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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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는 2년 만에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Biphobia & Transphobia, IDHOBIT) 기념 현수막을 5월 14일 금요일 저녁 종로 낙원동 포차 거리에 게시했습니다. 2020년 5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19 집단 감염 상황으로 인해 게이 커뮤니티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극심했을 당시에는 종로에 아이다호 현수막을 게시하지 않았습니다. 당해 5월 17일이 포함된 주말에는 방역에 집중하여 주말 업소 운영을 쉬어가는 분위기였고, 아이다호를 알리는 캠페인보다는 코로나19 관련 대응이 더 집중되었던 시기였습니다. 여러 가지 고려를 통한 결정이기도 했지만, 지금의 코로나19 상황과 비교한다면 2020년 5월은 여러 모로 다시금 이야기되어야할 지점들이 참 많습니다.
올해도 성소수자 단체를 중심으로 인권·시민사회 단체들은 2021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을 꾸렸고, 친구사이도 이 날을 기념하는 행동에 참여했습니다. 5월 22일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광장 앞에서 다양한 프라이드 플래그를 만국기 형태로 게시하여 그 현장에서 다양한 단체들의 릴레이 기자회견을 벌이는 행동을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정체성의 삶이 담긴 메시지와 다채로운 프라이드 플래그가 함께 한 신촌 유플렉스 광장은 모처럼 열리는 성소수자 관련 야외행사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기도 했습니다. 집회나 행진이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신촌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서로 만나 우리의 존재를 확인하고,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리겠다는 절실함 등이 모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국내에서는 2007년부터 이 아이다호를 기념한 행동을 벌여왔습니다. 2007년 5월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성애가 정상이므로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성소수자 차별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이에 친구사이는 <작전명 ‘오바로크’> 이름으로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에 ‘동성애 차별 이명박’ 이란 제목으로 게시글을 올리는 사이버 시위를 인터넷에 제안하며 행동을 진행했습니다. 그 발언이 공교롭게도 아이다호 전날 5월 16일에 있었고, 이를 확인한 친구사이는 17일 사이버시위를 제안하여 캐나다와 프랑스에서 기념하기 시작한 아이다호를 알리기도 했습니다. 이후부터 국내에서는 5월 17일을 맞아 다양한 캠페인, 기자회견, 집회 등이 진행되었습니다.
14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아이다호 행동은 이제는 좀 더 다양하고 복잡해진 현실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라는 존재를 인정하고 차별과 혐오가 부당하다는 인식이 높아가는 상황이지만, 무의식적으로 따라붙는 동성애자에 대한 성적 낙인과 트랜스젠더에 대한 편견 등은 여전히 강렬해서, 성소수자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다양한 혐오와 차별이 존재합니다. 우리 일상 속에,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과 혐오에 대해 직면하고,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목표를 위해 국회를 압박하는 10만 행동이 진행 중입니다. (https://bit.ly/equality100000) 법 제정을 통해 우리 사회에 차별금지 원칙, 평등의 원칙이 작동할 때, 국가와 사회가 이 상식을 지키기 위해 행동할 때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논의하고 토론해야할 것은 이제는 우리가 서로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 것인지 입니다. 동성애자로서, 트랜스젠더로서 가져야 할 자긍심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한 명의 동성애자, 또 한 명의 트랜스젠더에게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해 설명해야할 것입니다. 퀴어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해 서로의 생각과 고민을 털어놓고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항문성교를 하는 게이와 하지 않는 게이, 구강성교를 하는 게이와 그렇지 않는 게이들이 서로에게 왜 벽을 쌓을 이유가 없는지를 우리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라는 존재를 더 드러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나라는 존재를 만나는 다음의 아이다호를 그려봐야겠습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이밀
내년 공연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