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보호위원회가 지난달 2일부터 13일간 가출청소년 196명을 대상으로 ’가출청소년 집결지역 실태조사’를 통해 내놓은 결과보고서 중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다. 청소년 동성애자에 관한 부분이 그렇습니다.
청보위가 이번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196명의 가출청소년들은 주로 도심의 번화가인 동대문 두산타원일대와 공원 등에서 노숙하며, 숙식 해결을 위해 성매매, 동성애 등을 생계수단으로 삼고 있으며, 57%는 쉼터를 알면서도 이용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이들 청소년 중, 특히 동성애 관련 응답자 144명 중 12.5%(18명)가 동성애의 경험이 있으며, 이중 호기심ㆍ강압등을 제외한 절반(6.25%)인 9명은 동성애를 진정한 사랑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즉, 이 대목에서 우리가 산출할 수 있는 가능한 분석은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여전히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가출'을 택하고 있으며, 생계형으로 성매매 등을 한다는 점입니다.
마음이 몹시 무겁군요. 친구사이는 청소년 인권학교 진행과 청소년 동성애자 인권을 위한 교사지침서 등을 내놓고 있지만, 이런 공공의 장소 바깥 너머로 일탈된 청소년 동성애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부재하다는 점 때문에 말입니다. 사실 쉘터 프로그램은 이들을 '방출'시키는 사회 시스템의 재생산을 전제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뉴욕의 헤트릭 마틴 학교는 바로 이런 가출 청소년들의 쉘터로 시작했다가 국가에서 공인하는 고등학교로 변해가긴 했는데, 이 역시 마찬가지일 테고요.
마음이 복잡하네요.
참고
http://www.ytimes.org/news/print.php?news_num=1967
말하자면 팬픽이반이라고도 불리던 신촌공원 아이들 이야기군요. 그네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동성애자로 인정하고 있진 않다고 하지만... 어쨌든 너무 무심히 지나쳤던 건 사실이었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