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저는 이번 학기에 러시아문학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평소에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이 기독교적 가치관을
은연중에 설파하셔서 불편한 적이 있는데,
며칠 전 수업에서 불쾌한 발언을 하셨습니다.

“뚜르게네프가 호모였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뚜르게네프 작품 속에 형상화시킨
남성인물들은 결함이 많습니다.”

저는 이 말씀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왜 ‘동성애’라는 가치중립적인 표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성애 비하적인 ‘호모’라는 단어를 쓰셨는지,
둘째 왜 뚜르게네프의 동성애 가능성을
작품 속 온전치 않은(?) 인물과 연결시키시는지,
그렇다면 문학에서 도덕적으로 우수한
인물들을 만나려고 읽는지, 등등.

바로 이의제기를 할까 하다가
분위기가 좀 이상해서 일단 수업을 마쳤습니다.
그 때 느꼈던 무력감 내지 불편함.

저는 학과에서 여러 선후배들에게 이 문제를 얘기했습니다.
다들 제 의견에 동조했고 선생님의 발언은 대자보감이라는 의견까지 있었습니다.
동료들은 제게 선생님께 익명으로 편지를 쓰거나
이러한 일이 재발될 경우 즉각적으로 이의 제기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권했습니다.

하지만 다들 그 수업을 수강하지 않는 사람들의 의견 및 동조였습니다.
제가 만일 그런 지적을 이야기할 때 분위기라든가,
이후 보복 등의 절차가 떠오르네요.
하여튼 이런 일이 다시 없기를 바라지만,
만일 재발할 경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민남 2005-09-26 오전 11:24

학교 총학생회나 총여학생회를 통해 이슈로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가람 2005-09-26 오후 23:09

음.. 언제건 강의 중 문제있는 발언이 있었을 경우 즉각적인 이의제기를 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제가 듣기로는 여성비하적 발언에 대해서 바로 문제제기를 했을 경우 대개 교수와의 험악한 싸움으로 번지게 돼 버리거나, '별 걸 갖고 그러냐'는 식의 다른 학생들의 반응이 겹쳐져서 문제제기를 한 학생에게 부정적인 상황이 돼버리는 듯합니다. 특히 동성애자가 스스로 동성애혐오발언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때에는 아웃팅의 위험이나 스스로 위축돼서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구요. 그래서 익명으로든, 다른 사람을 통해서든 일단 교수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확인을 받고, 문제제기를 해서 그 반응을 얻은 다음, 반응이 적반하장 격이면 그것을 가지고 자보화 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학교에 이반 모임이 있다면, 이반 모임과 학생회 등을 통해서, 또는 여성운동 모임과 함께 해도 좋을 것 같네요. 혼자서 하기에는 조금 힘들고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소주 한잔 2005-10-06 오후 13:11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대 문호가 동성애자 였음은 주지의 역사적 사실입니다. 선생님들에게는 오히려 문학적 접근도 필요 합니다. 그가 그저 무의식적 한국사회의 이데올로기에 덩달아 발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무책임하게... 오히려 파격적인 뚜르게네프의 단편 소설들 중에 하나를 예를 들어서 이 소설이 어떻게 남성으로써 결함이 많은가를 질의 하실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첫사랑의 주인공도 아버지의 애인을 욕구하는 인물이였는데, 상황배경에서 십대의 청소년을 미약함을 그린것인가? 남성의 미흡함을 그린것인가?라는 식으로 말이죠....동성애자로 알려진 양성애자로 포장된 톨스토이 보다는 섹스피어를 예로 들어 질의 하는 것이 더 좋을거 같습니다. 잔혹한 남성상을 그의 비극에서 아주 많이 그리고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대응 마시고, 저처럼 마지막 학기 전필 빵구 맞으면 안되자나여....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3264 꼼지락거리기 시작하며 +2 2005-10-05 591
3263 아하핫 schwarzwald 2005-10-04 666
3262 친구사이 OT를 참가하고 나서.. +7 아토스 2005-10-04 862
3261 2005년 10월 1일~2일 친구사이 OT +1 차돌바우 2005-09-20 1342
3260 이송희일감독영화출연자원봉사자입니다 +3 2005-10-03 620
3259 국민일보 9월 29일자 사설입니다. +3 박최강 2005-10-01 579
3258 즐거운 MT +1 모던보이 2005-10-01 673
3257 오티 신청 오늘 오전 11시까지 신청받습니다.. 기즈베 2005-10-01 566
3256 계룡산입니다. 언니, 동생들... 함께가요 우리...^^ +12 기즈베 2005-09-29 1295
3255 한국레즈비언상담소의 문을 두드리세요 한국레즈비언상담소 2005-09-29 811
3254 "너는 내 운명"에 대한 비판기사 차돌바우 2005-09-28 1178
3253 힘들다. +2 힘들군 2005-09-28 2162
3252 연극 uncutnews 2005-09-27 631
3251 동성애를 다룬 소설집 <앰 아이 블루?>를 ... +1 낭기열라 2005-09-27 1186
3250 토니로마스 쿠폰 차돌바우 2005-09-26 898
» 수업 중 동성애비하발언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 +3 goact 2005-09-25 670
3248 2005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말한다! 자료집... +1 동성애자인권연대 2005-09-25 685
3247 시민들이 읽어야 할 성소수자 인권지침서 'happy ... 동성애자인권연대 2005-09-25 584
3246 수화교실 함께할 회원을 모집합니다. +2 박최강 2005-09-25 564
3245 호빠 선수를 찾습니다 +3 모던보이 2005-09-23 1214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