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커뮤니티 대표하는 사람도 아니고, 단지 회원이라 이렇게 동아리 얘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기분이 좋아서, 그냥 함께 기뻐하고 싶은 마음에 씁니다.
저희 대학내 성소수자 모임이 9월 19일 마침내 정식중앙동아리로 인준이 되었답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왔는지...
참관하러가고 싶었지만 회의장이 협소한데다가, 거기 얼굴 들이밀었다간 커밍아웃하는거나 다름없었기때문에-_-; 저녁부터 회의와 찬반투표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독서실에 앉아 전공서적을 펴고 있긴 했지만 정신은 온통 거기에 쏠려있었죠. 기다림과 재미없는 전공책(...)에 지쳐 꾸벅 꾸벅 졸고 있을때, 현회장님의 문자가 왔어요. 됐다고, 우리 이제 중앙동아리라고.
이번이 최종 투표라 정족수(각 중앙동아리 대표자들) 2/3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거라고 얘기들을 했지만, 대략 70~80%의 찬성으로 통과되었다고 하네요. 각종 기독교관련 동아리와 이유없이 호모포빅한 얼간이 동아리들의 반대표가 꽤 나오긴 했지만. 처음에 회장님이 '~이러이러해서, 저희를 정식동아리로 인정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했더니 앞에 앉은 왠 못생긴 年(저의 표현이 아니예요;;ㅋ)이 굉장히 어이없다는 얼굴로 "인정?"이라고 다 들리게 얘기하면서 피식 웃었다질 않나...
아무튼 표결이 끝나고 확정발표가 되었을때 동아리연합회장이 제지해야할 정도로 큰 박수가 끝나지않고 이어졌다고 하네요.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학우들, 만세입니다. 학교측에서 사전에 동아리연합회장에게 접촉해서 우리를 중앙동아리로 인준시키지 말아라, 설령 인준된다해도 우리는 동아리방이나 회비등의 지원을 일체 하지 않겠다 어쩌구 했다는데(동연회장님이 직접 회의장에서 말씀하셨다더군요;) 지깟게 뭐 어쩔라구. 빌어먹을 미션스쿨 쒯더퍽이다 흥흥.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아보이지만, 아무튼 정말 역사적인 날이예요. 적어도 저희에게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금주도 어기고 모두와 한 잔 했답니다. 이제 신입생들에게 나눠주는 동아리알람책자에 정식으로 저희도 실리게 되겠지요. 회원들 회비로 발간했던 교내신문에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려나? 아무튼 더 많은 대학교, 아니 대학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우리의 존재가 인정받을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오늘만은 밀린 진도도, 실연의 아픔도 잊을 수 있을것 같군요. 이크, 이제 어제인가? 아무튼 정말 아름다운 밤입니다^^;;;;