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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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24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책읽당
설을 보내고 나니 연말 연초의 달뜬 분위기가 비로소 가라앉고 한층 차분해진 것 같습니다. 책읽기 좋은 시절, 저희 책읽당은 2월에도 두 차례의 책모임을 계획하였는데 재밌게도 모두 박상영 작가의 소설을 연이어 다루게 되었습니다. 먼저 제이님의 발제로 지난 5일에 연작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을 두고 이야기 나누었고, 26일은 『1차원이 되고 싶어』를 함께 읽었습니다.
사실 제이님은 작년 11월 말에 정당원이 된 책읽당 새내기입니다. 그럼에도 선뜻 발제를 부탁드렸던 것은 제이님의 유쾌하게 대화를 받아내고 이끄는 성품이 돋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차별금지법 연내제정을 위한 농성장에 응원차 늦은 밤 홀로 천막을 방문하였던 모습이 제게 깊은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아직 친숙한 사람들이 많지 않을 텐데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고 필요한 일이라면 주변에 상관없이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니까요.
5일에 제이님은 책모임 한 시간 전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왜 이렇게 일찍 오셨냐는 물음에 “성격이 급해서”라 답하고는 준비한 발제문을 출력하는데 속으로 웃음이 났습니다. 내년도 책읽당 운영진 후보가 벌써 나타났구나 싶어서 말입니다. 제 경험상 일은 성마른 사람들과 함께 할 때 성과가 좋습니다.
발제자의 성의에 호응하려는 듯 정말 많은 분이 참여하였습니다. 물경 스물이 넘는 인원에 사정전이 꽉 차게 느껴졌습니다. 그 가운데 유독 반갑고 고마운 얼굴이 있었습니다. 친구사이 대표 일지님과 지보이스의 샌더님입니다. 작년에 공석이었던 대표에 일지님이 새로 서고 책읽당을 찾아 격려해주니 많은 것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또 코로나로 말미암아 책읽당이 문집 낭독회를 포기하고 지보이스가 정기공연을 최소화함에 따라 소모임 간의 교류도 위축되었는데 이제 다시 가교가 놓인 듯 기뻤습니다. 그렇기에,
26일 책모임은 같은 날 저녁 6시로 예정된 친구사이 2월 정기모임으로 자연스레 이어지게끔 미리 의논했습니다. 올해 새로 모인 여러 참가자에게 우리 책읽당이 단순한 동호회가 아니라 친구사이에 뿌리를 둔 소모임이라는 사실을 보일 좋은 기회가 되도록 말입니다. 이들이 같은 공간에서 몇 시간 차이로 진행될 정기모임에서는 어떤 인상을 받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게이로서 이곳에 자신의 자리가 있음을 확인하였으면 합니다. 용감하게 농성장을 찾은 제이님처럼 말입니다.
책읽당의 3월 모임은 3월 12일(토)과 26일(토)에 계획되어 있습니다. 12일에는 1930년대 홍콩을 배경으로 한 퀴어대하소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홍콩』을 함께 읽습니다. 저 공을기가 발제합니다. 26일은 봄맞이 소풍을 하니 더 많은 분이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참여 문의는 7942bookparty@gmail.com으로 메일 주십시오.
3월에는 올해 처음으로 책읽당 정당원이 되는 분의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꽃샘추위와 오미크론 아울러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책읽당 총재 / 공을기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