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17 유성민 : 스물두살의 사정

인터뷰 및 정리 : 코러스보이
사진 : 차돌바우



스물두 살. 총기 있는 눈망울과 수줍은 미소.
친구사이에서 활동을 시작한지 일 년 남짓 된 그는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소년 같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이다. 그는 과감한 몸개그와 예측 불가능한 유머로 주위를 무장해 제시킬 줄 아는 천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꾸밈없는 무공해소년 유성민과 함께 열일곱 번째 커밍아웃 인터뷰 속으로 이제 들어가보자.


커밍아웃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인터뷰에 임하는 각오를 한번 들어볼까요?
- 저요? 지금 어떠냐고요? (웃음) 근데, 떨릴 거 같은데 막상 하려니까 재밌을 거 같아요.

간단한 소개 좀 해주세요.
- 유성민이고요, 이름은. 나이는 스물두 살, 그리고 패션디자인 학교에 지금 휴학하고 있어요.

가족관계 물어봐도 될까요?
- 네. 부모님이랑 형이랑 있어요.

형은 잘 생겼어요?
- 형은 되게... 저보다 훨씬 잘생겼어요.(웃음) 제가 잘 생겼다는 건 아니고... (웃음) 뭐... 어떻게 보면 제가 나을 수도 있는데요. 막이래(웃음). 형은 잘생기긴 했다. 정말.

# 형한테는 커밍아웃 했어요.



집에서 본인이 동성애자라는 걸 아세요?
- 음... 모를 거 같아요. 근데 대충 딴 사람과 다르다는 건 아시는 거 같아요. 항상 그런 말 많이 하셨거든요. 너는 왜 그렇게 여성스러우냐. 왜 여자애들하고만 노느냐, 뭐 약간... 나가서 운동도 하라고 하고…….

혹시나 이런 인터뷰 하면 가족들이 봐서 자연스럽게 커밍아웃이 될 수도 있는데 괜찮아요?
- 형한테는 커밍아웃을 했어요. 작년에.

형이 뭐래요?
- 그땐 딱히 약간... 거부반응도 없었고 약간 긍정적인 것도 없었고, 그냥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커밍아웃 이후로 형이 본인을 대하는 게 달라진 건 없어요?
- 네. 그 전에는 형이 여자 친구를 많이 사귀어보면 좋을 거라고는 했는데 요즘은 그런 건 없고…….

부모님에게 혹시 커밍아웃할 생각은?
- 없어요.

언젠가는 할 거 같아요?
- 것도 모르겠어요. 지금 생각이 없으니까 나중에도 있을 진 모르겠어요.

왜요? 이해 못 하실 거 같아요?
- 네. 이해보다는 단념하실 거 같아요. 슬퍼하실 거 같고.

주위에 커밍아웃한 친구들도 좀 있을 텐데 그런 친구들 보면서 드는 생각은?
- 두 가지 생각이 다 들어요. 약간 부럽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음... 약간 딱 짚어서 말하긴 그런데, 개인마다 다 다르니까, 근데 그거에 대해서는 얘기한 그때 이후로는 얘기를 안 한대요. 그게 어쩌면 알고만 있지 이해를 한건 아니잖아요. 그런걸 보면... 모르겠어요.


# 원나잇은... 정말, 하기 싫어요.

게이커뮤니티 처음 나온 건?
- 친구사이는 오래전부터 알았어요. 커밍아웃 인터뷰 보려고도 많이 들락날락 거린 거 같아요.

오래 전이라면 몇 학년 때요?
- 고등학교 일학년 땐가 아주 옛날부터 본거 같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게이싸이트에 출입했다고?
- 네. **씨티나 이런 데…….

거기서 채팅이나 번개 같은 건 안했어요?
- 근데 가입만 했지 딱히 뭐... 그땐 고등학생이어서 제 (주민)번호가 안 되잖아요. 왠지 하면 안 될 거 같은 느낌이 들고…….

그럼 누구 주민 번호로 가입했어요?
- 그니까... 엄마 번호로요.(웃음)

보통 젊은 친구들은 그런 사이트 통해서 번개도 나가고 또래 친구들 먼저 사귀고 놀러 다니고 하는데 친구사이는 인권운동단체라고 되어 있어서 나오기가 부담스럽지는 않던가요?
- 전 오히려 그래서 나왔어요. 왜냐면 약간 잘은 몰랐는데... 음. 그런 채팅방 들어가 보면 되게 그런, 너무 원나잇 위주로 하고 글도 그런 게 올라오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이런데 나오면 안전하겠다 싶어서……. (웃음)

실제로 후회하진 않아요?
- (웃음)아뇨. 음... 후회는... 가끔?

아, 원나잇을 못해서? 안전하고 싶지 않았는데?
- (웃음)아니에요. 원나잇은... 정말 하기 싫어요.

좋아했던 사람이나 연애하고 싶은 사람 없었어요? 비밀로 해줄게요.
- 그래요? (웃음) 아니, 좋아하는 사람은 있었어요. 있어요. 지금도 있는 거 같아요.

흠, 주변에? 혹시 친구사이 회원? 본인보다 나이 많아요?
- 아, 그만해요.(웃음)

그럼 그렇게 온라인 사이트에 있다가 오프라인 게이커뮤니티는 언제 나왔어요?
- 작년, 일 년 조금 넘었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 계기라면 계기고…….(웃음) 그때 좀 힘들었던 거 같아요.

어떤 점이요?
- 아, 근데 대단한 일은 아니고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일반이었어요. 근데 그 사람이 애인이 생겼죠. 그것도 제가 되게 친한 누나였는데 조금 어떻게 보면... 두 사람 다 저하고 친한 사람이었는데 누나가 저 재수할 때 밥 먹으러 왔었는데, 그 형이랑 같이 먹게 되었는데, 한번 봤는데 둘이 사귀게 된 거예요. 내가 소개시켜준 건데... 근데 몇 달 동안 저한테 말은 안 한 거예요. 되게 친하고 전화도 매일 하고 그랬는데. 그래서 아, 나도 연애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그냥 이렇게 일반 사람들처럼 안 나오고 살면 평생 힘들잖아요.

첨에 오프라인에서 본인과 같은 게이를 보니 어땠어요?
- 진짜 이상했어요. 음... 아니, 이상하다기보다는 되게 좋았어요. 그때 친구사이 생일파티라서 사람이 되게 많은 날이잖아요. 그때 봤는데 어, 신기하기도 하면서... 다른 거 같기도 하면서 다르지 않다는 걸…….

그래서 큰 기대를 하고 왔다가 실망하거나 한건 없었어요?
- 네. 더 좋았다니까요. 약간 같다는 생각에... 나 혼자 약간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심했던 거 같아요. 한 번도 본 적 없으니까.

우리가 당신이랑 똑같다고 생각해요?
- (웃음) 아닌가.


# 저, 잘 놀아요.

지금 주로 친한 게이들은 이십대 또래도 있지만 삼십대 심지어 사십대도 있는 거 같던데, 세대 차이 안 느껴요?
- 세대 차이는 안 느끼고요, 세대 차이는 문화가 다른 거잖아요. 근데 그렇게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오히려 형들이 저보다 약간, 요즘 거 더 많이 알고…….

이성애자들 커뮤니티랑 다른 거 같아요?
- 저 같은 나이랑 삼십대랑 모여서 놀 수 있다는 거 자체가 다르잖아요.

혹시 당신이 또래가 어떻게 노는 지 몰라서 여기서 세대 차이 못 느끼는 건 아닐까요?
- 아니에요. 저, 잘 놀아요. 학교 친구들 이랑도요…….

다른 일반 친구한테 커밍아웃한 적은 있어요?
- 네. 저는 있어요. 많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애들한테도 하고... 친한 애들한테는 다 했어요.

특별한 반응은?
- 아, 한명은 되게 울려고 한 친구가 있었어요. 미안한 마음과 걱정스런 마음과 많은 게 겹쳤나봐요. 가장 오래된 친구인데...  한동안 몇 분 동안 말을 안 하다가... 그냥 화제를 바꾸면서 약간... 제 기분을 바꿔줄려고 하더라구요.

혹시 그러고 나서 점점 멀어져서 연락 안하게 된 친구는 없어요?
- 아뇨 한명도 없어요. 더 친해지면 친해졌지. 지금까지 커밍아웃한 사람들은 다 잘 이해해주는 거예요, 저를. 한 열다섯 명 정도 했는데... 그래서 할 말이 많아지잖아요. 누구는 괜찮은데 뭐 어쩌구저쩌구 막 그런 말. 옛날에는 못하잖아요.

남자친구 소개시켜준 친구는 없어요?
- 네 있었으면 좋겠는데. 근데 제 게이친구들이랑 일반 친구들이랑 놀고 그래요. 몇 번 같이 만나게 해줬거든요.

게이 커뮤니티 이야기도 해줘요?
- 네. 되게 부러워해요, 생각보다. 여자애들이.

어떤 점을 부러워해요?
- 약간... 음, 약간... 형들이 밥도 많이 사주시고.(웃음) 그런 것도 있구요, 어떻게 생각해보면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잖아요. 제가 게이가 아니었으면 이런 모임도 안 나왔을 거 같고 다양한 경험, 다양한 사람들 만나고 하니까…….


# 공부, 정말 못했어요.

지금 패션디자인 학교 휴학 중이랬죠?
- 네.

학교는 재밌어요?
- 네. 재밌고 딱 하고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이것도 폭넓게 미술이잖아요. 그림에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공부는 안했다는 이야기?
- 네. 진짜 안했어요. 제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데, 공부 정말 못했어요.(웃음)

힘든 학교라고 들었는데 따라가기 힘들지 않아요?
- 네 약간. 되게 힘들어요. 아, 근데 저는... 작년에 다닐 때는... (웃음) 과제도 막 늦게 내고... 점수도 많이 못 받았거든요. 이제 군대 갔다 오면 그때부턴 학교일 열심히 할 거 같아요. 선배들도 이삼학년이 정말 중요한 시기래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프로젝트 런웨이’ 봐요?
- 네. 그걸 보고 더 하고 싶어지기도 했어요.

그 프로에서 보니까 디자이너들 참 힘들게 보이던데요, 경쟁도 심하고.
- 근데 다 그렇잖아요. 경쟁하는 건... 근데 그건 TV프로라서 더 그런 거 같고 실제로 그러진 않는 거 같아요. 디자인이, 컨셉이 비슷하면 당연히 라이벌인 브랜드도 있잖아요. 근데 전 그 밑에 들어가서 일할 생각이고 제 컨셉, 제가 좋아하는 디자인은 따로 있으니까…….

어떤 거 좋아해요?
- 저는 일단 하이패션 막 명품 그런 거 보다는 캐주얼 쪽이 좋은데... 랄프로렌이나 폴로 그런 거. 클래식한 거…….

그렇게 일하려면 오년 십년씩 쉬는 날 없이 남 밑에서 일해야 한다는데 너무 여려보여서 해 낼 수 있을 지?
- 저요? 저 시키면 시키는 건 잘 하지 않을까요? (웃음) 열심히 할 거 같아요.

패션계에 게이가 많다고들 하는데, 실제로 그래요?
- 저도 그런 줄 알았어요. 기대 많이 했는데. 저희 학교가 반 단위로 있거든요. 저희 반에 남자가 삼분의 일인데, 근데 없는 거 같은 거예요. 진짜로 다 너무 남자 같은 거예요. 그래서 더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웃음)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게이들이 혹시 불이익 당할까봐 커밍아웃 안하는 걸까요?
- 꼭 그렇지만은 않은 같아요. 그나마 정말 훨씬 유리한 거 같아요. 어떻게 보면 패션은  게이라서 더 다양한 디자인을 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진짜 유명한 디자이너 중에는 게이가 아닌 사람 없는 거 같아요.

근데 한국에선 아닌 척 하고 다니지 않나?
- 네. 아, 왜 그런지 저도 모르겠어요. 전 안 그럴 거 같아요. 근데 그 사람들도 약간 그렇게 소문날 정도면 어느 정도 주변 사람들한테는 말했는데, 언론이나 그런데만 대놓고 이야기 안하는 거 같아요. 그럴 거 같아요. 그런 거 같기도 하고…….


# 연애를 하면서 여행을 가고 싶어요.

혹시 게이 커뮤니티에서 하고 싶은 일 있어요?
- 연애를 하고 싶어요. 여행을 가고 싶어요.

연애? 아니면 여행?
- 애인이랑 연애를 하면서 여행을 가고 싶어요.

어디로?
- 저요? 일단 가고 싶은 곳 많아요. 일단 약간 여기저기 찍어놓은 데도 있는데  해외도 가보고 싶고……. 국내도... 해이리 마을이라고 아세요? 거기도 가고 싶어요.

돈이 있어야 갈수 있는 거 아닌가요?
- 돈 있는 사람을 만나죠 뭐.(웃음)

지금 용돈은 부모님에게 받아서 써요?
- 네 알바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진짜, 이제 하려고 하는데... 아 그래서 이번에 제가 인터뷰 하면서 걱정했던 게, 저 앞에서 인터뷰 한 형은 되게 많이 해서 비교될 거 같아요.

그럼 당신은 부잣집에서 자란 공주과인가요?
- 공주는 아니고, 약간 귀찮아서 안한 거... 아, 근데 그런 건 있어요. 부모님이 나이가 많으시니까 어렸을 때부터 부족한 거 없이 자랐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 집은 부자 맞네요?
- 부자는 아니구요. 아, 형 그러지 마요.(웃음)

좋아하는 이상형은?
- 이상형요?(웃음) 근데 약간 친구사이 형들은 제가 뚱을 좋아한다고 소문을 냈더라구요.

(차돌바우) 너도 이상형이 나였어?

- 아이, 근데 제가 딱히 뚱이 좋단 게 아니라 첨 왔을 때 사람들이 누가 젤 좋냐고 물어봐서 제가 그때 기즈베형(현 친구사이 인권팀장)이 젤 낫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그냥 뚱으로 굳혀져서...  아, 근데 싫다는 건 아니에요. 좋긴 좋은데... 골고루 좋아요.

꽤 정치적인 발언이네요. 그럼 다른 건요? 나이라든가.
- 나이는 신경 안 쓰구요. 저보다 어려도 되는데 성인이었음 좋겠어요. 그래봤자 스무 살 스물한 살 밖에 없지만... 그런데, 근데, 고등학생이어도 잘 맞으면 되지 않을까요? (웃음)걔네들도 다 어른이 될 텐데…….
외모는 제가 좋아했던 사람들은 다 첫인상이 정말 안 좋았거든요, 저한테는. 근데 보면 볼수록 좋더라구요. 첫인상이 좋았던 사람은 보면 볼수록 안 좋고.(웃음)

그럼 기즈베님은 이제 보면 볼수록 안 좋아요?
- (웃음) 기즈베형도 그때 좋다고 한 게... 음 첨 봤을 때 젤 잘생기셔.. 근데 솔직히 두세 번 왔는데 누가 젤 맘에 드는지 물으면……. (웃음)


# 소년으로 해주세요.



작년 퀴어퍼레이드 개막식 때 지보이스 단원으로서 노래하셨죠? 그때 여장한 거 생각나요?
- 여장이었나요 그게? 별로 안 이뻤는데, 내가 봤을 때는, 그냥 가발 쓰고 화장한 거지 여장이 아니죠. 더 이쁘게 할 수도 있었는데…….

기분이 어땠어요?
- 되게 좋았어요. 남 앞에 서는 거 많이는 안 해봤지만 그때 이후로 지보이스 정기공연도 하고 친구사이 후원의 밤 때 리코더도 불고, 음... 생각보다 많네요. 근데, 형도 그러셨지만, 그때마다 사람들이 표정이 좋다고들 해요.(웃음) 사실 제가 실수는 많이 하긴 하죠.

친구사이 송년회 때도 “안팔리나시스터즈”라고 여장을 하고 노바디 춤을 추지 않았나요?
- 그땐 제가 젤 이뻤죠. 제가 봐도 제가 제일 이뻤던 거 같아요. 막 이래 (웃음) 아 근데, 같이 했던 샌더형이 그랬단 말이에요. 자기가 여장하면 제일 이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제가 더 이쁘더라고 인정했어요.
아주 예전에도 미술학원 다닐 때 여장한적 있는데요. 그땐 되게 하는 게 싫었거든요. 일반들 사이에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일부러 싫은 티를 내야 될 거 같은 거예요.

올해도 퀴어문화축제가 있을 건데... 혹시 그런 거시키면 또 할 거예요?
- 네. 아, 그리고 생각해둔 게 있어요. 샌더형이랑 같이 하자고 한 게 있거든요. 기대해주세요.(웃음)

이번에도 당신이 제일 예쁠 거 같아요?
- 전 진짜 제가 제일 이뻤던 거 같은데.

퀴어 퍼레이드 같은 건 그냥 걷는 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메시지를 전하곤 하잖아요. 부담스럽진 않아요?
- 아, 그 얘기도 되게 하고 싶었는데 작년에 광수형이 마이크잡고 이런저런 이야길 했잖아요. 그때 전 와 닿은 이야기가, 게이들이 커밍아웃하는 이유는‘사랑하기 때문에 한다.’는 거였어요. 솔직히 커밍아웃 안 해도 되잖아요. 전 그 전까지는 왜 커밍아웃을 하는지 잘 몰랐는데... 그 이야길 들으니까 아, 내가 커밍아웃을 하는 건 이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고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이후엔 제가 정말 사랑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한테는 커밍아웃을 하는 거 같아요.

흠, 이야기를 듣다보니 게이커뮤니티와 사랑에 푹 빠진 소녀 같아요.
- 소녀? 안 돼요. 소년. 소년으로 해주세요!

친구사이에서 하는 인권활동 같은 거 지금 열심히 하잖아요. 하면서 혹시 개인적인 삶에 변화가 있어요?
- 저, 정말 많이 그렇구요. 제 친구들도 정말 많이 변했다고 그래요. 제 친구 중에 약간 그런 애들 많았거든요. 약간 이명박 싫어하고 촛불시위 나가고 그런 애들 많았는데 전 따라 나가긴 했어도 잘 몰랐어요. 근데 여기 나오고 나서 제가 걔네들보다 더 알기도 하고 알려주기도 하고 그러니까.. 애들이 너 여기 나와서 많이 변했다고 좋아하더라구요.

번개 나가고 클럽 나가는 다른 또래들이랑은 다르게 사는데, 부럽진 않아요?
- 솔직히 부럽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부럽다면 제가 했겠죠. 아 근데, 번개 한번 나갔어요. 막 이래.(웃음) 딱 한 번밖에 안 나갔어요.(웃음)

성과는? 몇 표 받았어요?
- 없었어요.(웃음) 근데 한 표도 못 받은 것도 그렇긴 한데... 전 그런 게 별로 안 좋더라구요. 너무 형식적이잖아요. 전 아직까지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리는 거 같아요. 그런 사랑보다는.

이제 마무리할까요? 기분이 어때요? 다 하고나니까.
- 재밌었어요. 아, 근데 형한테 궁금했던 게 하나 있어요. 승원이형 인터뷰 때 마지막에 그런 말 했잖아요. 승원이 형이 자기보다 약간 (미모가) 떨어지는 사람이었음 좋겠다구요. 그래서 혹시 절 고른 거예요?

헉. 아니야.(웃음)
- 그래서 제가 한 오킬로 빼고 한다고 했는데 형이 그냥 하자고 그랬잖아요. 혹시 그런가 해서...

너무 예리하다. 아니야, 진짜 그런건 생각 안했는데. (웃음)
- 그럼 제가 승원이 형보다 나아요? (웃음)

그건 이 인터뷰를 읽는 분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나만 잘 나오게 해주세요.



(차돌) 사진 잘 나왔다.
(코러스보이) 여기가 조명이 좋은가봐... 담부터 인터뷰는 계속 여기서 할까 그럼?
(성민) 앗! 다음번 하는 사람은 여기서 인터뷰하지 마세요. 나만 잘 나오게 해주세요.

- 끝 -

유성민님의 메일주소 gomxgom@naver.com
이 인터뷰의 사진과 내용은 유성민님과 친구사이의 동의 없이 다른 곳에 게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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