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0월 |
---|
연결되어 있는 서로를 기억하며 애도의 시간을 보냅시다.
10월 한 달은 풍성한 행사와 모임으로 가득했습니다. 10월 1일 책읽당 소모임의 제7회 낭독회&문집 발간회 『별자리를 찾아서』를 시작으로, 10월 9일 2022 지보이스 정기공연 ‘그래도레미’도 성황리에 잘 마쳤습니다. 함께 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HIV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모임 ‘가진사람들’, 문학책 읽는 모임 ‘문학상상’, 미술활동모임 ‘내그림’, 수영모임 ‘마린보이’ 모두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며 10월을 보냈습니다. 청소년사업팀 쩜.쩜.쩜과 내그림 모임은 11월 5~6일에 개최된 프라이드 엑스포를 잘 마쳤습니다. 성소수자자살예방프로젝트 마음연결은 전화상담과 게시판 상담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외부에서 요청이 온 무지개돌봄 교육과 길프로젝트, 대화의 만찬 4050 퀴어 집단상담 프로그램 ‘중년X퀴어’을 진행하는 바쁜 10월이었습니다. 회원지원팀의 프로젝트모임 ‘놀러와’ 모임은 여섯번째 모임으로 ‘해설과 함께하는 궁궐의 기본과 도심의 근현대 건축’이라는 주제로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10월을 마감하는 줄 알았던 순간, 10월 29일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모인 이태원에서 믿기 힘든 참사가 있었습니다. 참사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바랍니다. 지금 우리는 깊은 슬픔과 충격 속에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전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 속에 있습니다. 저마다 각자의 방법으로 애도를 표현하고, 주변의 서로를 돌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시 친구사이는 10월 정기모임을 마친 뒤 인근 호프집에서 뒤풀이 시간 중이었습니다. 정기모임에서는 처음으로 핼러윈과 관련된 장식을 직접 해보고, 호박파이, 호박식혜 등 호박과 관련된 음식을 회원들과 나누며 핼러윈은 어떤 날인지, 그동안 퀴어들은 핼러윈을 어떻게 보냈는지 등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뉴욕의 브루클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드랙 아티스트 메리 체리는 “핼러윈은 퀴어들에게 그들의 기이한 깃발을 휘날리도록 하고 최대한 노골적이고 미친 것처럼 보일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한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이러한 문화는 2010년대 이후 한국의 퀴어 커뮤니티와도 연결되었고, 핼러윈은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드러내는 축제의 날이었습니다. 이러한 놀이를 통해 우리의 일상에 놓여 있는 수많은 규범에 대한 억압에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이제는 낡고, 평등하지도 않은 그 규범에 대해 즐겁게 조롱하는 날이 되고 있습니다.
29일 참사에서 게이 커뮤니티 일원의 부고도 확인되었습니다. 그날 현장에도 퀴어들이 있었고, 사망자가 있었다는 것을 성소수자 커뮤니티에도 나누며 함께 애도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자기 자신과 서로를 돌보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세상이 이야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우리는 좀 더 연결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꿈꾸고 있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존엄을 잊지 않고, 연결되어있는 서로를 기억하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마주하게 합니다. 벌써 11월 한 주가 지났습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이밀
내년 공연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