 만나게 되는 심들이지.
그런데?
그 수많은 거주민들 중에, 성소수자가 없어. 레즈비언 부부가 불과 작년에 등장했고(마을을 따로 구입해야해), 현재로서는 이들이 심즈 세계의 유일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야. 트랜스젠더? 없지. 결국에는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성소수자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도록 디자인 된 거야. 하나의 있음직한 가상 세계를 표방하면서도, 성소수자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서 나타나지 않는 것이지. 선택적 수용을 하도록 한 거야. '네가 게이를 원한다면 게이를 만들어라. 우리가 만들면 위험하니까..."
(The Sims4의 프로모션 픽쳐)
뭐 그래도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 아니겠어. 2000년에 출시된 <심즈 2>에서는 동성 커플에게 '결혼' 이라는 말을 쓰지 못했어. Joined Union. 결합. 2014년의 <심즈 4>에서는 당연하게도 이성애자의 '결혼'과 차이가 없는 '결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세상이 변하면서 심즈도 함께 변해 온 거야.
심즈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그 얕고 넓은 포용성도 난 좋아. 심즈의 세상에서는 당연히 남자와 남자가, 여자와 여자가 사랑할 수 있으니까. 그런 기본적인 이야기, 사랑은 남자와 여자간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해 준 것 만으로도 세상에는 어떤 변화가 왔을 테니까.
그럼 그런 의미에서 두 남자에게 침대에서 "사랑나누기"를 시켜볼까나...
넌 빨리 애인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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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친구사이 20년史 톺아보기 #08> 쉽지 않은, 하지만 필요한 고백 - 2003~ 커밍아웃 인터뷰/가이드북, 영화 <종로의 기적>
2014-11-28 13:37
기간 : 11월
ㅎㅎ 이 칼럼 때문에 심즈3 다시 깔아봤다능.
심 만들어서 여러명이랑 사랑나누기만 엄청 시키다보니... 문득 내 자신이 비참해져서... 조용히 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