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그래서 말을 어떻게 하고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성적소수자일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문제는 이 친구가 이성애자이라는 거죠
물론 이 친구가 좀 애매하게 행동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다른 동성친구들과는 약간 결이 다릅니다. 저한테는 이상할 정도로 잘해줍니다.
제가 안보이면 절 찾는다는가, 마음이 허하다면서 연락한다던가,
그냥 절 빤히 보기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 쓰다보니 저 혼자 의미부여인 것 같아서 상담하시는 입장에서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습니다.
암튼 신경쓰이게 하는 부분이 있어서 혼자 오해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에게 여친이 생기고 나니 미쳐버리겠습니다.
자꾸만 더 신경쓰이고 더 집착하게 됩니다.
물론 이런건 저안에서 끝납니다.
요새 들어와서는 제가 오해한 부분이 크다고 생각들거든요.
또 나만 바라봐를 그사람한테 강요하는 건 절대 안된다고 생각하구요
오로지 제 마음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사람이 여친과 무슨일이 있었다는 말 한마디에 우울해하고 그날은 완전 나락으로 헤맵니다.
지금도 잠을 못자고 이러고 있네요
쓰다보니 이런 것도 상담이란게 될 수 있을까 하는데
돌아버릴 것 같아 여기까지 흘러들어 글을 남깁니다.
어찌보면 제 스스로도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알수있을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포기가 잘 안돼요. 그사람을 너무 사랑하게되었거든요.
포기하자 그냥 좋은 친구로 남자해도, 정신을 못차려서 ㅠ,ㅠ
자리만 비워도 어디 갔을까 별의별 상상의 나래를 펼쳐요.
안보면 되겠지 해서 의도적으로 외면한적도 있는데 자주 마주칠 수 밖에
없는곳이고 그사람도 절 친구로서 좋아하기에 제가 그러면 마음아파하더라구요
그래서 미쳐버리겠습니다.
마음의 짐이라도 내려놓을 수 있게 이런 경우 어떻게 해쳐나가는지
어떤 식으로 마음을 다 잡아 가는지 그런 조언 부탁드립니다.
요새 들어선 마음의 병만으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그럼 하찮은 저의 고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답글이라도 남겨주세요 ㅠ,ㅠ
고민을 솔직하게 고백하신 용기에 박수와 함께 위로를 보냅니다.
적어주신 글을 통해서 님이 얼마나 진지하게 친구분을 사랑하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삶의 과정 중에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과 삶의 일부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은 아프더라도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는 이러한 사랑의 과정을 통해서 삶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고, 나와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할 있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생기는 ‘좋은 일’ ‘고민되는 일’ 들에 대해서 감정에 푹 묻혀있기 보다는 때로는 한 발 자욱 떨어져서 자신의 감정을 성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에만 너무 얽매이면 자신의 내면의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없기 때문이며 또한 현재만 생각하다보면 더 나은 미래를 놓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많은 성소수자들은 님과 같은 비슷한 경험들을 한두 번 겪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용기를 잃지 마시고 지금 당장에 어렵고 고단하지만 강해지고 단단해지시기 바랍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위로이자 조언은 ‘님에게 같은 성정체성을 가지는 또래의 성소수자 친구들이 많았으면 현재의 고민이 훨씬 덜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님이 느끼는 사랑의 기쁜 감정 혹은 슬픈 감정들을 모두 다 혼자서 감내하고 억압하다보니
더 많이 외롭고 힘들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친구들이 많다면 조금 더 나아질 것입니다.
성소수자커뮤니티에 대한 신뢰 혹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우리 단체와 같은 공식적인
모임에 참가해서 또래 친구들 혹은 인생 선배들과 대화를 해 보면 어떨까요?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