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주일만이지만,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군요. 오홍~
2.
그 이유는 물밖 구경을 해서일 거에요. 일본을 가보니, 관광 위주라 근접 체험은 아니었지만, 근대의 풍경 같은 것들, 우연찮게 마주친 재일 조선인, 깔끔하고 웅장해 보이지만 또 속으로 보이는 도시의 내면들, 느릿느릿한 무수한 자전거에서 보이는 생활의 흐름, 일본인의 어떤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 제국주의의 그림자 뭐 그런 비슷한 것들을 가지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다음에는 좀 살다 왔음 싶었어요.
3.
니뽄에 갔다 오니 말투가 바뀌었다고 가족들이 비웃더군요. 음. 나는 잘 모르겠는데. 아, 귀여움 일색이었던 일본 청년 떼거지와 같이 온천욕을 했는데... 일본 청년들은 다들 수건으로 앞을 가리며 다니더군요. 괜히 아까웠어요. 어쨌건 깊은 밤 계곡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옆 노천탕에서 보름달의 음기를 한껏 받으며 한 온천욕은 정말 좋았어요. 이런 데에 같이 놀러다니면 참 좋겠더군요.
4.
이상하게 가족들과 함께 있으면 가끔씩 분노가 통제되지 않을 때가 많아요. 여행 동안 그것 때문에 조금 힘들었어요. 화가 아니라 어떤 분노. 보통은 가족을 향한 것이 아닌데, 어쩌면 그것은 가족에 대한 분노를 외부로 투사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뭐 별달리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아닌데.
5.
오늘 학교에서 애들한테 일본에 다녀왔다고 하니, 애들은 다 기묘한 성적인 상상만 하더군요. 일본 얘기만 나오면 무언가 성적인 생각이 드는가봐요. 사실 저도 그랬는지, 일본에서 자꾸만 섹시해지고 싶었어요. 우리 일본에 섹시 여행 한번 어때요? 저는 오키나와가 맘에 드는데.. 그곳에는 게이바 같은 게 없겠지요?
6.
친구사이 사무실 휴지통 뚜껑이 없어졌어요. 또 어떤 회원이.... 사무실 기물 가지고 하지 말라니깐 정말. 오홍~
7.
사무실의 가장 큰 화분에는 누군가 컵을 하나 놓아두었는데, 그 안에는 무언가 엷은 황색을 띠는 투명한 걸쭉한 액체가 들어있군요. 아 진짜, 사무실에서 하지 말라니깐 정말. 오홍~ (음. 음료수가 담긴 컵이 도대체 왜 거기 놓였을까.)
8.
오늘 학교에서 체력장을 하는데, 내 사랑 K는 제자리 멀리뛰기도 잘하더군요. 기록 측정 막대가 저도 모르게 3센치 정도 앞으로 이동하더라고요. 아아 귀여운 K.
오늘의 결론 : 때와 장소는 가리고 신체 일부분은 가리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