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읽기 모임 ‘언니의 분장실’ 시즌 3을 노크하려는 당신을 위해>
‘언니의 분장실’이라니,
주류에서 밀려난 늙은 게이들이 신세 한탄을 하는 모임인가요?
희곡/연극을 통해 아직도 처치곤란한 끼를 불태우자는 모임인가요?
아니면, 지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텍스트를 비평하는 모임인가요?
규정당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고 나이든 게이로서의 포지션에 상처받아온 누군가에게는 이런 선입견에 위협당하기 쉬운 모임에 마음을 내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스스로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우리는 성소수자로 살아왔습니다. 롤모델 하나 없는 낯선 삶의 무대에 무방비상태로 서야 했고, 수많은 시행착오의 세월을 거치며 몸도 마음도 점점 지쳐왔습니다. 언젠가는 힘들다 주저앉은 자신의 모습에 실망도 했고 가끔은 뒷방게이라 자조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삶의 무대에 오르는 일이란 나이가 들수록 무섭고 부담스러워지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힘들다고 고백하는 일에는 주저하게 됩니다. 언니라는 미명 하에.
우리의 삶에도 분장실이 필요합니다. 분장실에서 우리는 누군가의 삶을 읽고 누군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다양한 삶을 연습하기도 합니다. 가끔은 긴장을 내려놓고 신나게 수다를 나누기도 하겠지요.
지금 우리가 내놓는 이야기들이야말로, 자신과 서로를 돌보며 자긍심을 회복하는 담론이 되고, 나아가서 한때 꿈꿔 봤던 멋진 언니가 되기 위한 모험의 서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첫 질문들에 다시 대답해봅니다.
‘언니의 분장실’이라니, 주류에서 밀려난 늙은 게이들이 신세 한탄을 하는 모임인가요? 신세한탄이 아니고, 스스로가 살아낸 삶에 소중한 의미를 부여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희곡/연극을 통해 아직도 남아있는 끼를 불태우려는 사람들의 모임인가요? 욕망에 솔직한 것이 어때서요? 욕망에는 차별이 없습니다.
지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텍스트를 비평하는 모임인가요? 유머와 수다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마음을 열어가는 모임입니다.
“희곡 읽기 모임 ‘언니의 분장실’은 이렇게, 삶의 무대를 새삼스럽게 준비하는 언니들을 위한 설레는 분장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 당신이 퀴어커뮤니티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이미 당신은 누군가의 언니입니다.”
✔ 일시: 4/8(토), 4/15(토), 5/6(토), 5/13(토) 18:00~21:30
✔ 장소: 친구사이 사무실(서울시 종로구 돈화문로 39-1 묘동빌딩 3층)
✔ 신청: https://forms.gle/mmn2Apb2h3EE36B9A
✔ 대상: 중년게이 or 중년을 준비하는 게이
✔ 참여인원: 회차별 10명
✔ 문의: 02-745-7942 / 7942.contac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