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성애를 테마로 삼았다는 이유로 우리영화 '왕의 남자'(감독 이준익·제작 씨네월드 영화사아침)의 본토 상영을 금지한 가운데, 세계 각국 언론과 게이 커뮤니티 뉴스사이트에서도 이를 주요 뉴스로 전하며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이를 처음으로 전한 중국 신경보, 상해일보 등 중국 언론을 비롯해 세계적인 통신사 로이터, 영국의 가디언과 BBC, 미국 뉴욕타임스 등 주요 매체들은 지난 4일과 5일 중국 정부가 '브로크백 마운틴'에 이어 동성애를 다른 한국의 히트작을 결국 상영 금지시켰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한국 상영 당시 극장에서만 850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대한민국 전체 인구 4800만명 가운데 4분의1 이상이 관람한 작품이 '미묘한 게이 테마', 노골적인 성적 표현을 이유로 중국 상영이 좌절됐다"며 중국 정부의 결정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내기도 했다.
BBC 역시 '가벼운 입맞춤이 등장할 뿐 ('브로크백 마운틴'과 달리) 노골적인 섹스신이 없고, 왕과 광대는 망설이는 표정만을 교환한다"고 보도했다.
이들 외에도 아일랜드, 호주, 말레이시아, 루마니아 등에서도 관련 소식을 크게 다뤘으며, 소식을 접한 각국 케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중국 당국의 '왕의 남자' 상영 금지 결정 소식을 비중있게 전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365게이닷컴, 영국의 핑크뉴스 닷컴 등은 '왕의 남자'의 중국 상영 좌절을 중국의 동성애자 인권 상황 등과 비교하며 더욱 상세히 전했다.
365게이닷컴은 '왕의 남자'에 대해 "게이에 대한 묘사는 미묘하다. 독재자 왕이 광대를 향해 은밀한 눈짓을 보낼 뿐인데 북미 기준이라면 거의 묘사가 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라며 "중국에서의 게이 및 레즈비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브로크백 마운틴'에 이어 또 다시 게이 영화를 금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0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