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얼마전 하인스 워드의 방한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고 있는 다민족 가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얼마나 깊은지, 그 편견과 차별이 이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고 있는지 조명한 적이 있다. 그러나 하인스 워드가 떠나고, 오늘도 우리 사회에서는 다수의 사람들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 받고 냉대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는 어린 아이들조차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 성적 귀속감 따른 차별 없어야 -
이 사회에는 자신의 생물학적인 성(性)과 다른 성에 귀속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생물학적인 성은 남성인데, 여성에 귀속감을 갖고 여성으로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나, 그 반대의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여성의 몸에 갇힌 남성이나, 남성의 몸에 갇힌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아이언 레이디’나 ‘뷰티플 복서’는 이들이 겪는 고통과 이들의 꿈을 그리고 있다. 이들은 단지 성에 대한 귀속감이 자신의 생물학적인 성과 다르다는 것만 빼고는 다른 사람들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이유 하나만으로 이들은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것이 아닌데도 너무나도 높은 편견과 차별의 벽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단지 낯선 존재라는 이유만으로 그렇다.
요즘은 이들이 의학의 도움을 받아 호르몬 투여나 수술을 통해 외모나 신체의 구조까지 자신이 귀속감을 갖는 성과 일치시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오랜 역사 동안 사회는 이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인격의 일부인 성에 대한 귀속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고, 이를 억압하고 부정해 왔고, 그런 편견은 굳어져서 지금도 이들에 대한 억압과 차별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 전반의 인권의식이 높아지면서 이런 부정과 억압이 이들에게 얼마나 야만적인 폭력이 되는지 깨닫기 시작했고, 여러 선진국들은 사회적·법률적으로 이들의 욕구를 이해하고 수용하기 시작했다. 선진국들은 이들의 성별 정정과 결혼, 입양을 허용하거나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22일 대법원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성전환자들이 호적을 정정하여 전환된 성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우리 헌법의 정신에 맞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미 다른 성으로 전환하여 사회적으로 다른 성으로 생활하고 있는 성전환자에게 법률적으로 성을 전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이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이 결정은 우리나라 사법부가 성전환자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고, 인권사의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성전환을 인정하는 요건으로 외과적인 성전환 수술과 외모라는 기준을 드는 것은 지나치게 엄격하다.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성적 귀속감을 갖는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 아래 성전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성전환을 위해서 위험할 수도 있는 수술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문제는 법을 제정해서 해결할 문제이며, 대법원 판결에서 이런 것들을 모두 바랄 수는 없다. 이번 판결로 엇갈리던 하급심의 판결들은 모두 정리되었다. 그러나 진정 바뀌어야 할 것은 판례가 아니라 사회의 인식이다. 성적 귀속감이 다른 성전환자들의 성적 귀속감을 그들의 인격 그대로 이해하고 이들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존중해야 한다.
- 의료측면 등 사회적 지원 절실 -
건강의 개념은 단순히 육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정신적 건강까지도 포함된다는 것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건강에 대한 정의이다. 성적 귀속감을 확인하는 과정의 의료적 도움은 이들이 사회적·정신적으로 만족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자신의 인격의 일부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다. 자신의 성적 귀속감을 확인하고 신체를 그것에 일치시키는 과정에는 의학적 도움이 필요하다. 따라서 호르몬을 투여하면서 자신의 성전환 욕구를 확인하고, 성전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을 할 필요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의료보험을 적용할 필요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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