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교도소 방영 중단 "동성애 비중 높다"인권단체들, 법무부에 "동성애 차별" 항의 질의서 발송

법무부가 '교화 의도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두 달 전부터 교도소 등 교정시설 내 수감자들에게 SBS드라마 <인생을 아름다워>를 시청할 수 없도록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은 법무부가 지난 8월부터 수감자들이 보는 '교화방송' 중 이 드라마의 방영을 중단했다고 6일 밝혔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활동가 한채윤 씨는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8월 17일 구치소의 한 수용자가 '동성애 때문에 <인생은 아름다워>의 시청권이 제한됐다'는 제보를 '친구사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등에 보냈다"며 "천주교인권위원회가 법무부에 관련 정보 공개를 청구해 답변서를 받은 결과 사실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답변서에는 '교화방송'의 방송 편성표와 '법무부 교화 방송 일지'가 첨부돼 있었다. 한 씨는 "8월 9일부터 이 드라마는 편성에서 빠져 있었고, 같은 날짜의 '교화 방송 일지'에는 '방송 초기 기획의도와 달리 동성애에 대한 비중이 높아져 교화 방송의 의도와 맞지 않아 중간 종영'한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 3개 단체는 <인생은 아름다워> 방송 중단을 두고 "동성애는 비정상적(이라는) 편견을 퍼뜨려 성소수자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차별 행위"라며 "'수용자는 합리적 이유 없이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한다'는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5조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조치는 '교화방송의 의도와 맞지 않다'는 불분명한 사유로 이루어졌다"면서 "동성애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교화방송의 어떤 의도에 어떻게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인지, 이 결정이 누구의 판단에 따라 어떤 절차로 이루어졌는지를 묻는 질의서를 지난 4일 법무부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곽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