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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독립' #2] 특집! 장소유남 6인의 집을 습격하다!
2015-09-29 오전 05:44:34
1920 4
기간 9월 

[커버스토리] '독립' #2

특집! 장소유남 6인의 집을 습격하다! 

 

 

 

 

 

 

 

 

 

독립. 과연 꿈꾸는 환상 그대로일까요, 아니면 역시 현실은 현실인 걸까요?

 

여기, 실제로 현재 독립해서 사는 친구사이 회원들이 있습니다.

일명 ‘장소유남’인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언제 어떻게 독립했는지, 독립해보니 어떤지, 장소유남이 돼 보니

좋은 점이나 에피소드 등은 없는지 등 너무나 궁금한 게 많아,

소식지팀에서 직접 장소유남 6인의 집을 습격했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우리 독립 게이들의 진솔한 얘기를 들어볼까요?



 

 

 

 

 

 

 

#1. S회원의 집 - “저 집 있는 여자예요”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8월의 어느날, S회원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이 유난히 가벼웠다. 장소유남 특집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맛난 점심을 대접하겠다는 그의 솜씨가 기대됐기 때문이다. 굽이굽이 이어진 골목을 따라 드디어 도착한 집. 문을 여니 고소한 냄새와 함께 요리를 하던 그의 뒷태가 예사롭지 않다.

 

 

 

“어서 와요.” 좁은 주방에서 그래도 이것저것 준비하는 그의 손길. 알고 보니 본인 끼니 해결을 위한 것이었지만, 그래도 갓 새벽에 주문한 재료를 당일 배송으로 받아 요리하는 저 센스! “장은 주로 온라인 마트에서 해결해요. 혼자 사니 물 같은 무거운 건 들고 올 수 없잖아요. 그나저나 아~ 힘들어. 먹는 것도 힘드네.” 츤데레 같은 그의 푸념이 이어진다. 암튼 맛은 정말 짱 맛있었음! (고기반찬이 없는 건 옥의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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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전, 하고 싶은 거 하려고 어찌 보면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S회원. 그땐 집값이 너무 비싸서 그게 참 서러웠다는데. 이제는 정착했으니 장소유의 이점을 누리고 있지 않을까? “굳이 ‘장소유’라고 대놓고 어필하진 않아요. 이젠 혼자가 너무 익숙하고, 누가 있으면 사실 신경이 많이 쓰여요. 저희 집에 들렀던 애인들은 사실 손 하나 까딱 안했어요. 제 물건에 누가 손대는 게 싫다고 할까? 반지하에 살 때가 있었는데, 깔끔 떨던 예전 애인이 제 집에 놀러와서는 제가 치웠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청소하겠다고 해서 ”내 물건에 손 대지 말아줄래?“라고 할 정도였죠.”

 

 

 

혹시 동거의 아픔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어릴 때 한번 사귀던 애인이랑 동거했다가 헤어진 이후로 동거는 아직 생각 없어요. 사실 그 남자가 너무 잘해줬는데, 원룸이었고, 어떻게 하다보니 아르바이트도 같이 해서 24시간 붙어있었죠. 결국 너무 편해져서 이젠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 헤어졌는데, 그 이후로는 오랫동안 만난 사이가 아니라면 별로 안 땡기네요.” 아.. 빨리 우리 S회원이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할 텐데. “저는 준비가 돼 있는데 남자들이 준비가 안 돼 있나 봐요. 2017년 중O동에 입주할 집도 있는데 말이죠. 사람을 계속 만나서 에너지를 쏟는다는 게 참 피곤한 것 같기도 해요.”라고 말하는 그녀 곁에 코 안 골고 듬직한 남자가 하루 속히 나타나기를 바란다.

 

 

 

 

 

#2. [Y]회원의 집 – 고라니와 함께 하는 산책

 


첫 자취집은 고시원이었다. 햇빛도 바람도 없는 단칸방. 괴로웠다. 한 달 방세를 미리 냈지만 보름 정도 살고 미련 없이 나왔다. 여행과 외국생활에 대한 갈망을 공항에 놀러가는 것으로 풀곤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연히 공항철도에 붙어 있는 LH 공고문을 봤다. 운 좋게 당첨이 돼서 3년 전부터 현재의 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역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고 주변에 변변한 상가도 없지만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다. 다만 서울까지 한 시간 이상 걸린다는 점이 아쉽다. 출퇴근은 습관이 돼서 괜찮은데 주말, 종로에서 친구사이 모임하고 집에 올 때마다 종로구에 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욕심인 거 안다. 지금 사는 집도 충분히 만족한다.

 

 

 

공항 근처에 산다. 태국인 승무원을 만난 적이 있다. 잘 생기고, 친절하고, 잠자리까지 좋았다. 두 달 정도 만나다가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나 말고도 도시별로 만나는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여행을 좋아한다. 대만, 태국, 홍콩에 가봤다. 인도에서는 1년 정도 살았다. 한국보다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그나마 인기가 좋다. 특히 태국에서 메시지가 많이 온다. 동남아 스타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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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까지 버스가 다니지만 출퇴근길엔 주로 걸어 다닌다. 20분 정도 걸린다. 요즘에는 저녁 먹고 한 시간 정도 따로 또 걷는다. 그래도 뱃살은 그대로다. 선선한 바람이 분다. 산책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가끔 고라니도 만난다. 사계절 내내 이소라 노래를 듣는데 가을에 들으니 더 좋다. 함께 걷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 욕심인 거 안다. 그래도 부려보고 싶다. 

 

 

 

 

 

#3. B회원의 집 - 개판인 곳에 고양이가 사는 집

 

 

 

 

 

“집이 좀 겁나 개판인데 괜찮아요?”

 

 

 

취재를 위해 무작정 찾아가겠다고 벼르던 때, 쿨한 그의 답변. 그래, 님이 역시 그렇지. 그게 매력이지. 혼자 자위하며 어렵사리 잡은 그와의 만남은 오밤 중에 이루어졌다. 서로 바빠서 여유 있게 시간 내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일하고 와서 피곤할 만도 한데, 특유의 환한 웃음이 이어진다. “돈 아낄 겸, 운동할 겸 직장에서 집까지 20분 정도 자전거 타고 다녀요.” 문득 그의 허벅지가 궁금해졌다.

 

 

 

그가 사는 곳은 서울의 한 중심인 H동에 있다. H동 하면 떠오르는 건 아기자기한 까페와 숨은 맛집,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느낌인데. “별 생각 없이 그냥 집값이 싸서 이쪽으로 왔어요.” 역시 그다운 대답. 아니나 다를까 몸소 체험하게 된 그의 말처럼, 버티고개 언덕집 저리가라 할 만큼 가파른 골목을 걸어올라가 드디어 집에 다다랐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어지러운 방, 대접받을 건 물 밖에 없는 집이지만 뭔가 정감이 간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나 할까?! 사실은 고양이가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냄새에 민감한 집주인한테 때론 구박도 받지만 없을 땐 상팔자인 고양이를 안고 그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집은 작아도 방 2개에 거실까지 있을 건 다 있다. 룸메이트도 한때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어디 갔을까. “제가 하도 지랄해서 어느 날 휙 나갔어요. 제가 허용할 수 있는 더러움의 범위가 있는데 그걸 넘어서서 흔적을 남기니 제가 못 참은 거죠. 작업할 땐 특히 예민해지는데 거친 숨소리조차 거슬렸구요. 사람 진짜 좋아하고 노는 거 진짜 좋아하는데 참...”

 

19살 겨울에 미대입시 준비한다고 서울 왔던 첫 경험, 이후 대학에 다니면서 진짜 독립하게 됐다는데. “막상 20대 때는 그림 그린 거 말고 한 게 없다”는 말에 되레 아쉬움이 드는 건 왜일까. 그래도 계속 파 보니 뭔가 나왔다. “20대 땐 엄마한테 돈 갚아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돈 버는 재미가 있어서 작업도 많이 했어요. 그러던 중 대학생 때 우연히 서로 커밍아웃한 친구 덕분에 이태원 신세계에 맛 들려 무조건 인서울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었죠. 졸업하자마자 짐 싹 싸들고 올라와서 대학 동기들과 살았었어요. 그렇게 3년 작업하고 이 동네 넘어오면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거죠.” 때론 힘들어서 고향에 내려가고 싶기도 하지만, 꿈을 위해 굳건히 버티고 있는 그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다음엔 술 한 병 들고 찾아가서 얘길 좀 더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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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O]회원의 집 – 포니의 언덕, O스위트


포니의 언덕, 만화 ‘캔디’에 나오는 수녀원 이름이다. 수녀원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힐링을 O스위트에서도 받을 수 있다. 일단 금방 내린 커피가 나온다. 이어지는 다과상. 말만 잘하면 식사도 제공된다. 10년이 넘는 자취생활 동안 쌓아 온 주인장의 살림과 음식솜씨를 엿볼 수 있다. 동네식당이 아닌 호텔급이다. 전형적인 아파트 구조지만 O스위트라고 부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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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 이후 지금까지 7번의 이사를 했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집은 성북동 언덕배기에 있던 신축빌라. 경사가 심한 오르막 길, 눈이 많이 오는 날엔 집을 지척에 두고도 바라만 봐야 했던, 집을 오르내리면서 자동으로 힙업(hip-up)이 됐던, 이제는 무릎이 허락하지 않아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추억 속의 그 집에서 6년을 살았다고 한다.

 

대표적 사회문제 중 하나인 층간소음, O회원은 지난날 ‘벽간소음’ 문제로 괴로워했던 심정을 토로했다. 유난히도 크고 높은 교성을 질러대던 상대 때문에 이웃들에게 민폐를 끼친 경우가 많았단다. 타고난 교성인지 꾸며낸 교성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고음남발이 흥분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 과유불급(過猶不及).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하는 일의 특성상 혼자 있는 시간과 공간의 확보가 중요하다. 그래서 동거를 호환마마보다 무서워했다던 O회원. 그러나 이제 간혹 밤늦게 들어가는 날이면 누군가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상상을 한다고 한다. 단 집안일은 분담했으면 좋겠다고. 역시 무릎이 문제다. 스위트(suite)홈에서 스위트(sweet)한 애인과 함께 사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5. S2회원의 집 - (Don't) Touch My Body~

 

 

 

 

솔직히 그가 사는 집에 가는 게 처음은 아니었다. 그래도 공식적인 취재 차 들르는 거니 맥주 몇 캔 사가야겠다 싶었다. 골목골목 들어가 문을 두드리니 지쳐 있는 몸뚱이가 기어 나온다. 회사에서 엄청 힘들었나보다. 이전에는 갈 때마다 밥도 해 주고 반찬도 해 놓던 그였는데. “요즘은 바쁜 데다 혼자 밥 해먹기 귀찮아서 안 먹기도 해요. 집안일도 혼자 다 해야 하는 게 단점이죠. 슈퍼 가서도 다 낱개로 사야하고, 사도 다 못 쓰고.”

 

그래도 오랜 자취 경험(이라 쓰고 '끼'라고 읽는다)이 몸에 밴 듯 아담하고 깔끔한 방에 갖출 건 다 갖췄다. 자그마한 식탁에 중국요리를 시켜 먹으면서 TV소리는 배경음악으로 하니 딱 얘기할 맛이 난다. 집 크기도 혼자 살기 딱 좋다. 반지하 방이라 조금 답답하지만 견딜 만하다. 그런데 때론 외롭지 않을까? “독신주의는 아닌데 뭐 어쩌다 보면 평생 혼자 살 수도 있겠죠. 그래도 늙으면 누군가랑은 살고 있지 않을까요. 그게 애인이든 친구든. 제가 늙어서 죽으면 누군가는 알려줘야 되지 않겠어요?” 

 

 

 

 

 

 

역시 내공이 장난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어난 후 쭉 같은 동네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다 2008년부터 자의반 타의반으로 혼자 살게 된 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싱글 라이프가 익숙해지고, 남 터치 받는 거 싫어하게 되다보니 일상이 편하단다.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얼마나 좋아요. 맘에 드는 사람이 들어와 같이 살고 싶다 하면 어떻하냐구요? 경우에 따라서 다르겠죠. 그래도 선을 넘는 건 안 돼요. 내 거 니 거 구분 확실히 하는 타입이라서요. 공간의 개념이 분명한 거죠.”

 

같이 살 사람은 은근 피곤하겠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그것만큼 서로 편한 게 어디 있으랴 싶기도 하다. 본인 또한 자취생으로서 혼자 있을 때의 자유로움을 알기에. 그나저나 장소유남의 이점은 충분히 누리고 있는 걸까? 한때는 ‘OOO장’ 주인마님이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친구사이 회원들이 들락날락했었는데. “요즘은 꾸준히 술벙개 나가는 정도죠.” 다녀간 남자 수는 아쉽게도 노코멘트란다.

 

 

 

 

 

#6. [H]회원의 집 – 20대 예술가의 원룸


역에서 만나 집까지 가는 동안 청소를 못했다고 걱정하는 H회원에게 걱정 말라고 했다. 자연스러운 모습이 더 좋다고. 문을 열었다. 자연스러움, 그 자체였다. 다행히 냄새는 나지 않았다. 얼핏 보면 평범한 원룸이지만 몇 가지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책상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어항, 벽에 붙어 있는 클림트 그림 사진, 원룸에 어울리지 않은 테라스와 거기에 놓인 소파.

 

친구와 같이 살다가 올 3월부터 처음 혼자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예전부터 저만의 공간을 갖고 싶었어요. 신경 써야 할 부분들도 많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일단 학교와 가까워서 좋고, 눈치 안보고 제 마음대로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작품을 구상하는데도 저만의 공간이 있다는 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물론 장소유의 이점도 잘 활용하고 있는 듯 했다.

 

 

 

 

 

 

 

“이사하고 얼마 안 되서 친구들과 클럽에 갔다. 새벽까지 놀다가 친구와 둘만 남게 됐는데 그 친구 집이 멀었다. 자연스럽게 집으로 초대했다. 혼자 살게 된 것을 자랑하고 싶기도 했다. 원래 알고 지내던 친구라 부담은 없었다. 이사한 초기라 가구는 물론 덮고 잘 이불 한 장 없었다. 이른 봄이라 아직 쌀쌀했다. 서로의 체온을 이불삼아 그렇게 잠이 들었다.”

 

졸업을 한 한기 앞두고 있는 요즘, 고민이 많다고 한다. 졸업 작품 준비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까지. 생활비를 집에서 지원받고 있는데 그것도 고민이라고. “그렇다고 심적 부담이 크지는 않아요. 경제적인 부분을 자꾸 생각하다보면 현재의 삶에 충실할 수 없거든요. 각자 처한 사정은 다르겠지만 저는 일단 해 보고 싶은 일은 해 봐야 나중에 후회가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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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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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아노 2015-09-29 오전 07:51

귀하고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굳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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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9 오전 11:30

뭔가 누군지 맞추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ㅎㅎ 집에 놀러가고 싶은 맘도 생기고 ...ㅎㅎㅎ 라면먹고갈래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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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ㅈ^)석 2015-10-02 오전 01:10

자막이 깨알같네요ㅋㅋ 선리플 후정독 할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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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울 2015-10-02 오후 22:09

1,2,6번이 누군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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