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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17 16:18

귀국, 담요

조회 수 1241 추천 수 4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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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항에 내리고 보니 새벽 5시였습니다. 지구는 참 오묘하더군요. 내내 반팔과 반바지 입고 설치다가, 공항에 내려선 순간 가방을 뒤져 겨울 옷을 꺼내들 정도로 추웠습니다. 마닐라와 서울의 거리는 비행기 시간으로 4시간이지만, 계절은 그렇게 확연히 갈라서 있었습니다. 몇 시간 전만 해도 우리는 지열이 식지 않은 열대의 거리 마닐라에서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참여하느라 땀으로 목욕을 했더랬는데 말입니다.


2. 한상궁마마와 금영이가 담요를 훔쳤습니다.
배신 당한 저 꽃사슴은, 공항에 내려 서울 공기를 담배와 함께 흡입하며 왜 난 담요를 훔치지 않았을까 내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집으로 돌아와 잠을 잘 수 있는 꽃사슴과 달리, 공항에서 곧바로 출근해야 하는 처지를 생각해 그 둘을 용서해주었습니다.


3. 백일몽 같습니다.
원체 학술파인 친구사이 대표 한상궁 마마가 한눈 팔 기세도 없이 연이어지는 워크샵과 회의에 참가하는 동안 금영이 꽃사슴은 발바닥에 굳은 살이 박힐 기세로 한눈을 팔았던 짧은 3일간의 여행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다시 책상에 앉아 보니, 대체 우리가 어디에 갔나 왔나 하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4.
'내 사랑 마닐라'의 내러티브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부단히 빨간 눈 밝힌 저 꽃사슴과 달리, 이제 막 시작된 '아시아 LGBT 연대' 과정에 동참하기 위해 부단히 빨간 눈 밝힌 두 사람 때문에라도, 짧긴 하나 유의미한 여행이었을 거라 믿습니다.


5. 방이 너무 싸늘하군요. 보일러를 켜고 담배를 죽이다가, 여행의 후유증을 어떻게 감당해야할지, 특히나 이국의 풍경에 유달리 약한 마음을 지닌 저로선 또다시 마음자락 펄럭이는 이 폭풍을 어떻게 잠재워야할지 도무지 마땅한 계책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끝으로 여행비를 후원해주신, 재우(한상궁마마), 조한 님, 그리고 친구사이에게 정말 감사드려요. Maraming  Salam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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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금영이 2003.11.17 17:01
    챠밍스쿨 홍보물에서 영상미디어센타 미디액트로, 그리고 대강의실로 바꾸어 주세요...
  • ?
    한?/ 2003.11.17 20:00
    반갑네요
    얼마나 보고 싶엇다고요? 히히
    이젠 친구사이 게시판에 글 많이 올라오겟내요 화이팅 부럽다 부러워
  • ?
    2003.11.17 20:19
    다녀오신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네요 ^^
    그리고 꽃사슴님 쪽지드렸으니 확인 부탁드립니다.
  • profile
    여기 날씨가 많이 추워졌죠?
    수고 많으셨어요.
  • ?
    한상궁 2003.11.17 20:51
    사흘내내 언니들 수발드느라, 사진찍느라 수고 많았다.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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