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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08 14:17

게이 수영장

조회 수 8713 추천 수 33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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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영을 하러 다니는 곳은 두 곳이다.
한 곳은 안국동에 위치한 현대스포츠클럽이고 다른 한 곳은 대학로에 위치한 종로구민생활관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두 곳은 일요일만 되면 게이들로 넘쳐난다.

친구사이의 수영모임 마린보이가 만들어지고 5년여 동안 우린 이 두 곳에서 매주 일요일 수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때부턴가 다음까페에도 수영모임이 여러개 만들어졌고 우연이었는지, 아님 우리의 미모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다른 모임에서도 그 두 곳으로 매주 일요일이면 오기 시작했다. 그러니 자연 수영장은 게이들로 넘쳐날 수 밖에 없다.

아마도 일요일 오후 그 수영장에 있는 사람들(남녀포함)의 절반 정도는 게이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남자들의 80퍼센트 정도는 게이들이다. 이건 확실하다. 그것도 20대초반에서 30대 후반까지의 젊은 게이들 말이다. 그러다보니 수영장은 자연 게이들의 수다로 시끌벅적하고 멋모르고 같은 레인에서 수영을 하던 순진한 이성애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묘한 분위를 알아차리고는 황급히 옆레인으로 자리를 옮기기 일쑤다. 간혹 자존심 강한 이성애자 남자들이 끝까지 같은 레인을 고수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게이들의 질펀한 수다와 온 몸을 훑고 지나가는 끈적한 눈빛을 견디지 못하고 샤워실로 도망가 버리기도 하더라.

탈의실에서는 또 어떤가.
옆사람을 전혀 의식치 않고 쏱아져 나오는 게이들만의 은어들, 마치 토요일 밤, 이태원 게이바에라도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빼 입은 의상들, 거울앞에서 얼굴이며 헤어스타일을 정리하는데 유달리 공을 들이는 긴 시간, 이 곳은 이성애자들과 공생하는 게이들만의 또 다른 공간이 아닐까 싶다.


by 천 2004/01/07

  • ?
    눈썹이 2004.11.05 23:22
    온 몸을 훑고 지나가는 끈적한 눈빛 이 구절을 읽는 순간 도서관에서 한참 킥킥거렸음^^

    전 한번도 마린보이 나간적 없는데요
    게이들이랑 같이 수영하면 동질감이 들어서 맘은 편하긴 한데
    샤워할때 알몸도 보여주고 그래서 너무 민망쓰~~할거 같아서요 ㅜㅜ
    ㅎㅎㅎ 마린보이멤버님들은 아무생각안드시나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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