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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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1998~) - 마린보이 변천사
많은 소모임이 친구사이 내에서 생겼다 사라졌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어떤 소모임이 아니라 그냥 이런저런 모임들이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소멸해가는 과정을 거쳤던 것 같다. 그러다 친구사이가 확장되면서 소모임이라는 제도가 생기고, 수영모임이 하나의 소모임이 되었다.
그 많던 모임 중에 근 16년을 건재하게 버티고 있는 모임인 수영모임 ‘마린보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어떤 힘이 16년을 버티게 했을까?
곰곰이 뒤를 돌아보니 수영모임에 참여했던 한 사람 한 사람이 보여준 수영모임에 많은 애정과 서로 간의 유대관계를 쌓기 위한 노력이 여기까지 오게 한 힘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유대관계를 쌓으면서 나에게도 이런 가족들이 생기는구나(게이들이 가족들에서 떨어져 나와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면서 혈연이 아닌 가족을 만들어야한다는 막연한 생각들이 지배하는)라는 스스로의 안정감을 가질려는 어떤 현상, ‘난 혼자가 아니야’ 하는 자기위로를 통해.
소모임을 유지하는데 한 사람 한사람도 중요하지만 모임 운영자의 몫은 엄청난 자릴 차지하는 것 같다. 1998년 늦여름 “우리 같이 수영이나 할래” 하면서 기현, 형준, 정남, 그리고 나까지 넷이 이렇게 모임을 하게 되었고 초기 우리끼리의 수영 즐기기였다가 한 두 사람 참여하는 분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날아가기(형준)가 거의 몇 년 동안을 모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소도 알아보고, 신입회원들에게 연락도 하고. 당시만 하더라도 모임(친구사이뿐 아니라 게이들이 모이는 모임)이라는 자체가 거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많은 회원들이 수영모임을 통하여 친구사이를 오게 되었다. 어느 정도 구성원들 간의 유대관계가 생긴 가운데 퀴어퍼레이드에 수영모임이 라인댄스를 추면서 행진하면 어떻겠냐는 요청이 있었고 대부분 흔쾌히 수락을 하면서 우린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코러스보이에게 라인댄스를 배웠고 퀴어퍼레이드에 친구사이 수영모임으로 참여하였다. 종로4가에서 종로2가까지 종로대로를 라인댄스를 계속 추면서 행진하였고 그 날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2003). 그 이후도 두 번 정도 더 퀴어퍼레이드에 라인댄스를 추며 행진하는 위엄을 보였다.
2000년 이후 다음, 네이버에 많은 취미모임들이 만들어졌고 또 다른 수영모임도 물론 생겼다. 우리 수영모임에서 친목을 위한 수영대회 같은 걸 기획하였었는데 다른 수영모임에 나가시는 분들이 별 탐탁치 않아 해서 성사되지는 못했다.
2000년대 후반 수영모임의 멤버들은 노쇠하였고, 신입회원들의 유입도 그리 원활하지 못했다. 신입회원들이 오더라도 친구사이나 수영모임에 정착하지 못하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 나오지 않은 현상이 계속 생기다 보니, 세대교체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해 더욱더 20,30대의 유입이 어려워졌다. 그래도 유지하려는 열망이 있어 철민 회원이 운영자를 맡은 2012년엔 수영대회를 기획하여 4개 수영모임이 모여 현대짐나지움에서 수영대회를 잘 마쳤다. 2013년에도 기획하였으나 다른 수영모임에서 의지를 보이지 않아 열리지는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예전 나오던 친구들이 가끔 나오고 신입회원들의 유입이 적은 상태로 수영모임이 유지되고 있다. 요즘 20,30대 친구들이 친구사이에 많이 나오는데, 수영으로 건강도 다지고, 소모임도 이끌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진국일수록 스포츠는 하나의 삶이다. 특히 수영은 거의 모든 국가에서 가르치는 스포츠다. 물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여러분 수영에 도전하세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수영모임 ‘마린보이’를 이끌어가는 주춧돌들이 되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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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보이스(2003~) - 지보이스를 소개합니다!
1.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지보이스가 만들어진 것은 2003년이지만 사실 오프라인 게이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1990년대 중반부터 이미 지보이스의 싹은 보이고 있었어요. 친구사이 회원들은 모임이 끝나면 습관처럼 사무실 근처 노래방에서 지칠 때까지 노래를 부르다 헤어지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개인적인 기호들이 소모임으로 이루어지기까지엔 7~8년의 시간이 걸렸죠. 2000년대 초반, 커뮤니티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재도약의 발판이 필요했던 친구사이는, 조직의 성격과 가장 잘 맞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일지 고민 중이었고, 문득 누군가 던진 ‘노래모임은 어떨까.’ 하는 말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면서 뚝딱뚝딱 모임을 준비했어요. 공고를 통해 열 명 남짓 되는 단원들이 모였고, 당시로선 거금이었던 이십만 원을 투자해서 중고 전자피아노를 샀으며 마침내 종로3가에 노래 소리가 퍼지기 시작한 거예요. <메리포핀스>에 나왔던 마법의 주문 노래 ‘슈퍼칼리프래질리스틱엑스피알리도셔스!’와 함께.
2. 지보이스는 공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요.
2003년 12월 지보이스는 결성 한 달 만에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민가협 인권콘서트 ‘다섯 가지 인권 이야기’에 출연하게 되었어요. 이 행사에는 삼천 명의 관객이 운집했고 지보이스는 당대의 이슈메이커 홍석천, 하리수 두 명의 연예인과 같이 노래하는 사건을 일으켰죠. 그 이후 지보이스는 퀴어문화축제나 커뮤니티 내부행사에 간간이 얼굴을 비치며 노래 못하는 중창단, 딱 하나의 레퍼토리 ‘벽장문을 열어’를 갖고 있는 중창단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갔어요. 조금씩 잦아들던 모임이 다시금 부흥하게 된 것은 2006년 겨울 공개적인 정기공연을 시작하면서 부터였답니다. 1회 때 소극장에서 50명의 관객과 함께 했던 정기공연은 기대보다 훨씬 커다란 반향을 커뮤니티에 불러일으켰으며 이제 지보이스 정기공연에는 매년 500명이 넘는 관객이 찾을 만큼 성장했지요. 또한 정기공연 외에도 지보이스는 찬조공연, 야외공연, 클래식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 크고 작은 공연을 통해 다양한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3. 지보이스, 알고 보면 종합예술집단이에요.
지보이스가 다른 합창단과 차별화되는 특징은, 노래로 커밍아웃하는 성소수자 합창단이라는 것 외에도 부르고 싶은 노래를 직접 만들고 편곡해서 부른다는 점이에요. 아마츄어라서 음악적으로 성숙하고 세련되진 못했지만, 지보이스는 아주 은밀하고 섹시한 연애담에서부터, 성소수자로서의 애환, 호모포비아와 맞서는 의지 등 다양한 메시지를 합창에 담아 전달하고 있어요. 공연뿐만 아니라 음원등록도 하고(종로의 기적, 컹그레츄레이션즈-인터넷 음원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들어보시길.), 자작앨범도 만들었으며(3차례에 걸쳐 완판의 기적을 만들었다.), 스토리북도 만들고(나름 10년의 역사와 아름다운 화보가 있습니다.), 집회현장에 얼굴을 내밀어 노래로 힘을 보태기도 하며(희망버스, 학생인권조례 제정 투쟁, 장애등급제폐지 집회 등), 공연과는 다른 매체인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도 했지요. (2008 연분홍치마와 공동 제작한 <종로의 기적>이 성황리에 개봉한 바 있으며 현재 위크엔드(가제)라는 또 다른 뮤직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에요.)
지보이스의 문은 항상 열려있어요. 매주 일요일 다섯시 친구사이 사무실에 오시면 지보이스와 같이 노래 할 수 있답니다. 노래 실력이요? 부족해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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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당(2010~) - 어느덧 4주년을 맞이하며
책읽당과 함께한 시간을 생각해보면 언제 여기까지 왔나 싶습니다. 저는 2010년 여름 교육팀에서 운영하던 시즌제 책읽기 모임을 통해 친구사이에 데뷔했는데요. 다른 해는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당시 모임 뒤풀이는 매번 밤을 지새우고 끝나곤 했습니다. 40대부터 20대 초, 그리고 동성애자와 이성애자까지 있었는데, 서로 말도 잘 통하고 모임 자체가 참 재밌었던 기억입니다. 여름과 함께 그 모임도 끝나갔고, 날이 선선해질 무렵 몇몇 언니들이 미카, 창현, 저에게 소모임을 설립해보길 권했습니다. 확신도 없었지만, 당시 함께했던 분들이 도와주겠다는 이야기를 믿고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책읽당’이 되었습니다. 2010년 10월 운영위원회에서 승인을 받고, 2010년 11월 13일 창립을 위한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름을 ‘책읽당’으로 정하고, 1대 총재에 미카, 총무에 라떼, 운영진에 창현을 선출했지요.
첫 해에는 일년을 무사히 넘긴 것에 안도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총재, 총무에 참가자 한 명으로 세 명이 모임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고, 다섯 명 이상 모이는 일은 드물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해에는 운영을 못하는 때가 잠시 있기도 해서 이대로 문을 닫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조금씩 당원이 늘어가던 시기는 2012년 말에서 2013년 초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하나 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니 모임 운영에도 활력이 생겨났습니다. 많으면 열 명 이상이 모이는 날도 있었고, 뒤풀이도 오래 이어지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책읽당을 통해 데뷔하는 분들도 생겨났죠. 3주년에는 처음으로 ‘낭독회’를 열었습니다.
벌써 4년이 흘렀습니다. 양지로 나온 저의 게이라이프를 꽉 채우고 있는 책읽당. 책읽당을 생각하면 저의 종로라이프가 가득 담겨있는 느낌입니다. 책읽당은 지난 4년 동안 56권의 책을 함께 읽었고(2014년 10월 기준), 64회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지금 책읽당에 등록된 당원은 40명을 채웠습니다. 조금 더 추워지면 꿈만 꾸던 문집이 세상에 나옵니다. 11월 22일에 문집발간회와 두 번째 낭독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 오셔서 네 살 책읽당을 축하해주시고, 앞으로도 힘내서 나아갈 수 있도록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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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모임(2001~) - 토요일에 “모” 하지? 아하!
<토요일에 “모” 하세요?>
“토요모임을 만든 사람이.. 형이세요?”
무얼 주도적으로 할 것 같지 않아 보이는 내게 소식지팀에서 연락이 왔다. 2001년이니 벌써 10년도 훌쩍 넘었군. 2009년에 이쁜이가 맡아줄 때까지 내가 모임장 노릇을 했었지.
처음 만든 이유?
글쎄. 주말에 나 혼자 놀기 심심해서? 도 있지만,
- 친구사이에 첫걸음이 부담스러운 사람
- 회원가입 없이 모임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
- 주말. 어딘가에서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은 사람
을 생각하고 만든 게 토요모임이야. 영화 이외에도 볼거리가 많다는 걸 친구사이 회원/비회원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어.
우린,
영화, 공연, 전시, 음악회 등 다양한 볼거리와 산책 등을 함께했지.
아카시아향이 코끝을 간질이는 남산 국립극장 야외무대에서 발레를 봤고, 세종문화회관 별밤축제에선 여행스케치와 함께 포근한 가을밤을 만끽했어. 가을이면 거리로 공원으로 고궁으로 “공연의 가출”이 시작돼 무료공연들이 풍성했단다. 공연도 보고 산책도 하고. 봄, 가을엔 주로 야외모임을 가졌었지. 무용이나 연극을 처음 보는 사람들도 많았고 로댕갤러리(플라토미술관)에서의 음악회도 인상적이었어.
대부분의 공연들은 무료이거나 할인을 많이 받아서 영화비 정도에서 해결했단다.
재밌는 건,
2001년만 해도 낮에 모이는 모임이 얼마 없었어. 몇몇 운동모임과 저녁 술자리 모임들이 대부분이었지. 홈페이지에 공지를 해놓으니 우리가 언제 어디서 모인다는 걸 알고 주변을 서성이던 사람들이 생각나. 몇 번은 “모임에 오셨어요?”라고 물어보고 싶더라니까. 나름 들키지(?) 않으려고 짙은 선글라스와 모자로 가렸는데 더 눈에 띄는 거야. ‘나 여기 있어요.’라는 것 같았지. 모임이 지나고 메일을 보낸 사람도 있었어.
“멀리서 보기만 했는데 같이하지 못해 아쉽네요. 다음엔 같이해요..”
비회원제 모임이다 보니 처음 나오는 사람들이 많았어. 그래도 주말 오후를 함께하다 보면 뒤풀이에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더군. 처음의 서먹한 분위기에서 금세 친구사이가 되어버리지.
이쁜이, 굿타임/갱을 거쳐 지금은 킴이 토요모임을 맡고 있어. 조금씩 색다른 분위기지만 비회원제라는 건 변하지 않아. 언제나 누구라도 환영이란다.
토요일에 "모" 하지? .................... "토요모임"
<친구사이 20년史 톺아보기> 연재 순서
#01 성소수자 인권운동, 문을 열다 - 1994~1997 친구사이 발족 및 초기 활동
#02 당연한 권리를 위한 운동 - 2007~ 차별금지법 투쟁, 아이다호 캠페인
#03 자긍심의 절정을 보여주다 - 2000~ 퀴어문화축제
#05 이들이 있었기에 빛난 20년 - 역대 대표 인터뷰 및 설문조사
#06 챠밍한 게이 커뮤니티로 거듭나기 - 2003~ 챠밍스쿨, 게이컬쳐스쿨
(마린보이 글) 마린보이 운영자 / 마님
(지보이스 글) 지보이스 음악감독 / 코러스보이
(책읽당 글) 책읽당 운영자 / 라떼
(토요모임 글) 토요모임 前운영자/ 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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