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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 맘 같지 않은 사람 사이의 김대리 EP1 : 캐리, 샬럿, 사만다, 미란다를 찾습니다. 
2018-02-28 오후 14: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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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월 

내 맘 같지 않은 사람사이의 김대리 EP1

: 캐리, 샬럿, 사만다, 미란다를 찾습니다. 

 

 

흔히들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적기는 고등학교가 마지막이라고 한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서로의 속내를 터놓고 마음 한쪽을 내어줄 수 있는 그런 순수함의 유통기한은 학창시절뿐이라는 것. 불행히도 나의 학창시절엔 그럴 기회가 없었다. 모든 것을 그 탓으로 돌릴 순 없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내가 남자를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정체성이 들통나면 내가 소중히 여긴 사람들이 나를 버릴까 두려웠다. 그러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제일 편했다. 

 

종로에선 착한 아이로 통했다. 긴 불안을 지나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서야 종로로 나왔고, 그곳에서 그토록 기다려온 순수한 우정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초보의 어리숙함과 이상에 대한 갈망은 나를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애로 만들었다. 세상에 남은 마지막 피터팬인 것마냥 순수한 내 모습을 즐겼고, 심지어 그런 나 스스로 경외감마저 생겼다. '종로에서만큼은 옷깃을 스친 모든 이는 내 친구이고, 친구끼리 싸움은 금물이며, 모두들 평등하다', 그것이 내 헌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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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원칙을 지키기 위해 애쓴 만큼, 더욱 완벽한 그림이길 소망했다. 나는 캐리 브래드쇼가 되었으면 좋겠고, 내 주변엔 샬럿과 사만다 그리고 미란다가 있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우리의 우정은 그 무엇보다도 진실되어야 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조건이 생겨났다. 생김새는 흠이 없어야 하고 나와 비슷한 생활 수준에 말이 통하는 그런 것. 이는 원칙을 지킨 보상이자, 완벽을 위한 자그마한 비극이었다. 

 

캐스팅을 위해 발 빠르게 뛰어다녔다. 좋은 사람인 척, 사회에 관심 있는 척 해보고, 이런 모임 저런 모임 나가봤지만, 완벽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나와는 너무나도 다름에 가슴앓이하다 결국 누군가는 나를 미워했고 나도 누군가를 미워했다. 애쓰는 것 자체가 고통인 것을 알 무렵, 나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물론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만족한다. 나는 캐리가 아닌 김 대리가 되었고, 내 주변엔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로 가득하며, 우리의 우정은 오늘내일이 다르다. 하지만 종로 안과 밖의 차이가 점차 좁혀짐에 나는 편안함을 느끼며, 어쭙잖은 종로用 착한 아이에서 벗어났음에 안도감을 느낀다. 이제 내가 4년의 시간 동안 느낀 바를 글로 정리하고자 한다. 나를 찾아가는 기록이 누군가에게 유용하게 쓰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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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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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색 2018-02-28 오후 22:31

그러게 말입니다.

친한 게이 친구 또는 친한 게이 형 동생이 생기기는 왜 이리도 쉽지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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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D 2018-03-06 오전 08:42

ㅎㅎ 수많은 이들이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을 꿈꾸죠.
(난 사만다!!) 종로용 착한 아이, 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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