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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호][칼럼] 세상 사이의 터울 #1 : 앎의 공포
2019-03-30 오후 18:06:52
320
기간 3월 

[칼럼] 세상 사이의 터울 #1

: 앎의 공포

 

 

 

1.

 

한 어머니와 한 아들이 길을 걷는다. 길을 걷다 건너편 차도에서 어떤 승용차가 한 아이를 들이받는다. 스퀴즈 마크와 급정거 소리,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허공을 가른다. 어머니는 재빨리 아들의 두 눈과 귀를 두 팔로 감싼다. 지옥같은 사고 현장 가운데 조용한 어둠의 둥지가 만들어진다. 어미새처럼 아들을 안은 어머니의 망막에 현장의 풍경이 부산히 지나가고, 숨죽인 채 검은 침묵을 견디는 아들의 머릿속은 영겁의 시간이 흐르는 듯하다. 

 

어느 날 둥지를 떠나는 아들내미에게 어머니는 다음과 같이 당부한다. 수상하고 꺼림칙한 것은 절대 따라가지 말고, 쳐다보지도 말라고. 뉴스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흉악한 범죄들이 소개되고, 옆집의 남자에 의한 유괴 사건이 보도되던 날 어머니는 다음과 같이 당부한다. 옆집 아저씨가 어디 가재도 절대 따라가지 말라고. 다음 날은 친척에 의한 유괴 사건이 보도되고, 어머니는 혹시나 삼촌이 어딜 가자고 해도 절대 따라나서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 다음 날 TV에는 친부가 자식을 살해한 사건이 보도되고, 어머니는 그 날 아들에게 아무런 당부도 하지 않는다. 

 

세상은 본래 위험으로 가득차 있다. 어머니의 구멍난 당부와 무언가를 목격한 어머니의 양팔 가운데 아들은 그것의 존재를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집으로 가는 길에 거적을 둘러쓰고 한쪽 얼굴이 얽은 채 누워있는 할아버지는 재빨리 지나쳐야 한다. 어느 골목길의 후미진 구석에 있는 개구멍은 거기에 뭐가 있을지 모르므로 그냥 모른 척 지나가야 한다. 학교에서 만난 말을 더듬고 행색이 굼뜬, 어딘가 무섭고 모자란 친구는 아무쪼록 말을 섞지 말고 피해야 한다. 무엇을 모르는 것이 때론 나를 보호하는 길이고, 삶의 요령이란 때로 무엇을 용의주도히 외면할 줄 아는 것이다. 

 

그러던 아들이 턱밑과 성기에 털이 자란 후에 자기 몸 안의 이상한 성욕을 발견하고, 그 성욕이 여느 사람에게 이해받기 어려운 어떤 것임을 알게 된다. 그 성욕이란 어릴 적 외면해왔던 길가의 노숙자나 골목의 개구멍, 어딘가 굼뜨던 친구, TV의 뉴스, 손으로 가린 귀 너머로 희미하게 들리던 비명소리를 닮았다. 길가의 어떤 낯선 것에도 주의를 뺏기지 않으려던, 그럼으로써 나를 보호하려던 안전한 세계가 나에게서 기어코 멀어지는 것을 느낀다. 나쁜 것은 피하고 좋은 것만 보게 해달라던 어머니의 기도는 예정된 실패에 다다르고, 세상은 다시금 온갖 빛깔과 소리로 가득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

 

무엇을 모르고 싶다는 마음이야말로 인간적인 것이다. 그것은 아주 어렸을 적부터 어른들의 입다문 처신으로부터 건너 배우게 되는 삶의 요령이다. 그리고 그런 요령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삶의 국면은 반드시 온다. 무언갈 용케 몰라도 되었던, 알아야만 하는 상황을 팔자로 눙칠 수 있는 재수좋은 상황을 벗어나는 경험은 어느 때이고 사고처럼 우리 인생을 덮친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대책있는 삶이란, 내가 살려고 여태 죽여온 감각들을 차례차례 열어놓는 일에 가깝다. 

 

몰라서 안전하던 세계의 포근함이야말로 인간적인 것이지만, 세상은 언제나 그런 인간적인 것으로 감당하기 힘든 낯선 타자들로 가득하다. 안다는 것은 그렇게 원래가 낯설고 두려운 것이다. 다만 그것을 탓하기에는, 우리가 맞닥뜨리는 세상이 이미 그보다 더 두렵고 낯선 곳이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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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종철(朴鍾哲)은 1964년 4월 1일 부산에서 태어났다. 1984년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에 입학한 직후, 그는 지하 학생운동 서클에 가입하였다. 이듬해인 1985년 5월 24일 미 문화원 점거농성에 참여하였고, 1986년 4월 11일 청계피복노조가 조직한 독재정권 퇴진 촉구대회에 합류하였다 신당동 부근에서 경찰에 연행되어 성동구치소에 수감되었다. 그는 7월 15일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되었다. 구치소에 수감되었을 당시, 박종철은 7월 8일 양친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저들이 저들 편한 대로만 만들어 놓은 이 땅의 부당한 사회구조를 미워"하자는 말을 남겼다.1)

 

1987년 1월 14일 새벽, 그는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의 하숙방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되었고,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선배의 행방을 불라는 물고문을 당하다 오전 11시 20분경 질식사로 사망하였다. 그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1월 26일 명동성당에서는 '박종철 군 추도 및 고문 근절을 위한 인권회복 미사'가 봉헌되었고, 2월 7일 범국민 추도회가 개최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두환 대통령의 4.13호헌조치 선언 및 그에 대한 저항과 맞물려 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직선제 개헌을 포함해 일련의 민주화 개혁조치가 이행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가 사망한 후 꾸려진 빈소에서, 부친인 故 박정기(朴正基) 씨는 조문객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내 아들이 못돼서 죽었소. 똑똑하면 다 못된 것 아니오?"2)

 

 

 

1) 김윤영, 『시대의 불꽃 11 : 박종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04, 131쪽.
2) 김정남, 「아아, 박종철」, 『진실, 광장에 서다 : 민주화운동 30년의 역정』, 창비, 2005, 5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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