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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0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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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랑은 피그말리온의 운명이라고들 한다. 그 스스로 빚어낸 조각상을 사랑하게 된 피그말리온처럼, 사랑은 그 스스로의 강한 나르시즘에 견착된 인간이 혼잣장단으로 빚어낸 허구의 이미지라고 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얼굴은 피그말리온의 운명, 그 시간의 흐름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것은 느닷없는 출현이고, 알 수 없는 저 오래된 이데아의 짧은 방전과도 같이 순식간에 '상기'되는 그 무엇인 것이다.

또한 아름다운 얼굴은 자본주의 상품화와도 그다지 상관이 없다. 자본주의는 아름다운 얼굴의 대량생산을 부치기는 괴물일 뿐, 아름다움의 원형에 대한 사유의 빌미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아름다운 얼굴에 대한 찬미가 극성을 부리는 사회는, 대개 '청춘의 신화'가 그 사회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 늙음과 죽음을 거부하며 현세적 삶에 대해 강한 집념을 드러내는 사회에서 아름다운 얼굴은 젊음의 최대 공약수처럼, 달콤한 청춘의 응결체처럼 받아들여진다. 반면 죽음이 비상적으로 과장되고 현세적 삶을 부정하는 서구 중세와 같은 사회에서 아름다운 얼굴은, 성모 에로티시즘에 빠져 허우적댔던 가련한 수도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정신분열증을 유도하는 극약으로 기능하곤 한다.

아름다운 얼굴, 경험와 익숙함으로 가공되지 않은 저 물질성의 낯선 놀라움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에 작은 파열구를 만들어놓는다. 그리고 이런 순간의 놀라운 경험은 우리가 인간으로써 가지는 '아름다운 것'에 대한 매혹 때문에 가능하다.

아름다운 얼굴에 내장된 희소성의 가치야말로, 저 살아있는 희소성이야말로 따분한 평균율의 삶을 부정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나마 아름다움에 대한 취향이 다양하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도처에 난립하는 저 분산된 권력의 행복한 비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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