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6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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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2]
길 프로젝트 - 트랜스젠더와 함께 걷는 친구사이
친구사이 성소수자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은 2022년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길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최근 6월 11일에는 마무리 활동으로 집단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참여자로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가진 분들을 모집하였고, 총 7분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참여자들은 매주 제시되는 과제에 따라 길을 걷고, 걸으면서 경험을 매주 글로 작성하여 매칭된 팀원과 나누었으며, 친구사이는 매주 소정의 활동비를 참여자에게 지급하였습니다. 또한 팀원들 역시 참여자와 마찬가지로 활동을 수행하였으며, 특히 매칭된 참여자의 활동과 경험을 통해서 무엇에 감탄하게 되었는지를 매달 손편지나 이메일로 작성하였고, 사무국에서 이를 전달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 명의 사람이자 성소수자로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에 대한 궁금함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인권 이슈를 좇아가느라,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얼굴을 마주하며 걱정과 안부를 건네는 소소한 일상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성소수자 인권 이슈가 모두 해결이 된다면, 그때도 우리는 모여 있을까? 그때도 여전히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에 대한 질문들도 더해서 말입니다. 이러한 질문들을 하다 보니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서 주목을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된다는 것은 ‘나’와 ‘너’가 만나서 ‘나-너’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자 연습입니다.
사람은 과거나 미래를 살 수 없고 오직 ‘현재’만 살 수 있기 때문에, ‘나-너’의 관계 맺기는 ‘현재’에 머물며 서로에게 집중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또한 ‘나-너’ 관계 맺기는 현재의 ‘나’에 집중하면서도 동시에 ‘너’의 현재에도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에게 집중할 때 마침내 관계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에 집중해서 자신과 타인에 대해서 집중하는 행동은 어렵지 않지만 그리 쉬운 것도 아닙니다. 우리모두 이러한 방식으로 살아본 적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으로서 ‘나-너’의 관계 맺기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방식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개별적인 ‘나’와 ‘너’가 적당한 거리에서 현재에만 집중해서 ‘나-너’의 관계를 맺게 된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답은 우리도 찾고 있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다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발견한 지점은 “나는 너를 판단하는 말을 너에게 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판단하는 순간 그 말은 현재의 사실보다 과거나 미래를 기준 삼아 추측하고 상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말은 ‘너’에 대한 말이 아니라 결국은 ‘나’에 대한 말이기 때문에 ‘나-너’의 관계에서 너를 상실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너’에게 감탄하고 그러한 감탄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한편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성별정체성, 성적지향을 가진 분들이 존재합니다. 이 글을 쓰는 저 역시도 생활방식은 게이이지만 남성과 여성 가운데 어딘가, 그것을 늘 선택할 뿐입니다. 이제는 연습이 익숙해져서 자동적으로 나오는 것 같지만, 여전히 앞으로도 선택할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가진 분들로 모집하게 된 이유로 제 개인적인 욕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안타까운 지점은 인권 이슈를 넘어서면, 한 명의 사람으로서, 동료로서, 친구로서 트랜스젠더인 분들과 손을 잡고 있지 않다는 반성이 컸습니다.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말이 더 적절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길 프로젝트의 배경과 상반기 성과에 대하여 설명을 하였습니다. 오는 8월 중에 2기 참여자 를 모집할 예정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와 입소문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획 및 준비에 큰 역할을 해준 박에디님, 종결 모임을 잘 이끌어 주신 라이더님, 무엇보다 3개월 동안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임해준 참여자 7분들, 그리고 팀원 및 사무국 상근간사 쵸파에게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고 평화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친구사이 성소수자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 길 프로젝트 팀 / 재경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이밀
내년 공연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