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2월 |
---|
[활동스케치 #4]
전희파티, 충분히 달아오르기
: 2023 친구사이 송년회
2023년 송년회, 참가하신 분들 다 즐거우셨을까요? 못 오신 분들도 계시는데 다음에는 꼭 참석하실 수 있기를 바라요. 오랜 만에 오셨던 분들도 반가웠습니다. 이번 송년회의 컨셉은 ‘전희’였죠. 본격적으로 섹스를 하기 전에 애무하거나 분위기를 만드는 것들을 전희라고들 많이 부릅니다.
올해 성소수자들은 또 특별히 더 문란한 집단인 것처럼 비난받았고, 그걸 빌미로 서울시나 대구시에서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어렵게 하거나 막기도 했었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만의 성적 라이프를 드러내는 제목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단체 차원의 전희였을 수도 있었는데요. 내년 친구사이 30주년을 앞두고 전야제 같은, 우리 마음이 달아오르도록 하는 시간으로 설정한 것도 있습니다.
이번 송년회는 꾸미는 것부터 행사 진행까지 거의 모두 비교적 가입한지 최근인 분들이 준비해서 더 좋았던 거 같아요. 행사의 구석구석까지 세심히 기획했던 이번 송년회 기획단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맛있는 거 드시게 하고 싶어서 포스트코까지 오가기도 하고, 사정전과 교태전을 하루종일 꾸미고 정리하기도 했어요. 특히 부끄러우셨을 수도 있는데 용기 내어 사회를 봐주신 기진님, 가온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동물 잠옷 잘 어울리시더라고요.
기진님과 가온님 사회를 보실 때 좋았던 것은 대표, 사무국, 운영위원회 등 올 한 해 친구사이 일 열심히 했던 분들을 호명하고 서로 감사를 나누는 시간을 곳곳에 많이 배치했던 것이었습니다. 올 한 해에 대한 소회와 내년 30주년에 대한 열의를 회원들 사이에서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거 같아요. 그리고 기진, 가온, 현세, 재혁, 스톤, 일지, 종걸, 그리고 저(기용) 이렇게 준비했는데,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자리를 신입회원들이 준비하니까 더 재밌었던 거 같아요. 거기에 활동한지 오래 된 회원 분들이 S.E.X 라는 그룹을 만들어 분장하고 춤 공연까지 나눠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혹시 영상 찍으신 분 저한테 연락 좀...)
매년 하는 송년회이라서 지겨울 수도 있겠죠? 저는 처음이긴 했지만요. 그런데 최근에 그런 글귀를 봤어요. ‘좋은 시간’을 남은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다는 얘기였어요. 반복되더라도 항상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는 송년회처럼, 매년 하지만 사실 우리가 얼마나 더 이렇게 모여서 서로 한 해의 소회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지는 모르는 거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니 송년회 뿐만 아니라 매 순간이 친구사이에서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해지는 것도 있었습니다.
충분히 달아오르셨나요? 내년도 매 순간 소중하게, 더 열의 있게 우리 같이 해봐요. 저도 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사이 30주년 될 수 있게 노력할게요.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 기용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이밀
내년 공연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