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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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9-10-20 07:43:59
+5 744

내가 사귀는 그는 물론 게이이다.

 

그런데 그는 대한민국 남자의 단점, 아니 고이 자란 한국의 아들의 단점을 고대로 가지고 있다.

 

혼자서는 가스불도 못 켠다는 전설의 가부장 수준까지는 아니라도 엄마의 잔소리와 보살핌 없이는 도무지 살아갈 수 없어 보이는 사람이다.

 

그가 가끔 내 집에 들를 때면 난 편안히 있으라 입으로는 말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문득 문득 치민다. 도무지 정리할 줄 모르는 저 습성! 그건 아마 그의 어머니가 아들이라며 오냐오냐 다 해주던 그 습성의 연장이리라.

나 역시 한국의 아들이지만 그는 약간 중증에 해당하는 수준인듯하다.

그래 잠깐 있는데 그걸 갖고 잔소리할 순 없지.

그래도 난 너와 함께 사는 건 못하겠다. 아마 네가 나를 못견디리라. 어쩌면 내가 쫓아낼지도 모른다.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박재현 2009-10-20 오전 11:40

어이쿠 나랑 사귀었다면 아주 좋았을뻔했네요^^
라이카녀석 대충 정리는 잘해놓고 지내는듯 보이지만 냉장고 열면 상한 음식에
부엌과 화장실이 아주 깨끗하지 못하면 못견디는 제 성격에 종종 대신 청소해주니
라이카녀석은 정말 복받은듯..
속으론 부글부글 끊지만 어쩌겠슴니까
참으셔야죠^^

박재경 2009-10-20 오후 17:32

난 어지러진건 냉장고 정리하면서 삶의 희열을 느끼는데......ㅎㅎ

날라리 2009-10-20 오후 21:10

웬지 찔립니다..-_-
예전 타향에서 혼자 살기를 꽤 여러해 지났어도..
당췌 정리 정돈을 모르고 살아서리...;;;

성훈 2009-10-20 오후 21:42

.............왜... 저 익명의 대상분께서 말하는게 나 같지?..ㅎㅎ;;

데이 2009-10-22 오후 19:14

ㅋ 저도 누나랑 살 때 이런 생활적인 문제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ㅋ 기본적으로 생활습관이 비슷한 사람끼리 연애하는게 좋은거 같긴 해요^^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