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동성애’ 아닌 ‘사랑’이 소재”
[노컷뉴스 2005-09-02 09:52]
영화 '동백꽃'의 이송희일감독과 최진성 감독(왼쪽부터) (이찬호 기자/노컷뉴스)
남성 동성애자들의 사랑을 다룬 퀴어 멜로 영화 ‘동백꽃’(감독 최진성 소준문 이송희일)이 1일 서울 용산CGV에서 시사회와 기자회견을 갖고 작품을 공개했다.
‘동백꽃’은 ‘동백꽃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3개의 짧은 영화를 옴니버스로 엮은 작품으로 한국남성동성애자 인권단체인 ‘친구사이’의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게이 포털사이트 ‘(주)딴생각’의 투자로 제작된 배경을 가지고 있다.
동성애자 포털사이트 투자에 동성애자 감독도 참여
세 작품의 감독 중 한명이자 영화 전체의 프로듀서 역할을 맡은 이송희일 감독은 “동성애 남성들의 모습을 담았다고 해서 특별한 의미를 두기 보다는 일반적인 사랑의 모습을 담으려 했다”며 영화의 의의를 설명했다.
동성애자의 사랑도 일반적인 사랑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뜻. 실제 세 영화에는 동성애 연인들의 사랑과 질투, 사소한 다툼 등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송희일 감독은 “2~3일 정도의 짧은 기획으로 진행된데다 1달간의 작업, 1,500만원이라는 제작비 등 열악한 환경 때문에 제작에 무리가 있었다”고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또 “한국에서도 공개적으로 동성애자 감독들이 모여 논의, 제작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감독로만 감독진을 꾸릴 수가 없어 기획이 약해졌다”고 털어놨다. 전라남도의 작은 섬 보길도를 배경으로 촬영된 이 영화는 부족한 제작비 문제로 실제 스태프들과 출연배우들이 보수 없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색보정 등 후반 작업도 하지 못한 채 시사회에 걸렸다.
제작진은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왜 섬이라는 공간으로 동성애자들이 갈 수 밖에 없었나를 생각해 보면 영화의 의의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충분한 지원이 따른다면 상업영화로 찍을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동백꽃’은 영화진흥위원회가 배급을 맡아 CGV 인디영화관 등 4개 영화관에서 16일 개봉될 예정이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찬호 기자 hahohe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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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2005-09-02 09:50]
<조이뉴스24>
"'동백꽃'은 사랑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다. 다만 그것이 남자와 남자의 사랑이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퀴어 옴니버스 영화 '동백꽃'(감독 최진성, 소준문, 이송희일)이 1일 오후 용산 CGV에서 언론 시사회를 진행했다.
최진성, 소준문, 이송희일 세 감독이 연출한 옴니버스 영화인 '동백꽃'은 보길도에서 일어난 세가지 퀴어 멜로를 엮은 작품이다.
영화는 '동백꽃'이라는 신파적인 소재와 '보길도'라는 한정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성별을 떠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18세 관람 등급의 '동백꽃'은 밀도 깊은 멜로 정서 속에 남성과 남성의 성교 장면 등이 삽입돼 있다.
1천500만원의 제작비와 노개런티로 출연한 배우들, 섬에서 단 일주일만에 촬영을 완료한 '동백꽃'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으로 오는 16일 4개관(CGV 인디영화관 3개, 필름포럼 1개관)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조촐하게 진행된 영화 시사 이후 가진 간담회에는 영화의 연출을 맡은 세 명의 감독과 주연배우 황춘하, 이응재, 김왕근이 참석했다.
먼저 첫번째 에피소드 '김추자'를 연출한 최진성 감독은 "왜 나는 여자를 좋아하는가?"라는 물음에서부터 출발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두명의 감독이 모두 커밍아웃을 한 상태에서 유일한 이성애자인 최진성 감독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편적인 사랑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두번째 에피소드 '떠다니는 섬'을 연출한 소준문 감독은 이번 영화가 첫 연출작이다. "스태프들에게 내가 게이라고 말하는 거부터 가장 힘들었다"고 말하는 소준문 감독은 '솔직한 게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마지막 '동백아가씨'를 연출한 이송희일 감독은 '친구사이'라는 동성애자인권연대모임의 회원으로 '언제나 일요일같이'(1998), '슈가힐'(2000), '굿로맨스'(2001) 등의 작품으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평소 퀴어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해 왔던 이송희일 감독은 이번 '동백꽃' 프로젝트로 이땅의 모든 동성애자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먼저 이송희일 감독은 '동백꽃'의 작품 의도에 대해 "한국에서 공개적으로 퀴어 영화를 찍어 보자는 것에 의기투합해 한달만에 작업하게 됐다"며 "다른 무엇보다 섬이라는 공간에 동성애자들이 왜 가 있는가에 대한 의미를 관객들이 알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밝혔다.
소준문 감독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며 "첫 작품이기도 한 이번 영화로 내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나타내고 싶었는데,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말했다.
'김추자' 편에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지만 과거의 연인과 해후하면서 흔들리는 남자 '왕근'을 연기한 김왕근은 개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떠나니는 섬'에서 오랜 연인을 떠나 새 삶을 시작하고 싶어하는 남자 역을 맡은 이응재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봐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추자'에서 인상적인 드랙퀸을 연기한 황춘하는 "독립영화 상영 기회가 자주 생겼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사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의 연출자 김태용 감독이 '동백아가씨'편에 동성애자 역으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명화 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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