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경험 그놈의 경험

꽃사슴님의 간절한 부탁으로 씁니다.

아버지는 책 읽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모든 일은 직접 경험을 통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씀 하셨다.

택배로 배달된 자위기구......
그걸 한참보고 있던 다 큰 아들은 문득 아버지의 "경험론"을 생각했다.
돈 주고 저 낯 뜨겁게 생긴 것을 주문 했건만 "인간 마루타"가 된 것 같은 기분에 어쩔까 주저하던 차.
십 여년 전 아버지의 말씀은 소대장의 "돌격, 앞으로!!" 외침처럼 용기를 준다.
참외와 맥주병이라는 신기한 도구를 발견한 영화 "몽정기" 속 까까머리 중학생도 아니고
애플파이의 새로운 용도를 깨달은 "아메리칸 파이"의 어벙한 사춘기 소년도 아니다.
하지만 성욕을 채우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를 누군가 검증해야 한다면..

그래 한번 해보는 거다.

박스를 뜯어 손에 잡힌것은 히프형 자위기구 이 체험을 해피엔딩으로 만들어 주리라는 확신을 가지게 했다. 왜 이렇게 무거운가 하고 케이스를 열었더니 평균 사이즈의 약간 작은 실리콘 엉덩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질구는 기본이고 애널 섹스의 기분을 즐기라고 항문에도 삽입할 수 있게 돼 있다. 생김새로 보면 후배위 전용이다.
탁탁 엉덩이를 두드리면 그 떨림과 양감이 실물과 아주 비슷하다.
리모컨이 달린 애벌레 모양 진동기를 반대쪽으로 넣고 스위치를 올리면
이 실리콘 엉덩이는 미묘하게 떨기 시작한다.
하지만 질구가 너무 아래쪽에 있어서 인지 삽입이 쉽지 않다. 낮은 포복자세에서
낑낑 거리다 일단 항문으로 넣었다.

"아~ 이 탁월한 실리콘 엉덩이의 완충작용!"

파트너가 아파 할까봐 피스톤 운동을 살살 할 필요도 없다.
엉덩이 뼈에 찔릴까 몸을 사릴 필요도 없다. 내 몸을 마음껏 실을 수 있다는 쾌감!
스위치를 최대한 올리자 강한 자극이 전해졌다.

시래기 배춧잎 처럼 몸에 힘이 풀린다.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나를 즐겁게 해주고 날 떠나거나 외롭게 하지 않는 나만의 인공 엉덩이를 사랑한다.

언젠가 섹스 후에 담배에 불을 붙여주는 사람을 만나 사랑한다면...가차없이 버려지겠지만..
그때까지는 나의 둘도 없는 섹스 파트너로서 손색이 없다.

사랑해 실리콘 엉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