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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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 같지 않은 사람 사이의 김대리 EP7
: 커밍아웃의 표정
인터뷰 속 아버지는 결의에 찬 표정을 하고 있었다. 성소수자를 자녀로 둔 <부모모임>은 세상의 편견에 맞서 함께 싸우려는 결연한 의지를 SNS를 통해 전달했다. 자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인 흔적들이 영상 곳곳에 나타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웃으며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천국에서 열린 벽장> 속 그들처럼. 우연히 발견한 부모모임 인터뷰 속 가족들은 우리가 꿈꿔온 이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도 커밍을 하긴 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의 모습이 그들과 같은 건 아니다. 오히려 저질렀다는 표현이 알맞을 지도 모른다. 미래가 불투명한 취업준비생 시절, 나를 자신의 미래라고 말하던 노모의 그늘에서 벗어나고파, 도망치듯 말했다. 나의 선언에는 단순히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만을 담은 것은 아녔다. 부모가 바라는 삶은 더는 살기는 어려우리라는 것과 남에게 숨 쉬듯 늘어놓던 자식 자랑은 이젠 못 하리라는 것이었다. 너울대는 혐오 속에서 스며든 패배감이, 가장 외로운 고백에도 여지없이 묻어나왔다.
“내가 어릴 적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팬티에 양말을 넣고, 양복을 입고 다니는...."
다행히도 밀어내진 않으셨다. 이른바 양말부치에 대한 기억을 꺼내놓곤, 큰 문제는 아니라고 위로하며 우리는 황급히 선언식을 마쳤다. 몇 년이 지나, 어머니는 지보이스 공연을 보러 서울로 오셨고, 처음 두 곡을 듣곤, 흐느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셨다. 그리고 돌아온 것은 총알받이 그만하고 남자나 만나서 행복하게 살라는 유언이었다. 그날 이후 우리는 커밍아웃에 대해서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게 끝날 것만 같았던 커밍아웃에 대한 기억을 되살린 건 영화였다. <총알받이>의 유래는 내가 태어난 해의 사건을 다룬 영화 <1987>에서 찾을 수 있었다. 어렸을 적 옛 부산시청 자리를 지나가면 종종 군사 정권 시절 데모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처참히 짓밟혔는지에 대해 어머니는 말하곤 했었는데, 지보이스 속 나의 모습은 어머니 눈에는 <1987>의 학생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화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아픔을 겪은 부모의 입에서 나온 숨어있으라는 말을 그저 비겁하다고만 할 수 없다. 30여 년이 흘렀지만 <나는 남자가 좋아요>라는 단말마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진 못하기 때문이다.
나의 커밍아웃은 얼굴은 있지만, 표정은 없다. 부모모임의 인터뷰처럼 환하게 웃지도, 어떤 비극처럼 울지도 않는다. 그저 덩그러니 얼굴만 그려놓은 채 그대로 두어버렸다. 걱정이 되어서, 아니면 이마저도 깨져버릴까봐 두려워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나와 부모를 죽음이 갈라놓는 날이 온다면 엄마는 나를 어떤 모습으로 기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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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질문에,
어떤 자녀는 부모가 절대 알아서는 안 되며, 당신 말은 폭력이라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부모는 정말 내가 사랑하는 자식에 대해서 모르고 죽는다면, 죽어서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라는 말씀 속에
어떤 차이와 교차하는 맥락이 있고, 실제로 서로 어떻게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인지?
커밍아웃은 그렇게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성소수자들의 삶에 분명 중요한
키워드일 것 같아요.
각자의 삶에서 누군가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수용을 받고 환영를 받은 과정은 꼭 필요한 일인데,
한 걸음 한 걸음, 실천해 나갔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