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제기된 동성애입법반대국민연합 등이 지난 9월 25일, 9월 26일, 10월 2일, 10월 28일, 10월 31일에 걸쳐 주요 일간지에 지속적으로 '동성애자'에 대한 악의적 편견을 조장하는 광고를 게재하여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의 인격권, 행복추구권이 침해되고 있고, 이 같은 편견조장은 성소수자 개인이 다시 폭력과 폭언 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2003년 4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동성애자를) 소돔과 고모라의 유황불로 심판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이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그로부터 20일이 지난뒤 '육우당'이라는 호를 사용하던 윤 아무개군은  자살을 택했다. “죽어서 ‘소돔과 고모라’ 운운하는 가식적인 기독교인들에게 무언가 깨달음을 준다면…. 몰지각한 편견으로 한 사람을, 아니 수많은 성적 소수자를 낭떠러지로 내모는 것이 얼마나 잔인하고 반성경적·반인류적인지”라는 유서를 남긴채였습니다.

지난 2000년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성적지향에 의한 차별금지'가 명시되고, 2004년 청소년보호법에서 '동성애'가 유해매체물 기준에서 삭제됐으며, 이미 국내법 세곳과 법무부 훈령, 국방부 훈령, 경찰청 훈령, 각 시도 인권조례 등에 '성적지향에 의한 차별금지'가 명시됐고, 2010년 대법원이 '영화 친구사이'에 대한 영상물 등급 심의 결정 취소 판정에서 "동성애가 상적지향에 하나라는 의견이 존재하고, 동성애를 유해하다고 생각해 그 표현을 제한 하는 것은 동성애자 개인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 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여전하며, 이에 대한 비난과 공격은 지속되어 왔고 위 동성애자입법반대국민연합에 소속된 단체들은 '이름'만을 달리하여 지난 2007년부터 주요일간지에 '동성애자'를 비난하거나 경멸적으로 모욕하는 광고를 잇따라 실어왔고, 최근에는 동성애자 개인의 실명과 직업 등 신상을 함께 공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한국기자협회의 '인권보도준칙' 제 8장에는 '성소수자' 항목을 마련하여 '동성애 등을 나쁘다는 식으로 작성하거나, 에이즈 등 질병 또는 마약사건과 같은 사회병리현상과 동성애자를 연관지어 보도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고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 성적지향을 공개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보도준칙이 보도영역에서도 잘 지켜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광고의 경우는 이 보도준칙의 적용대상 자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주요일간지는 광고주가 광고를 게시하면 그 내용과 관계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故 육우당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너무 많은 친구들의 죽음을 보아왔고, 너무 많은 폭력과 인권침해를 보아왔습니다. 주요일간지를 통해 자신의 존재가 '더럽고, 추악하고,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마약 등 범죄와 연관된 집단에 소속되어 있는 한사람'으로 묘사되는 것에 대해서 단지 '불쾌하다'고만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로 인한 심적 충격과 고통을 심각하게겪는 사람도 존재할 것입니다.

이 사건 신청인인 이계덕 기자의 경우에도 '성소수자'로써 자신의 성정체성을 과거 언론에 공개했다는 이유로 수많은 비난을 받았고, 그중에는 개인의 성적인 사생활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성희롱에 가까운 비난과 모욕, 경멸적 표현 등으로 고통을 겪었으며, 지난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가처분 신청, 방통위 중재신청, 언론중재위, 경찰과 법원 등 온갖 구제방법을 다 동원하였지만 여전히 사이버테러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질병관리본부 공식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듯 '에이즈의 발병원인'은 동성애와 무관합니다. 에이즈의 발병원인은 '바이러스성 질병'이므로 'HIV 보균자'와의 접촉이 없다면 발병 가능성은 제로라고 되어 있습니다. 동성간 성관계가 에이즈의 '감염경로'중에 하나일수는 있지만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는 '미국등 유럽에서는 동성간 성관계로 인한 감염이 많이 보고 되었고, 개발도상국에서는 이성간 성관계로 인한 감염이 많이 보고 되었다'고 적고 있어 '동성간 성관계' 뿐만 아니라 '이성간 성관계' 역시 주요 감염경로인 것을 알수 있습니다. 또한 성관계 이외에도 주사바늘을 통한 감염, 수술을 통한 감염, 임신 출산 등을 통해 유전을 통한 감염 등 에이즈의 감염경로는 '동성간 성접촉'이외에도 다양하게 존재하며 다른 감염경로보다 동성간 성관계가 더 위험하다는 식의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히려 질병관리본부는 'AIDS'에 대해 '올바른 콘돔사용수칙을 지키면 100% 예방이 가능하다'고 적고 있으며, 이를 위해 에이즈퇴치연맹 산하에 '동성애자 에이즈 예방 사업부'를 두어 올바른 콘돔사용방법을 알리고 이를 무료배포하면서 교육을 하는 것을 주요 예방법으로 활용하고 있고, 에이즈의 발병원인을 동성애라고 호도하게 되었을때 오히려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검사를 기피하는 등 예방에 어려움을 겪을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에이즈는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으로 에이즈 감염인들 대부분이 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하고, 수명도 일반인들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최근 미국에서 완치 사례가 나오기도 하면서 곧 에이즈를 완벽히 치료할수 있는 약이 나올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속에서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공포심을 심는 것이 적절한지도 의문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에이즈' 등 질병 문제를 동성애자들의 문제인것처럼 비난하는 광고로 얻을수 있는 '공익성'은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그 근거도 편견과 추축에 의한 것일뿐 결과론적으로 동성애자들 전체를 마치 그런 질병과 연관된 것처럼 호도할수 있으므로 '사회적 편견의 낙인효과'를 주게 됩니다.더구나 그러한 광고내용에 개인의 신상이 함께 공개되는 경우 그로인해 발생할수 있는 폭력과 테러는 더욱 클 것입니다.

지난 2010년 우간다에서는 한 일간지가 동성애자 활동가 개인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였고, 하루만에 공개된 동성애자 활동가가 망치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3년 9월 7일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결혼식'을 올린 김조광수-김승환 부부의 결혼에 난입해 '동성애를 반대한다'며 오물을 투척하기도 했고, 여전히 동성애자란 이유로 '치료해야 한다' '정신병원에 보내야한다' '다 죽어야 한다' '지옥 갈것이다' '똥꼬충이다'는 등의 온갖 비하와 비방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동성애자들이 '커밍아웃'을 한 것은 사회적인 편견을 해소하고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주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자기 자신이 솔직해지고 싶었기 때문이지 비난을 받기 위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더구나 이와 같은 비난들은 대부분 근거가 없는 추측이거나, 악의적인 편견이거나, 일부를 짜집기한 자료를 근거로 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다수에 의한 혐오와 폭력을 '의견'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더 이상 이들 단체들이 '동성애'를 일반 사회에서도 벌어질수 있는 범죄나 특정 질병을 '특정집단'인 성소수자 집단과 연관지어 편견을 조장하는 광고를 싣지 못하도록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여야 합니다. 최소한 그러한 광고로 인해 개인의 신상 및 직업등이 함께 비난의 대상으로 게시되지 않도록 가처분은 인용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