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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티시즘, 피에르 몰리에르
2004-01-28 오전 06: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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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몰리니에Pierre Molinier(1900-1976)

브르통과 죽이 잘 맞는 사진 작가라 하면 일단은 범상치 않은 존재임에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1965년 <오, 마리아, 주님의 어머니 Oh!..., Marie, Mére de Dieu>라는 작품이 화근이 되어 부르통과 결별한 지 10년 후에 몰리니에는 불현듯 리벌버 권총으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쏘았다.

그의 유서는 간단했다.

“나는 나의 삶을 앗아간다. 열쇄는 수위실에 있다.”

그는 편안한 미소를 띤 채 권총을 가슴에 놓고 욕조 속에 누워 있었다.







피에르 몰리니에에게 따라붙는 몇 가지 수사를 정리해보면 이렇다.

페티시즘Fetishism, 양성구유, 셔머니즘

태곳적부터 셔먼(무당)은 신을 영접하기 위해 남성이거나 여성인 단순한 젠더 양식을 포기해왔다. 그들은 남성의 몸으로 여성의 목소리를 내거나, 히즈라나 버다치처럼 '남성도 아닌, 여성도 아닌' 신성한 양성구유적 존재여야 했던 것이다.

생물학적 남성인 피에르 몰리니에는 셔면이 되고자 했다. 그가 모시는 신적 존재는 무엇이었을까? 스타킹으로 감춰놓은 모호한 섹슈얼리티, 라고 우리는 일단 답해야 할 것이다.








피에르 몰리니에게 있어 관습화된 젠더의 차이, 섹스의 역할은 무의미했다. 그는 커다란 구멍이며, 커다란 모조 성기다.

그는 초상화를 찍기 전, 스타킹을 정성스럽게 말아 올리고, 비단 천을 겹겹 둘러 인조 성기를 만들었으며, 굽이 긴 하이힐을 준비했다.








그는 남자가 될 수도 있었으며, 여성이 될 수도 있었다. 그의 항문은 모조 성기가 삽입되는 여성의 질로 둔갑되었으며,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인조 성기는 프로이트의 팔루스(거대한 상징적 성기)로, 자신의 무력한 남성성을 비웃는 초자아의 기표로 대체된다.

어쩌면 그는 빌어먹을 외디푸스 컴플렉스를 태연히 끌어안은, 대단히 섬세한 아이였는지도 모른다. 어머니에 대한 애정, 누이에 대한 근친상간적 욕망은 늘 그가 착용하는 스타킹과 하이힐로 대변되곤 했다.








페티시즘은 사실 모호한 열정이다. 잃어버린 것, 부재, 영원히 없을지도 모르는 것, 열정만이 그 매혹의 목표를 정당화하는 것..... 이런 것들이 페티시즘의 이데올로기다.

몇 가지 사물에 대한 집요한 도착은 훼손된 인격을 누더기처럼 그 사물들로 기워놓으려는 욕망들이며, 근대의 성적 페티시즘 역시 육체적 완결성, 더 나아가 통합된 나르시시즘을 추구하려는 몸부림이다. 조각난 다리들, 인조 성기, 스타킹, 하이힐, 메니큐어.......








육체적 완결성?

성적 페티시즘은 잘게잘게 파편화된 근대의 개인들이 확연히 젠더가 분리된(남성/여성) 사회 안에서 감행하는, 역설적이게도 '완전한 육체'에 대한 열망과 탐닉의 표현들이다. 우리는 보통 스타킹과 하이힐에 대한 남성들의 도착을 '마초의 표지들'로 착각하곤 한다. 외려 그들은 훨씬 더 소심하며, 스타킹에 대한 숭배를 통해 자신이 잃어버린 여성성을 보상 받으려는 적의 없는 신자들이다.

'양들의 침묵'의 사이코가 여성의 피부를 조각조각 나누어 누벼놓듯이, 그 자신이 완벽한 여성이길 원했듯이, 피에르 몰리니에는 자신이 원하는 형체가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사진들을 몽타쥬했다.

몰리니에는 이중노출과 몽타쥬 기법을 동원해, 스타킹 신은 여성의 다리를 찍고, 특수 제작한 마네킹을 찍어, 자신의 양성구유에 대한 염원을 형상화해내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그는 작품에 나온 인조 성기로 남성들과 섹스를 했으며, 여성들과도 관계를 가졌다. 그의 스튜디오는 늘 사람들로 붐볐다.








피에르 몰리니에, 그는 처음엔 유화를 그렸다.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건 유럽의 초현실주의였고, 브르통이 그에게 미친 영향은 상당했던 걸로 알려져 있다.

브르통은 피에르 몰리니에의 사진들이 스트립쇼나 포르노그라피와는 전혀 다르게, 완전성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고 있는 지점을 일찍히 간파해냈다.

하지만 몰리니에는 '좌파도 아닌 우파도 아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예술가가 되기를 바랬다.

초현실주의는 그런 그에게 적합한 몽상의 재료들을 제공했을 터였다. 초현실주의는 시스템화된 이성을 사용하지 않고 삶과 사물의 본질을 찾으려는 열망에 다름 아니다.


























그에게 사회가 강요하는 성 모랄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경구였는지도 모른다. 그는 반역자였으며, 개인적 아나키스트였다.

또한 숭배의 대상을 조각조각 누벼놓는 조잡한 페티시즘을 통해 본인 스스로 하나로 통합된 젠더로 전이되기를 바랬던 열망가이기도 했다. 그의 사진들은 나르시즘에 빠진 보들레르의 '인공의 왕국', 그것이다. 나르시즘의 찬가가 울려퍼지는 인공의 왕국은 5. 60년대 캠프camp 문화의 또다른 별칭이며, 왜 피에르 몰리니에가 그 시대 그토록 반란의 울림을 지녔던 작가였는지를 웅변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 모조품의 왕국, 키치화된 유미주의, 캠프의 세계는 늘 반짝이는 나르시즘을 작열시킬 수는 있겠지만, 자신의 왕국으로 통하는 문에 열쇠를 채워넣는 순간, 피에르 몰리니에가 자신의 묘비를 미리 찍어놓고 결국 권총으로 자살했던 거와 같이 본인 스스로 끝을 외치는 순간, 우리는 그가 만들어놓은 인공의 왕국으로 가는 길에 대해 대부분의 것들을 망각하고 만다.








본인은 자족하며 웃겠지만, 남아 있는 우리는 여전히 불편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불편함이 다른 이에게도 여전히 지속되리라 믿는다. 그의 페티시즘의 깃발에 적힌 강령은 '전이'다.




몰리니에 퍼포먼스 보기

http://www.galeriemennour.com/expositions/molinier_perf/molinier_perf_main.html

사진 출처 :

http://www.scils.rutgers.edu/~favretto/molinier.html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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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이 2008-09-24 오전 08:26

♥이쁜이♡언니◇들와함께즐기는바카라,,한번쯤방문해보시져,진자로 흔들리게 만드네요,www.koko17.ah.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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