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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노래하는 빅이슈 합창단 '더 빅 하모니'



《빅이슈》는 홈리스(Homeless, 노숙인 등 주거취약계층)가 판매하는 잡지다. 빅이슈 판매원은 매일 오전 빅이슈코리아 사무실에서 권 당 2,500원에 잡지를 구매하여 지하철역 앞 자신의 판매지에서 5,000원에 판매한다. 현재 빅이슈 판매원은 60여 명이다.

빅이슈 판매원에겐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책 한 권은 족히 나올 법한 사연들이지만 들어주는 이가 없었다. 하소연할 데 없어 자신 안에서만 머물던 이야기들은 응어리져 갔다.

그걸 달랜 건 독자들이다. 빅이슈 판매원이 되고 그들은 독자를 만났다. 간단히 주고받는 인사말에도 얼어붙은 마음은 조금씩 녹아 갔다. 그래도 여전히 자기 감정을 터놓기는 어려웠다. 빅이슈는 한 가지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사진 양두리(재능기부)

우리는 모두 한때 주인공이었다


우리는 모두 한때 주인공이었다. 분명히 무대 중앙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서있었는데. 어느 순간 우리는 무대 옆으로, 또 뒤로 물러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인정한다. 나는 주인공이 아니었음을. 지극히 짧았던 우리의 주인공 시절은 그렇게 기억 한편으로 치워 진다.

다시 주인공이 될 수는 없는 걸까? 방법은 의외로 간단할지 모른다. 남이 비춰주었던 스포트라이트를 자신의 눈으로 비추는 것이다.

스스로를 비추기에 빅이슈 판매원의 빛은 충분치 않았다. 빅이슈는 합창단에서 답을 찾았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파견지원사업’에 홈리스합창단 운영을 신청했고, 선정되어 4명의 예술인이 빅이슈를 찾았다.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다


시작이 좋았다. 문래동 지하 공연장에서 진행된 오디션에 많은 빅이슈 판매원이 참가했다. 한 명씩 무대에 올라 무반주로 자신의 노래를 불렀다. 각자 개성이 넘쳤다. 말이 오디션이지 참가한 누구나 합창단이 될 수 있었기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빅이슈 합창단 ‘더 빅 하모니’는 이렇게 시작됐다.


사진 이재인(재능기부)



누가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몇 주가 지났지만 실력은 제자리였고, 합창단 인원만 시작의 반으로 줄었다. 중년의 나이에 기존의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것 하나를 습득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더군다나 매일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이 있었다. 판매가 잘 안 되니 걱정이 머릿속에 맴돌고, 노래를 부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이해했기에 합창단을 떠나는 사람을 무작정 붙잡아둘 순 없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선 이런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결국 무대에 오른다. 그러나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었다.

빅이슈 합창단 '더 빅 하모니'의 의미



무대란 실력 있는 사람들이 서는 곳이다. 실력 없는 사람이 무대에 서는 것은 민폐다. 그렇기에 우리는 합창단의 실력에 집착했는지 모른다. 물론 그때마다 좌절했다. 줄어드는 인원에 기운이 빠졌고, 시간이 갈수록 초조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실력에 대한 좌절은 잊고 있던 빅이슈 합창단의 목적을 다시 선명케 했다. ‘더 빅 하모니’는 누군가와 경쟁해서 이겨야하는 게 아니었다. 빅이슈 판매원은 삶을 단순하게 성공과 실패로 나눠 바라보는 시선에 무너졌던 사람들이다. 우리까지 같은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됐다. 무대에 올라 조명을 받고 주인공이 된다, 직접 쓴 가사를 노래해 잃어버렸던 나의 말을 한다. 이것이 ‘더 빅 하모니’의 창단 목적이고, 의미였다.

목소리를 내다



화성 토토로 예술학교 학생들과 빅이슈 합창단 사진 이재인(재능기부)

10월 25일 서울역, 빅이슈 합창단 ‘더 빅 하모니’는 멀리 화성에서 와 준 토토로 예술학교 학생들과 '눈깜짝 콘서트'를 열었다. 뛰어난 실력을 뽐낸 것도, 수많은 사람의 환호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 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들은 무대에 섰고, 자신의 목소리로 연습했던 노래를 불렀다.



12월 4일, 한 번의 공연이 더 펼쳐졌다. 이번엔 ‘눈깜짝’이 아닌 1시간에 달하는 긴 공연이었다. 리허설을 했고, 무대 뒤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준비된 무대의상을 입었다. 그리고 마침내 무대에 올랐다. 긴장한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했다.

사진 김상준(재능기부)

화성 토토로 예술학교 친구들과 빅이슈 합창단이 함께 작사하고 부른 <내가 만약> 사진 박경건(재능기부)

‘더 빅 하모니’는 노래를 잘 못했다. 노래 실력으로만 보자면 결코 훌륭하다고 할 수 없는 공연이었다. 그런데 감동이 있었다. 감동은 노래가 아니라 자신의 말을 노래로 전하고자 하는 이들의 얼굴, 표정에 있었다. 당당하려 애쓰는 그들의 몸짓에 있었다. 올 한 해 마음으로 노래했던 빅이슈 합창단 '더 빅 하모니'. 이들의 노래가 내년에도 이어지길 바란다.


사진 박경건(재능기부)

2014-12-19 오후 18:13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convertIframeTag.nhn?vid=5EC6EED163CDC72041DE3117EC4FACEF4DD7&outKey=V12469e0abfe26d52fd170911b1a8bfa391d414ce2f32822f1b610911b1a8bfa391d4&width=720&height=438

 

위에 링크 들어가면 10월 25일 서울역에서 공연 모습을 볼 수 있네욤~ 읽다가 지보이스가 생각나서 퍼왔어요~

백패커스 2014-12-19 오후 19:12

감동감동하며 읽어내려가다보니 남의일같지민은 않은 ㅋㅋ
빅이슈 판매하시는분들 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좋은사업들이 많네요~

핑크팬더 2014-12-19 오후 20:48

그랬구나... 그런 줄도 모르고 나 너무 냉정하게 대했던것 같애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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