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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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훨씬 이전이겠지? 아마 1994년 쯤일지도 몰라.
친구사이란 데가 문을 연지가.....

그리고 내가 친구사이를 알게 된 건 이듬해이었지
조금은 유치하면서 왠지 모르게 뒤끝이 껄쩍지근하게 제 스스로 구린내가...나는...모임이름


친 구 사 이


참 멋진 작명이었던 거 같아.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이게 어째 친구사이냐고
사실은...친구사이가 아닌데 말야...풋

(음... 너무 나가다 돌 맞을지도 모르니. ...오버는 요기까지)


우연히 시청하게 된 텔레비전
서울방송에서 친구사이를 보도했고,

나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던 나이에 나는 다짜고짜 간편한 복장으로 친구사이 사무실을 찾아갔어.
어렵사리 찾아낸 친구사이 사무실.
왜 그리도 어렵고 복잡한 곳에 친구사이가 있는 거야?

진짜 친구 맞아? 웬수사이 아니야?
친구사이라면서 찾아 오기가 왜이리 어려운 거야.


좀 쉬운데 떠억하니 열려있으면 얼마나 좋아.

홍대입구역 어쩌고...찾기 쉽다더니....

난생 처음 내려 본 홍대입구역 대합실.....
거긴 뭐

희안하게도
짜증나게 열받으면서도 손을 떼지 못하던  게임.
게임이 끝나면 컴퓨터를 뽀사 버리고 싶던 게임.

둠의 배경화면 처럼

좌우 앞뒤가 타일만 촘촘히 박힌 광고판 하나 없는
살벌하고도 휑한 듯한 그 밋밋한 3D 공간들....
그렇게 홍대입구역 대합실은 딱딱한 풍경이었고...

게다가 왜 그리도 갈길이 머언지...
둠에서 괴물 다 쏴 죽이고도 다음 공간으로 이동할려면
씰데 없이 휑한 기인 출구를 띠걱 띠걱 귀찮게 헤메나가야 했던 것과 완전 똑같았어

완전 엿같은 그런 곳이었던 거 같애
홍대입구역 대합실이 말이지.


힘겹게 지하철 역을 빠져 나오고도

이리 저리 골목을 걷고 돌고 서야...

학~ 학~ 학~ 여긴가 보다...
안도하기도 잠시..

으슥한 계단을 타고 이층으로 올라 오라네...

거기에 무슨 구국청년 기동대의 은닉된 비밀 사무실 같은데를
쓰고 있는 거야.


이거.. 이거 진짜 친구사이 맞아요???

아마...그때 건물 입구 문도 봉쇄한 채.....
전화를 걸어주고 찾아 오면 열어 줬었지 않았나 싶네.
떳다방인가?
바다이야긴가?

아!!  물론 건물주가 야밤에 건물에 손님이 들락 거리는 것을 꺼려서...눈치보느라 그랬었었던 거 같은데...

암튼 둠 게임 한판 짜증나게 끝내고
다음 판에 맞닥뜨리는
으슥한 폐건물의 떳다방 같은덴 거야.


웬수사이 인게야.

친구사이는 무슨...



아!!  설마 친구사이가 그때
진짜로 비밀 결사대 처럼 그렇게 운영할려고 했겠어?
첨오는 사람들 마다 친구사이가 아니라 웬수사이라고 넋두리 해주길 간절히 바라진 않았겠지?





왜 그랬을까?

나는 무엇을 찾아왔던 것일까?
누군가 "너는 김 개똥이" 라고 내 이름을 규정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
누군가 나를 닮았을 지도 모를 " 김 소똥이"를 맞대면해 보기위해서?


처음 내 발을 들여 놓았던 날
딱 그런 느낌이었어.


"내가 여기 왜 왔을까?  띠잉~~~!!  나 떠민 사람 누군겨? 내가 안 온다 그랬잖아!!"




나의 첫 걸음은 그렇게 후회막급으로....


내가 어릴적부터 혐오해 마지않던 기지배 같은...사람들을
한명도 아니고 떼거지로
나는 보게 되었고...


내켜지지가 않았어.
하지만...


내 새로운 인생의 시발점에
내가 선택한 그 시발점에 친구사이가 낚였던 건데
뭐 어쩌겠어.


비싼 낚싯줄 덧졌더니
멍청한 개구리 잡혔다고
귀가 할 순 없잖아.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나
그리고 친구사이....


그땐 그랬어.
어린 나이에 내 주변에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거든.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채팅이라도 해보지 그랬냐고?

야야!!!

그땐 인터넷은 커녕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다 야!!


기껏해야 할부지 할매 고모 아부지 엄마 누나 형 동생 조카가 모조리 줄서서 대기하다 순서되면
잠간씩 전화기 돌림빵 놓던 시절인데

핸드폰으로 "밥상에서 밥 먹다 방구 꼈네 어쩌네" 하고 시시껄렁한  통화를 하고
인터넷으로 "오신님 방가루~ 키랑 몸무게 나이를 대 주셈" 고상하게 채팅수다를 떠는
깔쌈한 미래가 올지나 알았겠냐고




게다가 그땐 제 아무리 웬수사이 같을지라도
친구사이 사무실이라도 나가 보지 않으면


도둑님들 마냥 꼭꼭 숨어 있는 이반들을 볼 수도 없었지.



기껏해야 남자 화장실에 담뱃불 지진 자욱과 함께 갈겨진
"연락주세요 빨아드려요 " 어쩌고 하는 잘 빨아 준다는 세탁소(?) 광고 전화 보고서나

진짜로 참하게 이쁘게 뽀얗게 빨아주긴 할려나... 두근거리면서...
연락할까 말까 하던 때인걸... 그때가...



지금이야. 눈만 뜨면 걸리적 거리는 게 이반일테지..쳇
다들 꽃미남들인지라 어딜 나가도
하도 주변에 걸리적 거려서 귀찮아서 숨어 산대지 요샌

그때는 ...

참 불행했던 거야.

요새야 인터넷 검색하고 페이스북 뒤져서 개똥이, 소똥이, 말똥이, 닭똥이 살짝 살짝 골라가며 간 보는 재미가 쏠쏠할테지만

나는 나 말고 친구사이...
그렇게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외길을...
걸어다녔지.


나가봐야 재미도 없는데.
만나봐야 눈만 멀뚱 멀뚱..

나한테 특별히 기인 대화를 건네주는 이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말재간이 좋아서
한 놈이라도 붙잡고 농담 따먹기를 하길하나..



친구사이 사무실에 떠억하니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진중하고도 묵직하게 킨제이 성보고서 가라사대
조신한 한양 양반댁 도련님들 중에 장작패는 마당쇠 꿀벅지에 뻑갈 확률이 어쩌고
얘기를 주고 받을 처지도 못되고...


재간도 암것도 없던 내겐
뭐 특별한 일도 없는데...

그게 내 첫단추 였는데.






다행스러운 일은.....

아마 ....  


식?성?.....!!!!


내가 참 언급하기 싫어하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인텔리전트하게 대체해줄 단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식성으로 .....가지 뭐...


난 봤던 거야.

그게... 겨우 그게...

나로 하여금 친구사이에 끊임없이 찾아오게 만드는....유일한 이유가 되었던 거지.

천진난만한 미소.

게다가 서울남자...

몰라.

아무래도 촌사람 컴플렉스 였었나?
왜 그렇게 뽀얀 서울남자가 좋았었지?


뭔 인권이 어쩌고 저쩌고 떠들어 대는 사람들
이따금 외국에서 누군가 오고 가고 하면서
사무실은 한적한 듯 늘 분주했는데도...

내가???  
친구사이를 줄기차게 찾아 갔던 단 하나의 이유는....

졸라 내 식성을 어떻게 좀 해 볼려고...


딱 하나 그거였던 게 검증되고 말았지

그랬으면서.....정작 사무실에 또 누군가..
새로운 사람이 어렵사리 찾아오고 가고 할 때에


이따금 쫌 빈티 나는 뉴페들이 있지.
친구사이를 처음 찾아 와
어렵고 힘든 걸음에 가쁜 숨도 다 추스르지 못한 채 헉헉 거리면서도....

첫마디.


"여기 오면 좋은 사람 소개 시켜 주나요?"


노골적으로 얘기하던 그.... 간절하던(?) 빈(貧)티지 사람들의 입방정을 마주하면


고상하게...벌레보듯 은근슬쩍 눈을 흘기긴 했지.


그러면서도...
내가 점찍어 놓은 그 남자가 오는 날엔 ..

좋았다가.... 좌절했다가..
혼자서 상상의 영화도
찍어보고 소설책은 열댓권도 더 써대고

볼 때는 좋았는데, 대 놓고 말 한 마디 못 건네는 나....

에잇!! 왜 하필 덥다면서 상의를 벗고...

왜 하필 나의 ....

오마이갓뜨!!!!   마이 프레쎠스~~ 패티쉬.....

까만 나시티 사이로 뽀얀 속살을 내 보이고...







워처켜.. 어케 말을 좀 걸어봐야 쓸낀데...
워처켜...거거 삐삐 번호없슈? 쫌 워치케 안되남유?...













PS : 삼류 포르노 소설이 되지 않게 XX를 잘 추스리면서 사뿐 사뿐 써 내려가도록 조심하겠습니다.  
그냥 게시판에 재밌자고 쓰는 글이니 음해 한다거나 폄하 한다거나 희화화 한다거나...
어휴.... 생각하면 무서버....그런 오해는 마시길.  
해외에서 나마 변함없이 제 할일 충실히 찾아 애쓰는 친구사이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김유현 2011-05-07 오후 23:36

식성을 대체할 낱말이라.. 원상향=원하는 이상형 성향.. ㅋㅋ

코러스보이 2011-05-09 오후 19:06

흠... 속편이 기대되네요.ㅎ 옛시절의 재미난 뒷담화들 슬쩍 풀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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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