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스케치 #5]
익선동 야간개장 참관기
2019년 5월 18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익선동 야간개장이 개최되었습니다. 올해의 야간개장 역시 GLOW SEOUL이 주최하였고, GLOW SEOUL이 관리하는 익선동의 11개 매장에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은 공교롭게도 이 곳 종로3가에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을 주축으로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아이다호) 대행진이 있던 바로 다음 날인 동시에, 전주퀴어문화축제 개최일의 바로 전날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익선동 야간개장이 작년과 달랐던 점은, 첫째로 작년에도 기획단의 한 주축으로 공연무대 세팅 및 진행 일체를 맡아주었던 모임(MOI:M) 측이, 올해 야간개장에서는 행사 전반의 기획과 실무를 담당하는 주관 단체로 활약해주었다는 점입니다. 둘째로, 올해는 작년과 달리 별도의 입장권과 입장부스를 운영하지 않고, 청소년을 제외한 모든 부스의 일반인 출입이 허용되었습니다. 인권단체가 아닌 곳에서 주최하는 게이커뮤니티의 행사에서 이같은 조치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입니다.
행사 당일 세느장 앞에는 야외무대와 포토월이 설치되었고, 행사 시작 시간인 오후 11시부터 게이를 비롯한 성소수자와 일반인들이 메인스테이지 앞에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부스행사가 열리는 GLOW SEOUL 업장의 모든 입구에 무지개색 '익선동 야간개장' 깃발이 설치되었습니다.
행사장 입구에는 위와 같은 안내문이 게시되었습니다. 작년 야간개장에서 입장부스에 들르던 일반인 모두에게 "성소수자의 인권 증진에 찬성하십니까?"라고 묻던 절차는, 올해 저렇게 "호모포비아 입장 불가"의 문구로 대체되었습니다.
당일 배부된 익선동 야간개장 행사 지도입니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보다 풍성하고 다채로운 행사들이 기획되었습니다.
세느장 앞 메인스테이지의 모습입니다. 모여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으며, 질서 관리를 위해 무대가 진행되는 내내 스탭들이 구슬땀을 쏟았습니다.
메인스테이지의 공연 시간표입니다. 드랙퀸 공연과 게이 댄스팀, 보컬 그룹들의 공연이 번갈아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 메인스테이지의 사회를 맡아주신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차세빈님입니다. 이태원의 게이클럽인 KING과 HIM을 운영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세느장 1층에서는 작년의 '종로이반전' 전시를 개정·증보한 '종로이반전 ver.1.2' 전시가 마련되었습니다. '보갈', '이반', '게이', '종로3가의 어제와 오늘', '지역에 대한 권리'로 이어지는 구성은 작년과 대동소이하지만, 올해는 FLAG PAPER에서 발간한 <FLAG> 1-4호를 참고하여, 2017년 익선동을 비롯한 종로3가의 게이업소 분포 규모를 추가하는 등의 보완이 있었습니다.
세느장 1층에서 판매된, 이번 익선동 야간개장을 맞아 특별히 준비된 레인보우 까눌레입니다.
세느장은 본래 여관으로 사용된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카페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곳 2층에서는 작년에 이어 게이와 레즈비언이 공동 운영하는, 국내 최초 LGBT 섹스토이샵 큐토박스(QTOBOX)의 부스가 자리잡았습니다. 큐토박스에서 판매하는 섹스 토이들과 세느장 카페에 비치된 침대의 조화가 이색적입니다.
세느장 3층에는 '책없는 북콘서트'가 개최되었습니다. "어른의 사랑? 어쩌면 깨야 하는 징크스일지도 몰라"라는 주제와, "내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내가 정해야 하는 것"이라는 주제로, 게이의 연애에 대한 소소한 경험과 감상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세느장 루프탑에서 내려다본 메인스테이지 앞 인파의 모습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살라댕방콕 앞길에 무지개길이 펼쳐졌습니다. 이날 이곳에는 작년에 문을 닫은, 많은 게이커뮤니티 사람들의 추억이 담겨 있는 게이 주점 'The 나인'의 사장님과 당시 직원들이 그 때 그 시절의 술안주를 선보이는 '돌아와요 넘버나인'이 선보였습니다.
'The 나인'의 대표 안주로 인기를 몰았던 치킨을 오랜만에 만나보는 자리였습니다.
더섬머에서는 모임 측에서 2015년부터 진행해온, 참가자들의 신청을 받아 무대를 꾸리는 '오픈마이크'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날도 여느 때처럼 출중한 노래실력을 뽐내는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익동정육점에서는 게이 만화작가들이 작품 관련 굿즈를 비롯하여 창작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선보이는 '퀴어 만화의 밤'이 마련되었습니다.
항문섹스의 낙인에 시달리는 게이커뮤니티에게, 섹스어필과 성적 활력은 커뮤니티의 중요한 자원인 동시에 자긍심의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게이 섹스의 퀴어함을 다루는 이 행사에 일찍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드로잉 연습과 미술 치료 등 미술과 관련된 여러 활동을 해온 그림(GREAM) 모임의 부스입니다. 열두달에 마련된 부스 안에서 관련 굿즈를 구경하고 드로잉 체험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이밀
내년 공연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