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 직장內 동성애자 차별방지 교육 확산`
[연합] 최근 미국 내 대기업들이 직장 내 동성애자 차별방지 교육에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동성애자 인권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비영리단체 '휴먼라이트 캠페인'의 조사 결과를 인용, 리만 브라더스, 머크 앤 코, 언스트 앤 영 등 미국 내 255개 대기업 가운데 41%가 동성애자나 양성애자ㆍ성전환자 등에 대한 편견 철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국제보험업체 처브사는 동성애자 차별방지 교육의 선두주자. 이 회사는 지난 6월부터 팀장급들을 대상으로 2시간짜리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프로그램 진행은 2명의 직원들이 담당하는데, 이 중 한 명은 동성애자다.
교육 내용은 동성애자 동료의 '파트너'에 대한 호칭문제나 성 주체성(sexual orientation)과 관련된 각종 용어정의 등을 포함한다. 또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부하직원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됐을 때의 대처법 등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를 수행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회사들이 이런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회사들은 자사에 이미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금지 규정이 있다는 이유로 따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차별방지 컨설턴트인 브라이언 맥너트는 "단순한 규정을 넘어 일상 생활 속에서 동성애자가 환영받을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면서 "교육만이 이러한 문화를 직장 내에 정착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맥너트는 또 동성애자에 대한 직장 내 차별은 과거보다 미묘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성애자에 대한 반감을 공개적으로 표시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동성애자들이 일터에 파트너의 사진을 갖다 두거나 주말동안 무엇을 했는지 동료와 이야기하는 일 등을 편히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환경이 문제라는 것이다.
한편 미국 연방법에는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없지만, 미국 내 20개주에서는 이미 어떤 형태로든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또 이달 초에는 고용주가 직원들의 성적 주체성에 대한 편견으로 고용ㆍ해고ㆍ승진ㆍ보상 등의 결정을 내릴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미 하원에서 통과돼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