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허수아비도 사는 일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 영혼이 조각나버린 서른살난 한 에이즈 환자의 고백론
전 이번 설연휴에 이 책을 읽었습니다. 뭐! 할 일이 딱히 없다보니까 연휴 시작하기 전날 오랜만에 가까운 시립 도서관에가서 검색어에 "허수아비"라고 치니까 딱 3권이 검색 되었고 왠지 제목이 마음에 들기도 했지만 어디선가 이 책에대한 정보를 읽은 기억이 어렴풋 하게나 제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이 책을빌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책은 일반인이 마음 놓고 볼 수 있도록 일반 열람실에 비치 되어 있는 책은 아니고 보존실이라는곳에 보관되어 있어서 도서관 회원 중 신분 확인이된 사람(18세이상의 성인)이 도서관 사서분에게 대출 요청을 하면 마치 제가 고등학교때 비디오 가게에서 비디오 가게 주인 아저씨가 음란 비디오 꺼내주듯 건네주는 책이었습니다. 제가 볼때는 양서인데 많은 사람들이보면 좋은 책인것 같은데 보존실이라는 어두 컴컴한곳에 이 책이 묻혀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글쓴이 고향이 저와 같은 동네인데다가 예전에 친구 사이 회원이었기도 하였다니까 저와 보통 인연은 아닌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사실적인 묘사는 어떤 형식의 글보다 훨씬 흡인력이 있더군요. 좀더 빨리 제가 친구사이를 알았더라면 그분과 술한잔 기울이며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을텐데 벌써 고인이 되어 버렸다니...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와 가장 친한 친구중 한명이 에이즈에 걸려 삶을 마감했거든요. 2004년 봄이었습니다. 제가 해부학 실습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고 있는데 이때 걸려온 친구의 전화 한통.. 이제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 그리고 시험 내팽겨치고 친구에게 갔을땐 이미 기회감염과 합병증으로 삶의 종착점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는 것.. 그땐 그 친구의 마지막인데하며 저도 모르게 나와버린 친구와의 약속은 "제가 만약 의사가 되면 너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너처럼 외롭지 않게 오래 살수 있도록 도와줄께" 였습니다. 가족들이 시신을 거두지도 않고 찾지도 않아서 결국 제가 화장하고 죽어서라도 자유롭게 세상 구경이나 하라고 바다에 뼈가루를 제가 뿌렸습니다. 그친구는 마지막엔 저 외에는 아무도 없이 세상을 떠났습니다.그땐 그냥 그 친구와의 약속이 빈말인줄 알았는데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제 삶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약 한달전 그친구가 동성애자 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땐 정말 몰랐는데 정말 제가 바보 같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일찍 알았다면 도와줄 수 있엇을텐데.. 그 친구는 제게 도움만 주고 세상을 떠나 버렸습니다. 중학교때 가세가 기울어서 제가 경제적으로 힘들때 자기 용돈도 선뜻 내주고 제가 방과후,도서관 갈때 제가 외롭지 않도록 도서관까지 데려다 주고 자기집으로 돌아가던 친구, 늦은 밤에 성적때문에 고민할때 언제나 내 옆에서 나의 고민을 열심히 들어주던 친구는 그렇게 가 버렸습니다. 아! 밖에는 비가 내리고 제 마음에도 슬픔이 내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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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께선 분명 좋은 의사 선생님이 되실 겁니다... (: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