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2003-11-12 13: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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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일찍 들어온날 집에 오자마자 냉장고문을 열고 몇 안되지만 있는 반찬들을 다 꺼내놓고 밥을 먹는다.
순간, 먹는다는 즐거움보다는 주린배를 채우려 허겁지겁 음식물을 뱃속으로 밀어넣고 있는 내가 서글퍼지기도 하더라.
늦은 밤에 밥을 먹었으니 몸매 관리를 위해 바로 잠자리에 들수는 없고 채워진 배를 진정시킬 무언가를 찾는다.
이 무슨 웃지 못할 일인가? 차라리 먹지를 말지...
마침 울세탁을 해야하는 스웨터가 떠오른다.
부지런하게도 난 이 새벽에 울샴푸를 풀어서 스웨터를 빨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배는 부르다.
컴퓨터를 켠다.
켜짐과 동시에 메신져가 뜬다.
이 새벽에 나에게 등록된 사람이 둘이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저 들은 이 시간 뭘 하느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걸까?"
한 명에게 말을 건넨다.
"이 시간에 안 자고 뭐하냐?"

사실 그 친구가 이시간까지 잠들지 못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이유를 난 알고 있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꺼란걸 알면서도 난 몇 년 더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조언 아닌 조언을 어설프게 해 주고 있었다.
살면서 세상에 혼자라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 이상은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 친구보다 더 절실하게 혼자임을 절감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순간 생각해본다.
"널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이 참 많은 넌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교과서적인 얘기를 건네면서도
가슴 한 구석이 계속 아려온다.
고통을 나눌수만 있다면...
세상을 훨씬 더 많이 살았으면서도 입으로만 위로할뿐 어느것 하나 변변히 나눌수 없음이 부끄럽고 미안하다.
항상 넘칠 정도로 환하게 웃던 그 놈의 얼굴에 요즘들어 언뜻 언뜻 쓸쓸함이 느껴질때가 많다. 그 놈은 그 나름의 방식대로 그렇게 속으로 울고 있는 모양이다.

이젠 어느정도 뱃속도 진정되고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었건만 메신져 속 그녀석은 여전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이 순간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부디 힘내기 바란다.


2003-11-12 오후 19:51

별 도움은 안 되겠지만.. 힘 내십시오!! 읏쌰~!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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