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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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30
: 故 임보라 목사님 추모공연
지보이스와 아는언니들이 다시 만나서 노래를 했습니다. 작년 2월 성소수자 추모의 날 kiss&cry 이후로 일년만에 만나게 되었는데요. 아래 지보이스 음악감독님이 발언한 말처럼, 저희는 축하의 노래도 부르지만 추모의 노래나 투쟁을 위해 만나는 일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아래는 음악감독님의 추모 발언 입니다. 임보라 목사님을 진심으로 추모하고 기억하겠습니다.
지보이스 단장 / 상필
안녕하세요? ‘언니네트워크 합창모임 아는언니들’과 ‘친구사이 합창모임 지보이스’입니다.
의미 있는 자리에 두 모임을 같이 불러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목사님과의 인연이 언제부터였나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돌이켜보면 그동안 커뮤니티의 중요한 이슈가 있었던 때들을 비롯해서 목사님 삶의 중요한 순간들에도 함께였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과 만난 동성애’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또 섬돌향린교회 창립 예배 때 노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노래 못하기로 소문난 합창단(물론 아는언니들 말고 지보이스 이야기입니다!!)이었던 저희들은 불협화음으로 그 좋은 분위기를 망치기 일쑤였는데, 임보라 목사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따뜻하게 격려해주셨으며, 심지어 우리 노래들을 향린교회에서도 따로 불러주시곤 했었습니다. 그런 피드백들이 저희 같은 조직들을 결속시키고 유지시키는 데 큰 힘이 되어왔습니다.
임보라 목사님도 노래를 좋아하시고, 노래모임 활동도 하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 사석에서 같이 무대에 서자고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있는데, 마음 속으로 ‘목사님은 셀럽이시니까 솔로파트를 드려야 하나, 몇 마디나 드려야 하지?’라고 고민하다 흐지부지 된 바 있습니다. 그때 시도할 걸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뭐든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바로 실천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또 한번 주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목사님과 같이 부르고 싶었던 노래 중 하나인 ‘세상아 너의 죄를 사하노니’라는 곡을 ‘아는언니들’과 같이 부를까 합니다.
아는언니들과 지보이스가 같이 무대에 서는 때는 즐거운 축제의 장일 때도 있었지만, 투쟁의 현장이나 슬픈 일이 있을 때가 많았고 오늘도 그런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퀴어 커뮤니티에서 장례식이란 살아남은 자들이 오랜만에 만나서 안부를 묻는 화해와 친목의 자리, 또한 같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나가는 결의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임보라 목사님을 그리워하는 저희들의 목소리가 그런 커뮤니티의 행보에 작게나마 보탬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지보이스 음악감독 / 코보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