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게시판

인권침해상담
성소수자이거나 혹은 성별표현이 달라서 혹은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발생하는 인권침해와 차별은 부당합니다.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고 넘어가기보다 인권상담팀과 상의를 해 주세요.
우리는 당신의 권리를 지지하고 지원합니다.
당신은 온라인, 전화, 대면 상담으로 우리와 상의를 할 수 있습니다.

전화상담
친구사이 사무국: 02-745-7942
운영 시간: 월~금, 10:00~19:00(토,일요일 휴무)

대면 상담을 원하시는 경우 이메일이나,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해 주세요.
찾아오시는 길: 서울시 종로구 돈화문로 39-1 묘동빌딩 3층
이메일: contact@chingusai.net


처음에 게이나 레즈같은 소수의 사람들을 알았을 때는 생소하고 외계인같은 존재인줄만 알았습니다.
후에 야오이 소설을 읽고 난 뒤 허황된 꿈만 커져 갔지요.심지어 남자로 성전환해서
게이짓을 해보고 싶다라는 철없는 상상을 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남자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전부터 여자에게도 좋다는 감정을 느끼는 겁니다.
동성애라는 걸 그렇게 좋게 생각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혼란스러웠습니다만.
어떤 발광을 해도 여자가 좋은걸 고치진 못했습니다.
꾸미고 치장한 여자가 아니고 순수하고 여린 여자가 좋습니다;;
보살펴주고 싶고 같이 옆에 있어주고싶고..친구를 넘어선 감정을 느끼는 겁니다.
그렇데고 레즈비언이 아니구요 남자에게도 여전히 좋다는 감정을 느낍니다.
양성애자인것 같습니다.
근데 웃긴게 제가 여자를 좋아함에도 불구 여자라는 이미지가 싫다는 겁니다.
스타킹,치마,화장 등.. 다 뜯어고치고 꾸미고 남자한태 애교떠는 그런 모습이 싫어요.
전에 제 엄마가 아빠에게 애교떠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는데 .. 정말 불효지만 혐오스러웠습니다.
그런 여자의 이미지가 너무 싫습니다.
제가 여자라는 사실이 전부터 계속 수치스러웠습니다.
여자인데 여자혐오증이 있다니.게다가 여자도 좋아한다면서..웃기죠?
같은 여자친구들과 함께 다니는 것이 너무 싫어서 언제부터인가 저 혼자
돌아다니는 것 같습니다.영화볼때도 놀러갈때도. 왕따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혼자있는게 더 편합니다.
제가 싫어하는 유형이 아니고 좋아하는 이상형이라면 더 혼자인게 편합니다.
괜한 감정을 상대방한테 느끼고 싶지 않아요.그사람은 이성애자일 테니까.
전 이해해줄지라도 연인사이로는 발전하지 않겠죠.
그리고 어릴때부터 주위사람들에게 놀림을 많이 받았는데 너가 여자라는 식의 놀림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냥 놀리는게 아니고 정말 악의적으로요.
유전적인 영향인가 뼈 골격이 크고 굵고요,다리털도 좀 심하게 있고..
그것때문에 성전환까지 생각하다니 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그런것 때문에 이젠 제가 속으로는 남자라는 느낌까지 듭니다.
별것 아닌것 같은데 저한테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상처도 많이 받고 창피했습니다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남자같이 행동하다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 성전환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었습니다.
여자도 동성애자,남자여도 동성애자라면
전부터 생각해왔던 남자가 되는게 더 낮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해 봤습니다.
여자라면 무조건 남자에 안겨야 하는 이미지가 너무 싫습니다.
여리고 애교부려야 하는 인식이 혐오스럽습니다.
덩치 크고 우락부락한 여자를 괴물로 보는 사람들을 죽여버리고 싶습니다.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지만. 그것도 소수일 뿐입니다. 어쩌피 대부분은 다 저런 인식을 가지고 있을겁니다.
그렇게 나쁜 사람들만 있는게 아니라고 말하실 거리면.. 그 말은 맞습니다.
저도 그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주위엔 그런 사람들이 많지는 않습니다.대부분 딱 틀어박힌 인식만
가지고 있을 뿐. 저 인식은 제가 성인이 되어도 절대 바뀌지 않을 겁니다.
더군다나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말입니다.
정말 남자가 되고 싶습니다.
부모님 설득,남들의 시선 따위 신경쓰지않고 떳떳하게 남자로 살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게임회사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데 이력서에 학력까지 기록된다면
설마 여고나 여중을 다닌것까지 기록될지..
그러면 성전환자인게 단번에 들통나는건가..
생각이 복잡해줍니다.
성전환을 하면 사람들이 날 혐오할지도 모른다..하지만 지금 상태보단 훨씬 나을것이다.
이 두 생각때문에 무척 힘듭니다.
그냥 여자로 눌러 살아야 할까요.....

차돌바우 2011-03-02 오후 18:25

안녕하세요.
친구사이 상담팀 차돌바우입니다.

먼저 답변이 늦어진점 사과드립니다.
아무래도 nabi109님께서 상담하신 부분은 저희가 잘 알고 있는 분야가 아니어서요.
일단은 병원에 가보시는 것이 순서 일듯 합니다.
님께서 성전환 수술을 하던 어떻던 간에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봐야 결과가 나오는 것이거든요.
혼자서 괴로워 하고, 힘들어하면 점점 더 힘들어 질 뿐입니다.
병원에 가보라는 뜻이 "치료"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현재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아 보자는 것입니다.

힘내시고, 마음의 평화가 빨리 찾아오길 바랍니다.

박재경 2011-03-03 오전 04:49

안녕하세요 nabi109님 반갑습니다.
가람님이 답변 달기로 했는데, 차돌바우님이 먼저 달아 주셨네요
조금 기다리시면 가람님의 답변이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양해바랍니다

가람 2011-03-04 오전 00:44

안녕하세요, nabi109님. 친구사이 상담팀 가람이라고 합니다.

nabi109님의 말씀을 보니,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nabi109님의 말씀대로라면, nabi109님은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지니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자신의 여성성에 대한 불만이나 혐오(이것 때문에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라고 받아들여지지만 스스로 로는 남성인 트랜스젠더(FTM 트랜스젠더)에게서 '여성혐오'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여성이라고 생각하면서 드는 수치 등을 보면 그렇습니다.

이미 알아보셨을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생물학적 성별과 별개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니시는 분들은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확실하게 '남성' 혹은 '여성' 중 어느 한 쪽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나,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에도 트랜스젠더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의학계나 심리학계에서는 이러한 정체성이 특별하거나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라고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한편, 트랜스젠더라고 해서 꼭 이성애적 욕망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양성애자도 많고, 동성애자도 많습니다. 즉 생물학적으로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이 되어서 남성과 사귀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성별에 대한 인식, 즉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동성애, 양성애, 이성애)는 서로 별개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육체나 성애, 또 이와 관련한 정체성은 한 마디로 정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트랜스젠더'라고 이름붙이는 것이 낯설거나 틀린 듯한 경우도 많고, 성전환수술과 같은 의료적 조치를 꼭 원하지는 않지만 동시에 자신의 육체에 대한 혐오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자신의 마음을 잘 돌아보면서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편견이나 현실적인 어려움과는 관계없이, 정말 자기 마음 있는 그대로를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금의 고통스러운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계들을, 조심스럽게나마 밟아가는 것입니다. 정신과 상담은 여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이나 마음에 대해 찬찬히 같이 얘기하고 풀어보면서,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고, 어떻게 지금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확인한다면, 호르몬 투여 등 의료적 조치를 밟게 됩니다. 자신의 성별 정체성으로 인한 고통은 신체적 변화를 통해 일정 정도 치유되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여러 이유로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의료적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트랜스젠더와 관련한 온라인상의 카페나 모임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모임을 통해 더 많은 정보도 얻을 수 있고, 같은 경험을 한 분들의 경험들을 함께 공유하고, 고통을 토로하고 공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nabi109님이 정체성에 대해 나중에 어떻게 정체화하든, 같이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한편, 성전환을 하더라도, 주민등록상의 성별까지 정정해 나가시면서(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성전환자가 몇 가지 조건을 갖추면 성별을 정정할 수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시는 데 크게 무리 없이 다니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기업에 다니시는 분들도 있고요. 다만 여전히 불편한 것도 있고, 사정성 성전환수술이 성별정정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 어려운 점도 있을 수 있겠지요. 어떤 분은 자기 자신을 '간성' 즉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특질을 모두 가진 사람이었는데 어렸을 때는 잘 몰라 여고를 다녔다고 하는 등의 약간의 '거짓말'을 해야 했었다고도 하더라고요. 그렇더라도 서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개인정보를 잘 보호하려고 노력하는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상담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행복해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역시 점점 더 많이 가지게 되실 것이라고 믿으며 응원하겠습니다. ^^ 더 필요하시거나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면 상담게시판에 글을 다시 올려주세요.

아, 그리고 혹시 FTM 트랜스젠더 분에게 (트랜스젠더단체 '지렁이'에서 활동하신 분) 이메일 등으로 상담을 받으시길 원하신다면 말씀해 주세요. 연락처를 알려드릴게요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