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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시렁 2013.04.15 19:57

저도 비념과 지슬 보았는데, 갠적으론 비념을 보고 느끼는 바가 더 많았어요. 지슬은 보다가 눈을 감고 싶은 장면이 많아서 좀 힘든 게 많았는데, 비념은 관객인 저로 하여금 영화의 모든 장면들 하나하나에 더 깊이 있게 바라보도록 이끄는 힘이 있었거든요. 나레이션으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적극적으로 상상하고 성찰하게 되는 지점도 많아서 좋았구요. 무엇보다 평화와 치유의 올레길이라고 이미지화된 제주도의 땅과 사람들을 아우르는 생태계가 '말과 피가 서로를 갈라놓았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그 역사가 한 번도 제대로 증언되거나 명확한 분노와 폭력의 이유가 설명됨 없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망각되어져 온 채로 우리의 삶이 무책임하게 지속되어오면서 막연한 개인의 평화와 치유만을 제주도에 투영시킨채로 살아온 건가 하는 그런 고민과 깨달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지슬만큼 비념을 많이 보진 않지만 그리고 그만큼 비념이 대중적으로 코드화된 작품도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예술적이고 작가중심적인 불친절을 드러낸다고 생각되기 보다는 오히려 비가시화되고 주변화되었던 다양한 목소리들이 더 분명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러모로 비념을 저 역시 추천해 드리고, 모래가 흐르는 강도 조만간에 꼭 봐야겠어요! 갠적으로 4대강 대운하 반대를 위해 경기도 여주에서 안동까지 도보순례를 했던 경험도 있는데...공사가 시작된 이후로는 오히려 마음을 닫고 보지 않으려 했던 게 아닌가 싶네요. 여러모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샌더님의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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