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안녕하십니까. 오랜 만에 쓰는데 천주교가 글의 주제네요. 제가 너무 편협한지라..

 

오늘은 프란치스쿠스 (혹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공식적으로 "등극"하는 날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교황이 등장하면 모두들 새로운 희망과 기대로 부푸는 듯, 바티칸 베드로 광장이 바글바글거리죠.  아르헨티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을 보면 사람이 인상이 좋아 보입니다. 되게 험상궂게 생겼던 독일계 교황 베네딕트 16세만 보다 보니 인상이 그보다 나빠보일 수야 없겠죠. 예수회 출신으로 검소하고 겸손하다고 다들 마치 구세주라도 나타난 것처럼 찬양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긴, 요즘 천주교 보면 이건 바티칸인지 소돔과 고모라인지 구분이 안가는… 천주교에서 봤을때 정말 구세주가 필요한 순간이긴 하죠). 그렇다고 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낮은 것은 아닙니다. 아르헨티나도 오랫동안 군부 독재 시절을 겪었던 나라입니다. 군부 독재 시절 아르헨티나의 천주교가 지나치게 군부정치에 덕을 입었던 것은 그리 쉽게 용서될 없는 측면입니다. 특히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과거 소시민 지역 강제철거시 그를 반대하며 농성에 참가했던 자신의 동료 신부 두명이 검거될 당시, 충분히 중재할 있었던 위치였으나, 말그대로 입닥치고 있었던 것은 그가 얼마나 군부독재와 가까웠는가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과 정치 사이에서 언제나 정치를 먼저 선택한 그의 입장은 교황이 지금에서도 달라지리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지금 와서 검소하니 겸손 떨어도 과거의 죄가 씼어지는 것은 아니죠.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그의 목숨건 반대의 목소리입니다. 동성간의 관계를 "신의 계획에 대한 공격", "악마의 계략"이라며 거침없이 목소리를 높입니다 ( 점에 대해선 별로 겸손을 안떠는군요). 동성이건 이성관계건 콘돔의 사용 역시 결사반대입니다 (쉽게 말해서 여자들은 그냥 쉴새없이 임신해서 놓고, 성소수자들은 빨랑 빨랑 죽어 없어지라는 소리같군요). 어느 종교학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회적으로 봤을 극좌파일지라도, 종교적으로는 극우파이다"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봤을 때, 바티칸 역시 그와 동일한 입장을 취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교회 안나가서 누가 교황이 되든 별로 신경안쓰는데, 외신을 읽어보면 이건 구세주 등극처럼 교황에 대해서 보도하는 것이 거슬려서 한마디 했습니다.

터울 2013-03-20 오전 04:23

언제 한번 만나서 가톨릭에 관해 논쟁해 봤으면 좋겠군요. 싫어하는 것도 '잘' 싫어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damaged..? 2013-03-20 오전 09:43

'사회적으로 봤을 때 극좌파일지라도, 종교적으로는 극우파이다'

모순돼 보이지만, 이런 게 가능한 게 인간이죠.
심지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진보적'이라는 사람 중에도
호모포비아, 트랜스포비아는 아직도 적잖으니까요...

코러스보이 2013-03-20 오후 17:55

교황은 원래 동성애 낙태 안락사에 반대하던 입장, 피임도 전염병 예방목적만 찬성하는 사람이라네요.
트위터에서 본 내용을 인용하자면 윗글 쓰신 분도 언급하셧듯이... 새 교황은 1970년대 아르헨티나 군부독재에 협조해 예수회 신부납치사건에 연루되었다는데요, 교황에 당선되고나서 위키에서 그 내용이 감쪽같이 위키에서 사라져버렸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고슴도치_233987 2013-03-23 오전 01:35

모두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야 할 것이 종교인데
가슴아프네요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10864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2 박광훈 2013-03-26 1007
10863 음란하고 섹시한 기운을 뻗쳐야 할 때~~ +3 코러스보이 2013-03-26 1237
10862 [외신] 스타벅스 CEO, '동성 결혼 반대 주주는 나... +3 damaged..? 2013-03-23 1706
10861 서울시 청년일자리 허브에서 청년혁신활동 참여자... +2 궁시렁 2013-03-23 1470
10860 [신청하세요] '모래가 흐르는 강' 시사회에 친구... +4 낙타 2013-03-23 1282
10859 [3월 포럼] 동성애 혐오에 맞선 연대와 한국 성소... 노동자연대다함께 서울 서부지구 2013-03-22 1128
10858 후원물품이 들어왔어요! 감사합니다 :) +5 낙타 2013-03-22 1583
10857 두결한장 태국 개봉 +13 김조광수 2013-03-22 1071
10856 [마이소울시티] 사랑을 얻기도 잃기도 했던 거리 +5 코러스보이 2013-03-22 1115
10855 [소식지 팀과 함께] 월간 <작은책> 발행인 안건모... +11 소식지 2013-03-21 2716
10854 [퀴어방송] 5회 업로드되었어요 리타 2013-03-20 1160
10853 소식지 회의를 오랜만에 지켜본 후 느낀점. +13 승구. 2013-03-20 2299
10852 [기사] 스트레스 없이 오래 살려면 남자끼리 결혼... +2 울산87 2013-03-20 1220
10851 [기사] 힐러리 클린턴, 동성 결혼 지지 선언 라벤더87 2013-03-20 1066
10850 [기사] 미 국민 60% 동성결혼 합법화 찬성 라벤더87 2013-03-20 990
»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공식 미사를 보면서 한마디... +4 루치오풀치 2013-03-20 1259
10848 2013 게이들을 위한 특별한 유언장 쓰기 '찬란한 ... +3 낙타 2013-03-19 1665
10847 Hallo, Beethoven?- 3/23(토)7:00 +10 코러스보이 2013-03-19 1210
10846 2013 친구사이 성소수자 가족모임에 초대합니다. +7 낙타 2013-03-17 1410
10845 공부,운동,취업준비 20-30대 소모임 옴므 2013-03-16 1107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