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에 커밍아웃을 한 이후로 ... 직장에서도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들이 연인과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 남편과 시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 만큼
나 역시도 자연스럽게 친구사이 이야기, 지_보이스 이야기, 게이들 이야기, 동반자인 마님 이야기를
늘어놓죠
어차피 사는 사람 이야기이니까 별 다를게 없겠지 싶어서 말이죠
그 사이 여직원중 한 명은 친척 중에 첨에는 레즈비언 부치라고 하더니, 트랜스젠더(FTM)라고 고백을 했구요
또 예전에 일하던 근무지에 친하게 지내던 후배가 레즈비언인데, 어찌 어찌해서 억지로 결혼을 했는데,
남편에게 험한 소리 듣고, 맞고 사는 이야기에 공분을 하며, 자랑스럽게 희망법을 알려준 이야기이며(가람이 팔음)...
( 이혼으로 잘 마무리 되었다는 후일담까지)
지_보이스 공연에 관람와서 " 한 번쯤은 볼만한 재밌는 공연이네" 하는 감상평도 듣기도 했죠
그러나 꼭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예요.
서로에 대한 사소한 오해들도 이 년 저년 하면서 머리채 잡고 싸운 건 아니지만
고성도 오가고
동성애혐오적인 이야기이며, 소수자 비하하는 말들도 잘들 하는 그들이기에 조금은 불편한 적도 있지요
그들 입장에서 보면, 저 역시도 불편한 구석이 있을 거예요.( 저보고 남성 편애주의자요, 여성 혐오주의자래요^^)
모든 면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보니까 " 퍼펙트" ㅋㅋㅋㅋ
며칠 전에 모 직원은 남편이랑 남편 친구랑 조금만 오뎅바에서 술 한잔 씩 하고 있었나 봐요.
MBC 피디수첩에서 친구사이 사람들 무더기로 매체에 나온 시간에 말이죠
모 직원: 과장님 피디수첩 나온 거 봤어요
나: 집에서?
모직원: 아니요. 조그만 오뎅바에서 남편이랑 남편 친구랑 술 한잔 하면서
모직원: 나 미쳤나봐, 작은 가게인데 너무 소리쳤어
" 우리 과장님" " 과장님" 보라고
나: ㅋㅋㅋ 목소리 좀 컸겠어
모직원: 남편 친구가 트랜스젠더랑 게이를 구분 못해서 설명해 주었더니, 신기해 하던 걸요
나: 잘 했네 . 평생 잘 하는 일 없더만 딸랑 그거 하나 잘했어
남편은 진작 알었고 남편 친구는 괜찮았어
모직원: 별 반응은 없었고 방송 재밌게 보던걸요.
울 병원 과장님 아주 독특해서 싸이코 같다고 설명을 아주 잘 해 주었어요 호호호
나: 응 나도 그래
우리 동네 형은 병원 직원들이 하나 같이 개싸이코 인 줄 알잖아 호호호
모직원: 아니 과자님 근데 왜 뻥치세요
지가 주인공이라더니 왠 엑스트라야
같이 노래하던 다른 사람들은 멀끔하고 이쁘더만, 지 혼자 제일 뚱뚱해
얼굴도 시커멓고
나: 엑스트라든 뭐든 상관없어
난 항상 주인공이니까
우리 애들이 이쁘긴 예쁘지 ^^
모직원은 추정 하건데 일지, 샌더가 이쁘다고 어쩜 같은 게이인데 그렇게 차이가 나냐? 라고 핀잔을 준다.
그녀는 항상 나에게 이태원 게이가 되어주면 안되냐고... 그런 편견을 가지고 싶다고 나에게 말을 하곤 한다.
나: 그러든 말든...... 난 소중하니까
모직원: 과장님이 의사니꺼 그나마 ....
모직원: 저는 병원 그만 두려고 해도 계속 과장님이랑 연락해야 겠어요
나: 왜
모직원: 앞으로 애를 낳을 텐데.... 지가 이성애자든 비성애자이든 어떻게 알아
태어난건데
혹시나 애가 그러면, 과장님에게 상담이나 받으려구요
난 우리 애가 그러더라도 정말 써포트 팍팍 해 줄거라니까요 ^^
갑자기 늘 말 싸움 하던 직원이랑 보낸 시간들이 머릿 속을 하얗게 스쳐 지나갔다.
변하긴 변해가나보다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