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무언가 한 것도 없는데 저도 어느새 꽤 연차가 있는 회원이 되었네요. 그동안 각자 다들 저마다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온 이들 앞에서 너무 방관만 해왔던 건 아닌지 새삼 돌아보게 됩니다. 각설하고 제가 이 글을 적는 이유는 저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그 첫 번째 방안으로 이제 제 본명을 닉네임으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 홈페이지의 닉네임은 계속 '핑크팬더'로 유지됩니다.) 제가 이 단체와 인연을 맺을 때부터 함께한 닉네임으로 애착이 크지만 보다 저 다운 것에 집중하기 위해 내린 결정입니다. 그리고 새 출발을 해야 하니 적시라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언급한 새 출발이란 저의 정체성에 관한 것으로 이제 저는 무성애를 지향하는 젠더 퀴어로서의 삶을 살고자 합니다. 친구사이가 보다 많은 다양성으로 채워지길 내심 기대하던 사람으로서 제가 그 일부가 된다고 생각하니 큰 영광입니다. 이젠 같은 게이로서가 아니라 조력자로써 여러분과 함께하겠지만 제 평생을 게이로서 살아왔고 그것은 제 소중한 일부이기에 항상 마음속에 남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곁에서 같이 연대하겠습니다.) 또한 저 역시 이전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야 하므로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아직은 생소하고 막막하지만 정체성은 타고난 것 외에도 선택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믿는 한 사람으로서 제 선택이 한점의 후회도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혹여 친구사이 내부에서 저와 같이 또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거나 고민이 있으신 분이 있다면 같이 연대하길 기대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9월 정기 모임에선 '핑크팬더'가 아닌 '저'로써 만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